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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09. 15

by 꾸물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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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고양이라는 유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기사 - [정치]고양이라는 유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2014. 09. 22. 월요일 요제프K 서양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은 세계의 변두리였고, 중국과 인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후미진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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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22. 월요일

요제프K

 

 

 

서양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은 세계의 변두리였고, 중국과 인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후미진 동네였다. 이에 수많은 학자들이 어떻게 유럽이 세계의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그 지위를 상승시켰는지에 대해 연구했고, 각종 다른 이론들을 만들어 냈다. (지루하고 정말 그럴듯한 이론들은 빼고) 그중 돋보이는 이론은 '커피'와 관련된 이론이다. 

 

빈 공방전 그림이다

 

몰락하는 오스만투르크의 마지막 발악이었던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공방전 이후 퇴각하는 투르크 군의 진영에 남겨져 있던 커피를 오스트리아 코쟁이들이 우연히 섭취하게 되고, 이게 유행하게 되어 전 유럽이 카페인 중독에 빠져 밤을 지새우며 잡생각을 하다 보니 사상 및 기술의 진보가 오게 되었다는 뭐 이런 이론이다.

 

(이걸 좀 더 진지 빨며 주장하는 사람은 커피 하우스의 유행과 수많은 유럽의 커피하우스들이 유럽 지식인들에게 앉아서 노가리 깔 장소를 제공하여 활발한 지식의 교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만, 이건 재미 없잖아?)

 

또 다른 흥미로운 이론은 바로 '고양이 이론'이다.

 

 

중세 시대 이후 수백 년간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흑사병(aka 페스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실 것이다. 요즘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에볼라도 흑사병의 일종이라는 설도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그 질병의 알려진 원인은 쥐와 쥐벼룩이었다. (19세기에 유행한 페스트와 14세기 흑사병이 동일한 질병이 아니라는 설도 있다만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 이런 걸로 태클은 자제해주삼. 나도 그거 알아요.) 흑사병 퇴치를 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하여튼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보기에도 혐오스러운 쥐를 잡기 위해 유럽에서는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기 시작했고, 이들의 활약으로 유럽은 쥐로 인해 발병되는 각종 질병 등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는 것이 이 이론의 기본 골자이다. 영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

 

 

 

 

 

[독투불패]야당대표무능기 : 야무기<2>-헛발기

 

기사 - [독투불패]야당대표무능기 : 야무기<2>-헛발기

2014. 09. 15. 월요일 정치불패 wookhyunii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지난 기사 [야당대표무능기 : 야무기<1>-의욕기] <야당 대표 무능기野黨 代表 無能記 : '야무기'> 야당(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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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15. 월요일

정치불패 wookhyunii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지난 기사

[야당대표무능기 : 야무기<1>-의욕기]

 

 

<야당 대표 무능기野黨 代表 無能記  : '야무기'>

야당(野黨) : 정당 정치에서,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
대표(代表) : 대표자.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
무능(無能) : 능력이나 재능이 없음.

->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능력이나 재능 없음을 써두다.

 

 

 

헛발기 (2013.10 - 2014.3)

 

 

1. 선거 헛발질의 시작, 10·30 재보선

 

 

어쩌면 무능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시기라고 해야 할까.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손학규가 돌아왔다. 당내 대권 주자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한다며 다소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출마 여지를 차단한 것은 아니다."며 여운을 남겼다. 새누리당에서는 '올드보이' 서청원이 화성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 중의 친박으로 꼽히는 서청원의 컴백은 화성갑을 이슈의 중심으로 만들어냈다.

 

빅매치가 가능할지 다들 기대하는 가운데 (지금은 자주 나오는 표현이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어색했던) '공천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교통정리 실패는 결국 선거 패배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때는 몰랐을까. 김한길 대표는 손학규에게 '삼고초려'까지 해가며 출마를 권유했다. 당내 단독 출마를 선언한 화성갑 지역위원장 오일용 후보에 대해서는 '선당후사'(최근 몇 달 동안 자주 들어보지 않았나) 라는 표현을 꺼내기 바빴다. 이때부터 지역위원장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상당기간 화성갑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 기반을 다져왔던 오일용 후보가 있었지만, 서청원이라는 카드에 손학규로 맞불작전을 펼치고 싶었는지 당내 공천 심사위원회 일정까지 변경해가며 손학규를 기다렸다. 하지만 손학규를 나서지 않았다. 삼고초려는 실패했고 손학규의 출마만을 생각했던 당 지도부는 '멘붕'이 왔다. 손학규가 빅매치에서 당선 가능성을 내다보며 한 발 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손학규 외에는 전략을 세우지 않았던 민주당 지도부 역시 책임이 있다. 그저 친박인 서청원을 이겨 정권심판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작전이 없었다. 어차피 새누리당 텃밭인 거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을 했을까.

 

 

서청원은 경선에는 뛰어들었을지언정 화성이 본인 지역 기반이 아니었다. 경선이 있었을 뿐 사실상 빈자리에 '꽂힌'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11대부터 16대까지 6선 내내 서울 동작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 그리고 친박연대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공천헌금 사건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조용히 있다가 박근혜 정권 출범 후 아무렇지 않게 비어있는 지역구에 나타난 것이다. 굳이 손학규를 밀어붙여서 빅매치를 만들지 않아도 됐다. 오일용 위원장이 인지도가 떨어지더라도, 패배하더라도 지역을 중심에 둬야 했는데 손학규만 바라보다가 오일용 위원장의 힘만 빠지게 한 것이다. (왠지 얼마 전 선거를 보는 듯한 데자뷰같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이 시기에 김한길 대표는 복귀를 선언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면서 전국순회투쟁 결과를 발표하며 원내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천막에 있으면서도 틈틈이 국회에 갔고 당사에 갔었다. 마치 원내로 복귀해서 원내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 대단한 무슨 의미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대화록 사건 등 주요 현안 어느 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노숙을 접고 장외를 접었다. 있어 보이는 액션만 많을 뿐 알맹이는 아무것도 없는 헛발질만 하고 돌아갔다.

 

선거를 앞두고 화성갑과 포항-울릉에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그저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몇몇 유세에 함께하면 '지원사격'이 빵빵하게 되는 줄 알았나 보다. 화성갑 오일용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역시 기분 탓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발언이 나왔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권자들이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주길 바란다"

 

화성갑 지역구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이나 정책 따위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그저 '회초리' 타령만 한 것이다. 상대가 서청원이니 여당과 대통령 심판론만 펼치면 이길 줄 알았을까. (이것 역시 낯익은 전략이라는 건 기분 탓으로 돌리자.)

 

 

선거 판세가 요동치는 (민주당 표현상) 가운데 검찰은 윤석열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을 직무배제했다.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 뻔히 보이는 처사였다. 윤 수사팀장은 법사위에 출석하여 수사에 개입이 있었고 압박이 있었다고 발언했으며 논란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촛불은 퍼져나갔고 분위기만 보면 재보선을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는 그저 '법무장관-국정원장-중앙지검장'이 즉각 퇴진해야 된다는 뻔하디 뻔한 요구만 앞세웠다. 윤 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해야 한다는 말은 도대체 왜 했는지 모르겠다.

 

이쯤 되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다시 폭탄을 하나 던지기 시작했다. '불복'이라는 이름의 폭탄. 김한길 대표의 일부 발언에 대해서는 '소설'이라며 반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주 무기는 '불복론'이었다. 문재인 의원의 성명서에 대해서는 '대선 불복 본심을 드러낸다'며 '불복폭탄'을 휙휙 던져댔다. 그러자 김한길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한발 멀찍이 도망갔다. '공식질문-너네 불복임?'이라는 질문에 '공식입장-대선 불복은 아니얌'이라는 것이다. 단지 '헌법 불복'일 수 있는 세력을 심판해달라는 말만 하기 바빴다. (들이대는 민주당 입 다물게 하기엔 '불복'폭탄이 짱인듯.)

 

 

결국 10·30 재보선은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올드보이 서청원은 무사히 돌아왔고, 포항-울릉은 뺏어올 가능성 조차 없어 보였다. 어느 시점부터 선거는 관심에서 멀어졌고 아무 전략 없이 선거를 치른 민주당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검찰총장 아웃-수사팀장 아웃'이라는 국민의 지지를 결집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 연속적으로 있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불복'폭탄에 한발 두발 피해가기 바빴을 뿐이었다. '둥글게 둥글게'를 외치다 의자를 뺏어와야 하는 게임에서 늘 의자앉기에 실패하는 민주당. 이번에도 1석도 얻지 못하고 헛발질만 하다 끝났다. (선거에 분명 졌지만, 당 대표는 물론 원내대표도 사퇴하진 않았다. 어쩌면 이게 비극의 신호탄이었을까.)

 

 

 

 

 

[주간 딴지갤러리]엉클 희태

 

기사 - [주간 딴지갤러리]엉클 희태

2014. 09. 15. 월요일 퍼그맨 지난 기사 [주간 딴지갤러리 1. 트랜스표어] [주간 딴지갤러리 2. 해골 유병언이 몰려온다] [주간 딴지갤러리 3. 배달의 언론] [주간 딴지갤러리 4. 북악산 단식원]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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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15.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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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딴지갤러리 1. 트랜스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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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딴지갤러리 4. 북악산 단식원]
[주간 딴지갤러리 5. 무시]

 

 

 

 

9월 넷째 주 딴지갤러리

 

오늘 소개할 작품은 <엉클 희태>이다. 

 

Grab이라는 한 단어만으로 대한민국 문화계 전반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킨 윤거장의 은퇴 후 위축된 아티스트들은 좀처럼 관능적 소재를 다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2014년 9월, 대중들은 이미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던 거장 박희태 옹이 과감한 시도로 자신의 정정함을 알리며 잔잔했던 문화계를 들썩이게 만드니 이것을 이미지화한 작품이 바로 그의 가족적 면모를 강조하여 완성한 <엉클 희태>다. 

 

다만, 윤거장의 것과 비교하기에는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낮았는지 박희태 옹은 자신의 활동을 적극 부인하고 있어 비평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와중이다. 평론가들은 이것이 퍼포먼스의 연장선상인지, 아니면 문화계의 각종 회의를 주도하던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그의 신체가 자기도 모르게 예술적 감성을 터뜨려버린 것인지를 놓고 첨예하고 대립 중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퍼포먼스의 세부 내용은 무대가 골프장이라는 것과 그의 퍼포먼스에 휘말린 여성이 20대 초반이었다는 것이다. 골프장은 대한민국 상류층의 욕망이 교류되는 곳이며 캐디라 불리는 진행 요원은 그들의 그러한 유희의 철저한 보조자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보조자를 '딸', '손녀' 등으로 표현한 박옹의 의도는 결국 계층을 나누는 경계의 모호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친족으로 인지할 수 있는 타인에 성적인 접촉을 시도한 정황은 넓게는 박애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으나 이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으며 모두가 대한민국 안에서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에 욕망에 누군가는 눈물 짓게 되는 인간의 태생적 비극을 표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평해지며 문화계 인사들 모두가 박옹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정가 - 자녀 양육비에 상응할 피해 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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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 @ddanzipugman

 

 

 

 

[과학]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 23. 계몽의 임무

 

기사 - [과학]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 23. 계몽의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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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15.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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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겠지?”

 

청년이 대답했다.

 

“표준 프로시져에 따라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미개한 곳이라 고려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뜻밖에 발전이 빠른 듯 해.”

 

노인은 뒷짐을 진 채 창 밖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특유의 위엄이 담긴 낮은 목소리가 유리창에 반사되어 더 굵게 느껴졌다.

 

“하지만 대전쟁이 끝난 지 이제 10년을 넘겼을 뿐인데, 조금 성급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노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 청년을 돌아보았다. 

 

“오랫동안 지켜 본 자네가 보기엔 아무래도 염려가 되겠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서둘러야 하네. 저들이 더 큰 힘을 갖게 되기 전에 세상의 진실을 알려주고 동참하도록 해야지 않겠나. 그, 이름이 뭐였지?”

 

“스푸트니크입니다.”

 

"그렇지, 스푸트니크. "

 

1957년 10월 4일 스푸트니크 1호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향했다.

 

노인이 말을 이었다.

 

“우리 역사를 생각해 보게. 처음 천상에 도착한 그 날 말일세.”

 

“ ‘통찰의 아침’ 말씀이군요.”

 

“그렇네. 그 때 만약 ‘다른 이들’이 찾아와 우리를 인도해 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 거대한 천상이 우리의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하지만 통찰의 아침이란 말은 그들이 오기 전에 이미 쓰이고 있지 않았던가요.”

 

“물론 그랬지. 허나 그건 어떤 기자가 적당히 붙인 그럴듯한 이름일 뿐이었어. 천상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의 세상은 단지 점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큰 각성을 주긴 했지만, 마침 그들이 나타나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기에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 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런 이름은 금새 잊혀졌을 걸세.”

 

우주의 망망대해 속에서 빛을 발하는 푸른 행성. 

지구인들은 그 경이로움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노인은 다시 창 아래의 파란 행성을 따듯한 눈빛으로 내려다봐았다.

 

“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천상에 오르고 싶었던 거지. 하지만 그 기술이 바다 건너 먼 땅을 공격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네. 만약 다른 이들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각성의 감정은 사라지고 다시 욕망에 미쳐 그것을 사용했을 걸세. 그랬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나.”

 

청년이 살짝 실쭉거리며 대답했다.

 

“덕분에 저도 고향을 떠나 이 임무에 오랫동안 매달렸지요.”

 

노인은 가볍게 책망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그날 이전의 우리 행성이 어땠는지 모르네. 무한한 에너지와 항구적인 평화, 기나긴 수명, 그리고 은하연방 회원국 자격의 댓가가 단지 몇 번의 계몽 임무라면 말할 수 없이 싼 것 아니겠나.”

 

“제겐 좀 힘든 일이었지만, 동의합니다.”

 

청년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미소를 짓고 고개를 가볍게 숙인 후 방을 나섰다. 오랫동안의 노력이 보상받고 갈등과 오해가 해소될 날이 온 만큼 개인적인 불평을 늘어놓을 이유는 없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다, 라는 저들의 경구도 떠 올랐다. 

 

그는 복도를 돌아 워크 워터에 몸을 싣고 실무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실로 향했다. 이 자그마한 행성에는 비교적 자원이 풍부한 편이었지만 그만큼 인구도 많았다. 자연파괴는 이미 꽤나 진행 중이었고 전쟁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었다. 

 

통계에 따르면 90%의 문명이 이 수준에서 더 발전하지 못하고 쇠퇴하거나 자멸한다. 그러나 이 행성은 핵분열의 힘을 살상에 쓰는 잔인함을 드러낸 지 10여 년 만에 인공적인 물체를 궤도에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다. 일단 스스로의 힘으로 천상에 진출한 종족은 자동적으로 계몽 임무의 후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대견하다고 해야 할지, 우연인 건지.”

 

청년이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핵을 발명하다니 대견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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