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이슬람 초기로 타임워프하여 시아파와 수니파의 양대 종파를 낳은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몇몇 성급한 사람들은 'ㅅㅂ 그냥 두 종파가 있고 역사적으로 원수가 되어서 서로 죽이네 살리네 한다로 끝내면 되는 거 아니었어?' 라고 빡칠 수 있겠으나, 진정하라. 꼭 설명해야 했던 알리, 우스만, 무아위아 외에도 우마르 같은 사람의 특성은 알아두는 게 좋다. 앞으로 할 이야기에서 최소 한 번은 언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발 그럴 수 있길) 그리고 솔까말, 재밌었잖냐. 그럼 됐잖아. 물론 역사적/정치적 관점만 푼 것이고 종교적/신학적으로는 다른 셈족 계열 일신교와 어떻게 다른가 정도를 짚기엔... 미안타. 내 공부가 아직 모자라다.
이제 시간을 점프하여 다시 현대로 돌아와보자.
그 동안 이슬람교는 아랍 지역을 벗어나 넓게 전파되면서 세계 종교로 발돋움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는 신도의 수와 비율에서 모두 세계 1위의 이슬람 국가다. 그간 있었던 십자군 전쟁, 살라딘의 간지, 터키의 자랑인 오스만 제국에게 처발린 이야기 등등은 생략한다. 다만 이 이야기 하나는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십자군 전쟁과 살라딘의 시대인 중세까지는 그리스-로마의 유산을 더 많이 보존하고 연구한 아랍이 유럽보다 철학/과학/문화 분야에서 죄다 앞서있었지만, 중세가 끝나며 오스만 제국에게 패권이 넘어갈 때 즈음부터는 그 찬란한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이 내용을 숙지한 상태로, IS가 발흥한 과정에 대한 현재의 이야기를 해보자.
솔직하게 인정하겠다. 이하의 내용 중에서 세부적인 정보-날짜, 경위 등은 틀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잘못 알고 있다 해서 너님이 알고 있는 게 맞다는 의미는 아니나, 그래도 너님 보기에 오류가 있으면 지적하라. 물론 그런 건 큰 줄기에 비하면 전혀 중요치 않다는 건 알고 있으리라.
현재 미승인국가 (아무도 승인해주고 싶어하지 않고 있다)인 IS가 점유하고 있는 지역은 시리아의 일부와 이라크의 일부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도 진행중인 시리아 내전과 이라크 내전의 교전 당사자들이다.
내전의 주체들은 이렇다. 각 나라의 정부군, 그리고 그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수니파 반군, 여기에 꼽싸리 끼어서 오랜 독립 국가의 염원을 실현해보려는 쿠르드 족.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각각 삼국지가 열리고 있고, 두 개의 삼국지는 현재 하나가 되었다. 그 이유가 오늘 제대로 디벼볼 IS, 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의 출현 때문이다.
중동 지도에 문맹인 자들을 위한 해설.
왼쪽이 시리아 영토, 오른쪽이 이라크 영토다. 그리고 회색이 IS의 점유지역이다.
그리고 이게 놈들의 1차 목표다. 그렇다. 1차 목표가 이렇다.
최종 목표는 이슬람에 의한 세계 통일이다. ㅎㄷㄷ
이놈의 내전들이 어떻게 일어났는가? 내전만 두 개니 하나씩 디벼보자.
먼저, 시리아.
시리아는 현재 아사드 부자의 연이은 집권으로 독재 치하에 있다. 당연히 2011년의 아랍권 민주화 혁명의 불길을 피해갈 수 없었다. 문제는 아사드 일가가 수니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시아파에서 분화된 알라위파라는 소수 종파다. 수적으로 극소수다 보니 절대다수인 수니파를 제대로 밟아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독교를 자기 지지기반으로 삼고서는 수니파를 안 까지는 않으면서, 그러니까 교묘히 잘 까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민주화 혁명의 불길이 이르렀다.
혁명을 요구하는 민중의 대다수는 당연히 수니파다. 그럼 생각해보자. 시아파-기독교-기타 종파-기타 소수 종교를 다 긁어모아 합쳐도 수니파에 안 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수니파를 은근히 탄압해오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수니파 정권이 탄생하면? 말 그대로의 헬게이트가 열릴 것이다. 그래서 비 수니파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아사드 독재 정권에 적극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자 시리아의 알 카에다 지부는 수니파 민중들에게 무기를 지급하고, 나아가 자기들이 직접 시위대가 되어주었다.
그 결과, 나라가 두 동강이 났다. 시리아 정부군과 알 카에다가 되어버린 혁명세력의 맞짱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북동부의 쿠르드 족 자치구도 자기 보호를 위해 무기를 든다. 2011년 후반이 되어 민주화 운동이 좀 격하구나 싶던 것이 진짜 내전이 되어버렸다.
2005년의 아사드. 국제 사회가 뭐라 해도 강경진압을 고수하다가 내전을 불러왔다.
시리아 정부군은 내내 밀리다가 2013년 들어서 제대로 반격해 전세를 뒤집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알라위파도 시아파에서 갈라져나간 동포랍시고 지원을 해주었다. 레바논에서는 무장단체에서 합법정당으로 성장한 특이한 이력의 헤즈볼라가, 자기네 지지율을 까먹어가면서까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주었다. 이 때문에 알 카에다가 주축이 된 시리아 반군(인지 혁명군인지)은 전쟁의 주도권을 잃고 밀리는 형국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반군 또한 두 개의 파벌로 갈려 투닥투닥하는 상황이 되었다. 간단히 보면 '아예 새 국가를 세우자'는 쪽과 '헐, 님 자제염' 하는 쪽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2014년 4월에는 아사드 대통령이 '올해 안에 내전 끝낸다'고 호언장담을 했고, 실제로 6월에는 재선까지 된다.(내전 중의 선거에 선거감시단을 파견한 나라 중 부카니스탄이 있다는 것은 깨알같은 현실 개그다.) 이게 올해 6월 초까지의 일이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선 합법정당이니 약간의 태클이 가능하긴 하지만, 대략 이런 상황이었다.
다음, 이라크.
이라크의 유명한 남자, 후세인 정권은 수니파 정권이었다. 그리고 지난 회에 얘기했듯, 이라크의 시아파는 60%에 달한다. 절대다수는 아니지만 적지도 않다. 그리고 후세인은 수니파답게 시아파를 물심양면으로 깠다. 그러다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이 훅 갔다. 특히 은신한 후세인의 검거 과정에서 시아파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체포된 후세인을 서둘러 사형시켜 버린 것도 시아파가 한 일이다.
도망다니던 사담 후세인을 잡긴 했는데, 만약 해를 넘길 경우에는
후세인의 나이가 70이 넘어가기 때문에 법에 의거하여 사형이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말리키 정권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판결 후 사흘만에 그를 사형했다.
집행일은 2006년 12월 30일. 말일 처형만은 아무래도 불쌍해서 그랬다고.
그리고 후세인 정권 후 들어선 말리키 총리 정권은 시아파 정권이다. 복수의 시간이 온 것이다. 이라크의 수니파는 시리아의 아사드 지지자들과 똑같이 공포에 떨었다. 그나마 미군이 있을 때는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지만, 미군이 떠나자마자 양 종파는 눈치를 보지 않기 시작했고, 말리키 정권의 연이은 탄압은 수니파로 하여금 내전의 문을 열어젖히게 했다. 문제는 수니파 쪽에는 알 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얘네는 시리아 반군과 정반대의 형국을 만들었다. 내전을 주도하는 입장이 되어 이라크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유역까지 차지해버리는 기염을 토해버렸다. 물론 이후에는 잠시 잃기도 하고. 북쪽의 쿠르드 자치구가 살기 위해 내전에 참전하여 제3의 유력 플레이어가 되어 전선이 확장되기도 하였지만, 주도권은 아직도 반군에게 있다.
내전이 이렇게 된 이유는 거의 다 이라크 정부군의 무능 때문이다. 걸프전 이후 후세인은 군부가 자신을 위협할 가능성을 두려워하여 군사 분야의 인재들을 자기 친위대에 몰아주고 여기에 지원을 퍼부었다. 덕분에 이라크 전쟁에서는 참패했고, 이라크 관리를 시작한 미국은 후세인 친위대의 인사들을 죄다 잘라버리는 병크로 이라크군의 약체화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때문에 이후 집권한 말리키 정부가 사용할 군사력은 3류 수준이었고, 역으로 이렇게 잘린 요인들이 반군에 들어가 활동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그나마 미군에게 훈련받은 인재라도 써먹어야 했겠지만, 쿠데타를 염려한 말리키 총리는 이런 병력을 검문소에 배치하는 뉴 병크를 저질렀고, 내전 발발 직후 검문소 병력은 당연하게도 전멸한다. 거기다가 시리아에서 밀리는 통에 이라크 쪽으로 넘어온 ISIL 인사들까지 반군에 가세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현재 영토를 방어하는 게 역량의 전부인지라, 결국 시아파 정부는 시아파 민중의 궐기를 요청했다. 이에 화답한 시아파 민병대는 정부군보다 역량이 월등하다. 후세인 정권, 미국, 기타 수니파 무장단체와 싸운 것이 이라크 시아파의 역사이니 당연하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지원이 들어오자 간신히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전쟁이 상당히 자기들 입맛에 맞게 돌아가자 이 친구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ISIL의 아이디어에 자신들도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4월에 이미 ISIS라는 단어가 등장한 바 있다.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의 약자다. 이전에도 인적 교류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두 내전의 반군들이 결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난 야한 합체 사진을 짤로 쓰고 싶었지만...
합체는 정확하지 않지만, 2014년 6월 중순경부터 시작된 것 같다. 아사드 대통령은 내전 승리를 내다보며 재선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지만, 두 파벌로 나뉘어 갈등하던 시리아 반군 진영이 이때를 기점으로 면모를 달리하고 있었다.
ISIL을 부르짖던 친구들은 이미 알 카에다를 탈퇴해있었다. 그리고 다른 파벌은 아직 알 카에다 소속이었다. 당연히 빡친 알 카에다는 ISIL의 토벌을 명령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역으로 ISIL이 상대를 흡수(!)해버렸다. 내부 분열로 투닥투닥하던 시리아 반군이 통일된 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반군을 맡고 있는 지부도 알 카에다를 탈퇴해버렸다. 그래서 알 카에다는 아라비아 반도 지부 자체에 토벌령을 내린다. 그랬더니 아라비아 반도 지부는 하라는 토벌은 안 하고, 자신들의 인원과 자원을 고스란히 반군들에게 갖다바쳤다. 혈압이 올랐을 알 카에다 지도부에게 애도를. (이 부분은 세부 경위가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건 알 카에다와 같은 연합형 무장 단체의 특징 때문이다. 어차피 테러 단체는 지역 기반의 조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각 지역의 토착 조직들이 모여서 연합을 구성한 게 알 카에다와 같은 대형 조직이다. 때문에 '지부'라고 표현은 하지만 지역 조직들은 원래 존재하고 있던 무장 단체인 거고 이들을 알 카에다 지도부가 포섭하여 가입시킨 형태다. 그런데 이런 상하 관계가 깨진 것이다. 덕분에 현재 알 카에다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가장 치열한 투쟁 현장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자라난 정예들이 하루아침에 배신을 때린 것이니.
이렇게 해서 갑자기 형세가 싹 바뀌었다. 우세에 있던 이라크 반군 + 이제 막 열세를 극복한 시리아 반군 + 주변의 수니파 극단주의자가 합체하더니, ISIL이고 ISIS고 하는 이름 대신 쌈박하게 IS를 내세워버린다. Islamic State의 등장이다. 국가명에 지역 이름이 빠지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떠드는 신생국가 노래가 더 이상 농담이 아님을 선포해버렸다. 이게 6월 29일의 일이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간은 배를 온전히 탈출하지 않았다.
이런 건 상대도 되지 않는 스케일의 서스펜스를 경험해보자.
이제부터 IS의 간이 벌이는 엑소더스가 펼쳐진다.
IS의 건국 이전까지는, 이들도 어쨌든 수니파였기에 여기저기에서 지원을 받고 있었다. 알 카에다 탈퇴 전에는 알 카에다 지원도 당연히 받았고, 수니파 이슬람의 큰형님인 사우디 아라비아 왕가의 지원도 음지를 통해 받았다. 그런데 IS 설립 이후에는 사우디를 대차게 까버린다. 이유는 이렇다.
이슬람교 제1성지 메카의, 카바 신전.
"우상 숭배를 하는 이슬람은 이슬람이 아니다.
그런데 메카의 카바 신전은 성지 순례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우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사우디를 공격해 카바 신전을 폭파해버리겠다."
맞는 말로 시작해서 개소리로 끝맺는 솜씨가 일품이다. 게다가 어제까지의 후원자를 차버리는 것도 모자라 선전포고를 한 셈이니 그 패기가 위대하다. 결국 참고 참던 사우디는 이후 미국이 주도한 폭격 작전에 참가하여 파일럿이자 계승권도 높은 자국의 왕자를 참여시켰다. 물론 사우디 정도만 적대 대상인 게 아니다. 주욱 읊어보도록 하자.
여기에 너무도 당연하게, 이교도인 이스라엘과 시아파인 이란에게도 선전포고를 했다. 중동에서 공인된 개자식인 미국이 선전포고 리스트에 빠져있으면 섭섭하다. 레바논의 무장단체로 출발해 이제는 어엿한 합법정당이 된 시아파 단체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시리아를 지원하는 데다가 시아파이기까지 하니 죽어버리라고 저주하고 있다. 덕분에 레바논 정부도 테러 공격을 받고 있다.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도 선전포고를 먹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를 정리한 후엔 유럽, 니들 차례야!' 라는 말도 잊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에 전투기를 지원해준 전력과 체첸과 캅카스의 이슬람 교도들 때문에 '푸틴을 끌어내리겠다'라는 가상한(?) 협박을 들어야 했다. 중국 또한 신장 위구르의 이슬람 덕분에 선전포고를 들어먹었다. 터키는 애초에 역사적으로 사이도 안 좋았던 북쪽 놈들이니 당연히 적인 거고, 자꾸 반항하는 이교도인 쿠르드 족도 토벌 대상이다. 여기에 배신 당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 알 카에다도 IS에 이를 갈고 있다. 얘들이 상상 이상으로 막나가기 시작하자 그나마 우호적이었던 아랍 연맹의 26개 국가가 이들을 적대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안 끝났다. 이란, 터키,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를 이슬람 탄압 국가(엥?)로 규정하고 지하드(Jihad), 즉 선전포고를 선언했다.(지하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좀 더 하자.) 저 명단 중 중국을 제외하면 죄다 이슬람 강세 국가가 아닌가 싶지만, IS가 내세우는 논리는 '이슬람은 궁극의 종교이고 진정한 이슬람은 수니파이므로 수니파 이슬람이 지배하지 않는 나라는 이슬람을 탄압하는 것' 수준이다. 즉 IS에게 이슬람은 세계에 군림하는 것이 정당한 권리인 종교라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꿈꾸는 최종 목표는 이슬람에 의한 세계 정복이다. 스케일 참 후덜덜하지 않은가.
다시 보는 IS의 공식 야망, 1차 버전.
역사적으로 이슬람이 들어간 적 있는 지역은 죄다 표시했는데,
프랑스 남부와 같이 표기되지 않은 부분이나
오스트리아, 스리랑카 같이 들어간 적 없는 곳은 표기되어 있다.
무식인가?
이쯤 되면 IS의 비난이나 선전포고를 듣지 않는다면 세계에서 한가락하는 나라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한국 정부는 뭐하고 있는가. 빨리 IS를 비난하기라도 해서 존재감을 어필하지 않고.
그러나 IS가 진짜 이목을 끈 측면은 이제 나온다. 이들은, 세상에나, 자기네 지도자를, '칼리파'라고 소개했다!
IS가 내세운 칼리파, 알 바그다디!
총알이 오가는 전쟁터에 갑자기 중세의 낭만성이 강림했다. 시아파야 당연히 'ㅅㅂ 이번 참칭은 참신하네...'로 반응했지만, 수니파는 상당히 당황했다. 오스만 투르크가 칼리파를 빼앗아간 것이 500여 년 전이었으니 그 이후로 아랍인 칼리파는 처음이다. 당연히 그 낭만적 정서 때문에 IS를 욕하려던, 정신 똑바로 박힌 수니파도 잠시 움찔할 수밖에 없다.
이 칼리파 추대 사건은 기념비적인 신의 한 수다. 이 때문에 전세계의 수니파 이슬람들이 IS를 생각하는 이미지가 상당히 희석되었다. 아니, 희석된 것을 넘어 극단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아예 진짜 칼리파 대접을 하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수니파는 본래 선출된 칼리파들에 대한 지지로 시작한 다수파이니, 우마이야 왕조부터 세습제가 된 역사를 거슬러서 최초의 전통으로 회귀한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알 바그다디는 IS에서 '선출'된 사람이니까, 선출직 칼리파의 재림이 되지 않는가. 물론 이래저래 IS에 대한 시아파의 원한과 분노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IS의 건국과 알 바그다디의 칼리파 취임 때문에 꽤 불편해진 국가와 단체도 여럿 된다. 알 카에다 입장에서는 자기네 영웅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의 꿈을 저것들이 이상한 형태로 실제화하고 있으니 고인드립 당한 기분이다. 요르단 입장에서는 자기들 왕가가 무함마드 집안의 후손인데 감정이 상한 상태다. 사우디 아라비아 입장에서는 3대 성지 중 둘을 자기들이 관리하고 있어 자기네 왕가의 별칭도 '두 성지의 수호자'인데 그건 싹 무시하고 대신 폭파 위협을 하고 있으니, 게다가 그게 뒤로 지원해준 데 대한 대가여서 요르단과 함께 꽤 기분이 상한 상태다.
제일 우스워진 건 미국이다.
시리아 내전 이전과 내전 초기, 그러니까 IS는 커녕 ISIS도 ISIL도 없을 때... (이러니까 되게 옛날 같이 들리지만 고작 3년 전이다.) 아사드 정부가 시위대와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전부터 독재정권인 아사드를 맘에 안 들어했던 오바마이기에, 화학무기 사용이 눈에 띄자마자 아사드를 까면서 반군을 지원해주었다. UN에서 푸틴이 난색을 표하는데도 오바마는 강경하게 아사드를 깠던 바 있다. 그런데 그 반군이 진화하여 IS가 되어버렸다. 아사드 이상의 문제거리가 된 IS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명분상으로나 실리상으로나 아사드 정권과 공조를 취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아사드와 가까운 이란과 중국이 아사드 정권과의 공조를 미국에게 강력히 요청하는 중이다. 작년까지는 아사드를 씹어먹을 태세였는데, 세계 정세가 참 무상한 것이다.
IS 덕에 이득을 본 최고이자 유일한 인사는 아사드다. 일단 자기 반대파가 대부분 IS로 가버렸으니 살아있기만 한다면 이후 무한 집권도 꿈은 아니다. 가장 골치아팠던 미국의 어그로도 IS가 다 가져가주었다. 아마 할 수만 있다면 아사드는 알 바그다디에게 키스라도 해줄 듯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씐나! 화학무기로 학살하면 미국 니덜이 어쩔 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사드 대통령의 속마음으로 추정
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는 전망이 어둡다. IS는 현재 옛날 헤즈볼라와 싸우며 그들에게 배운 것인지 나름의 행정 역량을 발휘해 실제 통치 행위에 들어갔다. 그 통치 행위라는 것이, 행정 조직을 꾸리고 사회 기간 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있긴 하다. 다만 그건 자동차, 핸드폰, 발전소 같이 실생활에서 뗄 수 없는 분야에나 그렇고... 자기들이 왜 극단주의자들의 국가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서구의 독이라며 도서관에서 잔뜩 책을 꺼내 분서갱유를 시도한다던가, 이슬람 혁명 이후의 이란처럼 여성 인권을 무함마드 시절로 되돌려놓는다던가, 이교도들에 대한 세금을 팍팍 올린 후에 반항하면 학살해버린다던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물론 이래봐야 저 도서들 죄다 디지털화 되어 있지만...
현대 과학 기술이 서구의 것이라며 마구 배척하는 행정은 행정이라 부르기도 병맛이다.
만약 IS가 이대로 세력 굳히기에 성공한다면 시리아와 이라크는 분단 상황에 들어가게 된다. 아마 IS의 영향으로 양국의 쿠르드 족은 연합하여 별도의 독립국가를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설사 IS가 끝내 망한다 해도, 이미 한 번 독립국가와 칼리파의 맛을 보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자들이 쉽게 수그러들 리는 만무하니, 현재는 앞으로 더 이어질 난세를 예고한다 하겠다.
독립이란 단어는 은근히 사람 심장을 뛰게 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쿠르드 족뿐만이 아니라, 드디어 칼리파를 다시 세웠다고 좋아하는 IS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칼리파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이 상당한 수의 수니파 이슬람교도들이 세계 각지에서 IS에 합류하고 있다. IS를 적대하기로 결정한 수니파 무장단체들도 있지만, 그 반대로 IS를 지지하거나 합류하는 단체들과 개인들도 꽤 있다. 중동,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합류하는 중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젊은이'라는 점이다.
극단주의의 종합선물세트가 되어버린 IS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젊은이들. 대체 이 젊은이들은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국가는 국민의 안위를 위하여 휴대전화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 코미 FBI국장
1.소통
인간(人間)은 서로 소통하는 동물이다.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 소통의 기본 뜻이라고 하나 서로의 의사 전달이 항상 대등한 입장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 힘있는 자의 말은 일방적으로 힘없는 자에게 전달되었으며 그것이 오용될 때는 프로파간다로 변질 되기도 했었다. 또한 대등한 인간들간의 서로 소통함에 있어서 힘있는 누군가가 개입하게되면 대등한 인간들간의 소통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해 지기도 한다. 서로 통하여 이해할 수 없는 사회라면 사회 구성원과 소통의 주체로써 인간이랄 수 있을까?
IT 기술의 변천과정은 집단에서 가정으로 가정에서 개인으로 옮겨 왔다. 극장(광장)에서 TV로, TV에서 개인용 컴퓨터 그리고 손안의 휴대전화. 이제 한 개인이 휴대전화 하나로 전세계 네트워크와 연결된 것이다.
우린 누군가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즉각적인 짧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움이 없게 되었다. 누구나 자신의 얼굴과 생각을 자유롭게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이 이제는 (힘있는) 특정인이 아니라 대중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공적인 서비스 상품이 있다. 바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다.
2. 페이스북 = 주커버그
영화 카피 하난 걸작이다. 'You don't get to 500 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
(소수의 적을 만들지않고 5억 친구를 얻을 수 없어.)
페이스북하면 거의 동시에 떠오르는 인물이 마크 주커버그이다. 1984년생으로 이제 갓 30살인 유대인 주커버그는 20대 최연소 억만장자 기록(23세에 $10억달러, 역대 2번째)을 가지고 있다.(어린나이에 성공해서 좋겠다.) 보통 IT 인물들에 대한 영화가 나오면 재밌기 어려운데 각본가 아론 소킨의 능력에 기인한 면이 있겠지만 2010년 개봉된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공전의 히트를 했다.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스티브잡스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그 만큼 마크 주커버그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로 마크 주커버그의 두개의 주요 소송이 주 배경이다. 페이스북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주장하는 하버드 동창 윙클보스 쌍둥이와의 소송과 공동창업자 이자 CFO 역을 주장하는 친구 에드와도 새버린과의 소송내용을 다루고 있다.
페이스북이 훌륭한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품에 그것을 만든 사람의 철학이 고스란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페이스북은 주커버그 자신의 의지가 시스템 전반에 걸쳐 담겨져 있다.
페이스북은 다른 사람이 알고 싶어하는(알려주고 싶은) 개인의 상태를 공개적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로 시작하였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서비스로 출신대학이 어디고 전공이 무엇이고 취미는 무엇이고 어느 지역이 고향인지 등 개인의 과거와 현재의 상태를 관계가 설정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초창기의 주 기능이었다.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선보인 시기는 하버드대학생 시절이었다. 페이스북을 처음에는 하버드에 국한시켜 서비스하다 차츰 타학교로 확대하였고 인기가 높아지자 결국 일반인에게 서비스를 확대하게 된 것이다.
주커버그가 처음부터 일반에게 공개하기 꺼렸던 이유는 2002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프랜드스터(friendster.com) 선례 때문이었다. 프랜드스터는 한때 사용자수 1.1억명 월 방문자 수가 6천만명에 다다랐지만 사용자 늘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서버 과부하로 접속이 어려워졌다. 사용자들은 불만이 거세졌고 결국 외면받게 되었다. 프랜드스터는 경쟁력에서 밀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접고 소셜게임사이트로 변경하게 된다.(2011년)
일개 대학생이었던 주커버그는 서비스 규모 및 기능확장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진정성 있는 사이트로 발전하길 바랬다. 서비스 가입 시 실명을 입력하는 등 정확한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많은 비난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다소 까다로운 실명 요구는 사용자간 소통에 있어서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사이트 디자인을 사용자 맘대로 변경이 가능했던 'Myspace'와 달리 디자인 등 UI 변경 기능을 제한했다. 주커버그의 이런 통제에 대한 집착은 '갓 콤플렉스'(God Complex)라고 비난 받기도 하였지만 결국 그 집착은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의 경쟁력이 된다.
3. 페이스북 성공에 도움을 준 대표 기능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닙니다. 사실 저는 페이스북이 유틸리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그런 것. 친구, 아끼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전에 나왔던 사이트들과는 달랐지요. Friendster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라고 생각하고, Myspace는… 정말 뭔지 잘 모르겠어요."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무분별한 배너광고를 띄우는 대신 페이스북에 가입자가 늘어나자 성장 속도에 발 맞추어 데이터 센터 중축 등 기술적인 보완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어느 정도 사용자 확보가 되자 주커버그는 페이스북과 연결된 그의 말로는 '유틸리티' 기능을 넣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SNS와 차별화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1) 페이스북 커넥트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누구나 페이스북 커넥트를 이용할 수 있다, 예) albireo.net
웹사이트 마다 회원가입을 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다. 페이스북은 2008년 5월 9일 서드파티 웹사이트에 페이스북 사용자가 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로 페이스북 커넥트를 선보인다. 페이스북은 관련 API를 공개하여 웹사이트 인증이 필요한 경우 누구나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다. 13억 가까이 되는 실명이 인증된 사용자를 내세워 페이스북 커넥트는 여러 서드파티 웹에 빠르게 전파되었다.
(2) 게임
페이스북 게임을 한국에서 하는 것은 불능에 가깝다. 엄지손가락을 주시.
모바일 앱스토어의 확산으로 페이스북에서 게임에 대한 인기는 모바일 게임에 내주었지만 13억 사용자 기반은 무시할 수 없다. 페이스북이 게임을 런칭한 이후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게임등급분류제 시행으로 페이스북에서 게임은 현재 불능상태에 가깝다. 2014년 1월 44개 한글 게임서비스가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은 단 7개(16%)에 불과하다.
(3) '좋아요' 버튼
페이스북 팬이 만든 like 얼음조각.
사실 페이스북의 상징이 된 '좋아요' 버튼이 도입된지 4년 밖에(2010년 4월 도입)안되었다.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 글, 링크 등에 사용자 간 관심을 표시로 '좋아요'를 클릭한다. '좋아요' 버튼 기능은 실명 사용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개인이 올린 컨텐츠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는 이 단순한 기능이 컨텐츠에 대한 사용자 패턴을 알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한다.
(4) 팬 페이지
말이 필요없는 인기 팟캐스트 팬페이지 _ 좋아요가 좀 후달리는… 눌러 이것들아!
2010년 '좋아요'의 폭풍 성공으로 2007년에 시작했던 페이스북 팬페이지 서비스의 가입을 위한 버튼이 '팬(fan)'에서 '좋아요' 버튼으로 변경 되었다. 기능은 서로 전혀 다르지만 사용자들은 본능적으로 개인이 올린 컨텐츠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는 '좋아요'와 팬페이지 가입 기능인 '좋아요'를 구별할 수 있었다. 많은 기업들이 팬페이지를 통하여 페이스북 사용자를 유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아요'를 돈주고 사고 파는 등 과열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쩌면 현재의 페이스북이 트위터에 비해 웹트래픽 유입에서 월등한 이유 중 하나가 팬페이지 도움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매출 및 영업이익(좌) 모바일 환경에 적응한 페이스북(우)
(5) 광고
구글을 적대적 경쟁자로 생각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페이스북은 드러내놓고 구글에 적대적인데 구글에서 페이스북 컨텐츠를 검색 할 수 없게 하였다. 페이스북은 구글에게 경쟁자라기 보다는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 구글은 검색과 광고로 대부분의 수익을 얻고있고 페이스북 또한 사용자의 소통과 그와 연결된 광고로 돈을 벌고 있다. 현재까지 온라인 광고 매출에서 구글은 부동의 1위다. 페이스북과 비교시 매출에서 5배 이상 영업이익에서 3배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구글이 페이스북을 경계하는 이유는 2012년 2분기까지 모바일에서 매출이 전무했던 페이스북이 2014년 현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바일에서 가져가기 때문이다. 모바일 광고에서 페이스북의 발전속도가 구글의 발전속도를 압도한다.
4. 폭풍성장 중 그리고…
페이스북이 인수한 대표 모바일 앱.
모든 예상을 깨고 페이스북은 2014년에도 순항 중이다. 3년전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초중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해주었던 대표 국산 SNS '아이러브스쿨'을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타웹에서 접근하기 쉽게 여러 API를 개발, 공개하여 기능에 힘썼고 주커버그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실패의 부담없이 수익모델 플랫폼 기능을 계속하여 적용시켜왔다.(f-commerce, 크레딧, Atlas 등) 모바일 시장 확대를 위해 Whatsapp(미국 최대 메시지 앱), instagram(SNS을 위한 온라인 사진 공유 및 편집 앱) 등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시도하였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의 미래가 온전히 밝은 것만은 아니다. 2009년 이후 지구 최대 고객인 중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트위터 또한 마찬가지다.)이다.
페이스북의 성공의 바탕이 된 실명기입 등 개인정보는 처음 의도와 달리 광고에 무차별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다. 가입자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광고 서비스가 최근 발표한Atlas*서비스이다. 자본의 힘으로 소통을 방해한다면 사용자들은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Atlas(MS로부터 1억달러에 인수) 페이스북이 최근 공개한 광고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광고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좋아요를 활용했다. 많은 광고 기업들이 사용자가 보고있는 사이트를 추적하는 쿠키를 사용했으나 모바일에서는 쿠키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페이스북은 아틀라스 기본기능으로 사용자 로그인을 활용한다. 모바일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추적하여 페이스북 뉴스피드 뿐 아니라 서드파티 사이트 및 앱에서 아틀라스 광고를 보게끔 유도 한다.
* 최근 광고 없는 SNS 웹사이트인 Ello가 '당신은 상품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로 페이스북을 전면 비판하는 서비스를 2014년 8월 7일 발표했다. 수익모델이 없는 한 페이스북을 대적하여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개인에 집중한 서비스로 시작하였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빠르게 알려주는 또다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5. 140자 트윗 = 트위터
트위터의 기본모델(우)을 만든 Jack Dorsey(좌)
“트위터의 CEO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그들의 위기 중 하나이다.”
<인터넷 무료 잡지 Stuckers 2014년 9월호(성이 명씨인 명교수님)>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는 처음 개발한 사람에 대한 신화가 덜 알려져있다. 트위터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CEO 이름 대신에 '140자' 기능이다. 이는 페이스북 탄생과정이 주커버그의 원맨쇼에 가까웠다면 트위터는 개발과정은 프로젝트 성격이 강한 것에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2006년 훗날 트위터의 설립자가 되는 사람들은 Odeo라는 회사에서 비밀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Jack Dorsey는 소수 인원들이 휴대폰 SMS로 자신의 현재 생각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안하게 된다. 당시는 아직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었고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계층에서 휴대전화 SMS를 이용하고 있었다.
잭 도시(Jack Dorsey), 비즈 스톤(Biz Stone), 그리고 플로리안 웨버(Florian Weber) 세 사람은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2006년 3월 21일 SMS연동 웹기반 서비스 twttr 0.1버전을 세상에 내놓는다. 경쟁자 몰래 비공개 베타를 거친 후 7월 15일 twttr.com, 그리고 얼마 있다 twitter.com 을 정식 오픈하였다.
서비스 처음에는 140자 제한이 없었다.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면 160자 씩 잘라서 SMS를 순차적으로 여러 번 보냈다. 문제는 미국 통신사는 메시지를 발신뿐 아니라 수신하는 경우도 요금이 부과되었기에 메시지를 받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리하여 트위터는 140자로 메시지를 제한하게 된다.(SMS는 160자 까지 지원 된다. 사용자 이름과 콜론을 넣기 위해 20자 여분을 남겨 두었다.)
"One could change the world with one hundred and forty characters." (140자 글자로 어느 누군가 세상을 바꿀 수 도 있다.)
Jack Dorsey. 2007. 02.07
2007년 아이폰이 발표된 이후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트위터의 원래 의도였던 즉각적인 알림이 모바일 환경에서 기술적으로 완전히 부합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고 이동 중에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7. 트위터의 성공에 배경이 된 대표 기능들
'백만의 이외수'
(1) 팔로우(팔로잉, 팔로워)
트위터의 대표기능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상호연결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내가 상대방에게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상대방이 꼭 나를 팔로잉 할 필요는 없다. 팔로잉이 안되었다고 하여도 공개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 안에서 했던 발언들은 일정기간 모두 검색이 된다.(또한 검색되지 않는다고 트위터 서버에서 삭제하는 것은 아니다.)
(2) 맨션, 리플라이
트위터의 특이한 점은 내가 누군가에게 대화 하는 것이 팔로잉하는 사람에게 공개된다는 것이다. 물론 트위터에도 상대방하고만 대화하는 DM(다이렉트 메시지)기능이 있다. 하지만 트위터의 특징은 ‘@상대방ID’로 특정인에게 멘션(공개적인 발신 메시지)과 리플라이(공개적인 답변 메시지)로 공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기능 때문에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3)리트윗
무의미한 리트윗의 좋은 예.
리트윗은 내가 팔로우한 누군가가 공감가는 메시지를 게시했을 경우 내가 다시 트윗을 하는 기능이다. 리트윗할때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수도 있고 그 의견을 내세운 사람의 트윗을 직접 전달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리트윗한 메시지를 공감의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으로 법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
위에 열거된 대표 기능들은 트윗을 사용 중인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생소한 기능들이다. 트위터가 페이스북에 비해 확산하기 어려운 점이 140자를 비롯하여 트위터를 트위터 답게 특징 지워주는 고유 기능들이 새로운 유입을 방해하고 있다.
트위터는 기능 확장을 많이 선보였지만 페이스북처럼 과감한 전략이 없었다. 이는 중심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8. 어두운 그림자, 페이스북과 비교
트위터 월간 실제 사용자 수(MAU)의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추세
트위터는 모바일 환경에서 한때 승자였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즉각적인 반응은 소통을 빠르게 하였고 세상에 많은 변화를 함께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된 배경에는 트위터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트위터 효과는 그 이후에 더이상 힘을 못쓰게 되었다. 정치적인 목적이 과열되자 힘있는 누군가의 의도적인 개입이 일어났고 소통을 위해 참여했던 사용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이탈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힘있는 누군가 소통을 지능적으로 방해하는 방법을 알았던 게다. 힘의 개입 이후 일반인의 트위터 정치 발언은 이젠 영향력이 다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비교하여 시사IN 368호에 정치인(새정치) 트윗 분석글이 있다. 제목: SNS 정치에 새정치 새 됐나)
2011년까지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에서 트위터에 밀려 모바일 환경에서 구닥다리같이 보였다. (당시 페이스북 모바일 앱은 트위터에 비해 모바일 UI 최적화가 안되어 있었다. 아이폰에서는 모바일에 최적화한 Paper를 선보인다. 2014년 1월) 그러다 2012년 이후 페이스북은 모바일에 투자를 강행했고, 2014년 현재 계속 성장 중에 있다. 반면 트위터는 모바일 혁명 이후 2011년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다가 2011년 4분기 이후 가입자 증가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트위터는 모바일에서 강하다. 하지만 점유 시간에서 전반적으로 페이스북에 뒤쳐지고 있다.
(2014년 2월기준)
트위터 가입자는 5억명에 월간 실제 사용자수(MAU)는 2억 5천명인데 반해 페이스북 가입자는 13억명 가까이 되고, 월간 실제 사용자 수(MAU)가 2014년 1분기에 8억명이 넘는 등 가입자 대비 사용자 수의 비중이 트위터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사용자 수와 MAU는 사용자의 사용빈도 뿐 아니라 광고 등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페이스북은 팬페이지, 광고 기능, 게임 등 수익모델을 가입자 개인정보를 털어가며 구축하였다. 자본주의에서 상품의 가치는 많이 팔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남겨먹냐도 중요하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로 남겨먹는 것,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페이스북이 처음엔 진정성으로 확보하고자 실명 가입을 원칙으로 세웠지만 지금은 광고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돈 앞에서 사적가치와 상품가치가 충돌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 소통은 곧 돈이 되었다.
9. 여하튼 결론
TED강연 '사용자 정보의 상품화에 대하여 - Jennifer Golbeck
페이스북과 트위터. 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현재 최고의 온라인 상품이 되었다. 사용자 성향을 알기 위해 어설프게 설문조사 하는 것 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것이 더 유용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환경에 적응함으로서 수익모델을 다변화하였다. 그 결과 2014년도 현재 구글 다음으로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말끔한 것은 아니었다. 사용자 정보를 상품화 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하여 엄청난 사용자 기반에서 오는 정보를 우리는 무시할 수도 없게 되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활용으로 사용자간의 소통 자체가 자본의 힘에 의해 변질 되는 것 같아 영 찝찝하긴 하다.
트위터는 140글자의 짧은 단문으로 개인의 즉각적인 사고가 세상에 영향을 줄 수 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최근 권력이 간접적인 소통 방해를 넘어서 직접적인 검열을 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그로인해 국내의 경우 트위터에서의 공개적인 발언은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현실을 바라보건데 더 심각한 건 트위터의 공개메시지 방식은 물론 사적인 메시지(카톡)도 검열의 대상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텔레그램 순위를 보라)
2013 년 12월 기준, 페이스북 트위터에 비해 사용자는 5배, 게시건수은 10배 많다.
사적인 공개 소통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현재 트위터가 당면한 문제는 실사용자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2013년말 현재 실 사용자가 페이스북이 11억 대비하여 트위터는 2억 3천 정도 이다. 매일 게시건수(Daily Shares≒Daily Post or Repost) 또한 페이스북이 트위터에 비해 10배 차이가 난다. 자본의 논리에서 사용자 규모는 곧 수익모델인데 이것이 견고하지 못하게 될때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과연 실사용자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트위터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다시금 흥행가도를 달리게 될 것인지 귀두귀추가 주목된다.
140자 단문으로 빠른 전달력이 핵심이었던 트위터가 현재는 프로필 페이지, (사진) 친구 태그 기능, 여러 사진 삽입 등 기능 추가에 있어서 페이스북을 뒤쫓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기능이 추가될수록 기존에 가지고 있는 트위터의 고유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트위터는 사용자수의 정체로 고민 중인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기능 추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능 추가로 페이스북과 비슷해 진다면 누가 트위터를 사용하겠는가!
온라인 상에서 상호 소통이라는 미명아래 개인의 상태를 알려주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스북, 개인 생각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터, 이 두 상품은 서로 다른 가치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4년 현재 두 상품은 경쟁구도라기 보다는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달려가고 있지 않나 싶다. 중심없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트위터의 행보가 '기대 반 걱정 반'인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21세기는 정보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사람들의 삶은 편해졌고 빨라졌으며 다채로워 졌습니다.특히 정보통신,인터넷의 발달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어떨 때는 중동의 봄과 같은 사회 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큰 파동의 주역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지구 반대편의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보편적 리포트의 서론)또한 덕분에 제 과제도 늘었죠.
주말에도 인터넷으로 제출하면 되니까 주중에도 주말에도
과제&퀴즈라니 교수양반들 이게 무슨 소리요.
내, 내가 과제에 찌든 대학생이라니! 인터넷 엑세스라니...
요즘 예고도 없이 엄청난 연재 빵꾸를 내고 있어 고개를 들 수 없는 견인차 입니다.제 본업이 글 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에는 글빨이 너무 딸림으로 취소.그냥 여유롭게 글 쓰고 학교 다니고 알바까지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실상은 학교만으로도 코 밑까지 물이 찬 기분입니다.본업인 학업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에 딴지일보 연재를 주1회(이라고 쓰고 무한 빵꾸라고 읽습니다)에서 월1회로 불가피하게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글 쓸 거리도 더 많이 생기고 좋지 않겠습니꽈...죄송합니다.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많은 것이 변화 했지만(과제라던가,혹은 과제라던가),변하지 않는 많은 것들 중에 하나는 인간의 곁을 수 만 년동안이나 지켜오고 있는 개가 있죠.
최근 거주하고 있는 집주인 아저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열 살 먹고도 기운이 넘쳐 흐르는 개 한 마리를 일주일 정도 보살펴 줬는데요.거의 하루 종일 붙어있고 학교에서도 개 혼자 있을까봐 집으로 튀어가다 보니,오랫동안 키우다가 무지개 다리 건너간 저희 집 막내 코코라는 코카스파니엘이 엄청나게 많이 생각났습니다.작년에도 추석 전후해서'삼대 지랄견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던 것 같네요.고로 올해도(내 멋대로)가을특집 개의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왜 복날도 없는 가을에 개에 대한 특집이냐고 물으신다면,해답은 당신의 마음속에 묻어 놨습니다.
찡긋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개들은 반전매력을 찾아보기에는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죠.무리생활을 좋아하고 늑대와 동일 조상이 있지만,인간에게 친화적인 개체만 인간에게 다가와 살기 시작했고 유순하고 인간을 좋아하는 개체들의 유전형질이 이어져 지금의 개가 되었다 - 라는 유력한 진화 이론을 가지고 있는 동물 입니다.사람이 선택진화 시켰다고 봐야될지, 사람을 진화시켰다고 봐야할지 애매한 동물들 중에 하나입니다.고양이도 마찬가지죠.사람이 진화시킨 것일까 스스로 진화한 것일까 아니면 서로 진화시킨 것일까?저는 서로 진화시켰다는데 한표:)뭐 물론 그 후에 다채로운 사이즈와 생김새로 진화된 것은 인간의 선택진화였지만...
이번 편은 서론이 특히 길어지고 있네요.더 할 말은 많은데 너무 길어지면‘너무 길어서 안 읽었네요. 3줄 요약좀…’하실까봐 이만 줄이겠습니다.이렇게 자꾸 길어지는 이유는 개가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편애하는 동물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럼 가볼까요
Dog’s MUST Yes & No
1. 반드시 Yes, 꼭!
개는 상당히 오랜 기간 인간의 삶에 오랫 동안 함께 했습니다.또한 한국에서도 개는 역사적으로 많은 삽화에서 등장하다시피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개를 이렇게 키워야 한다, 저렇게 키워야 한다,이걸 꼭 해줘야 한다,이걸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면,
뭐 ㄱ ㅅ ㅎ 하나 가지고...
“아니 개 한 마리 키우는데 뭘 그렇게 따져? 나 개 처음 키우는 거 아니야. 예전에도 이렇게 길렀어. 대충 기르고 복날에 안 잡으면 감사한거지!”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하지만, '우리가 옛날에ㅇㅇ을 했기 때문에 지금도ㅇㅇ해도 된다.'라는 문장 자체에 얼마나 심각한 오류가 있는지는 문장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하지만,고대사회처럼 유목민들의 이동캠프 뒤를 졸졸 따라 음식을 받고 다른 동물들을 쫒는 역할을 지금의 반려견들이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인간들 또한 개들을 대하는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개나 고양이 등의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부르는 호칭이 애완에서 반려로 변한 것처럼 말이죠.
A. 가족
개를 당신의 집으로 들인다는 것은 새로운 가족을 받아 들인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개가 '가족'이라는 단어에 이질감을 느끼신다면, '최소단위 사회구조의 구성원으로 받아 들인다'라고 표현 할 수도 있습니다.
온 가족의 동의 하에 개를 맞이한 천조국의 평범한 가족
개를 집으로 들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있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죠.학교나 회사에서도 이미 있는 구성원들이 새로 들어온 신입을 고깝게 보지 않는다면 어떤 대참사가 일어나는지는 읽으시는 많은 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고로 집으로 개를 들일 때,아니 어떤 동물이건 집에 들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가족들의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신경쓰지마!' 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경험상이나,주변 지인들 경험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데100%모든 것을 한 사람이 알아서 하고 다른 가족들은 동물 털 한 올 보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개를 너무나도 키우고 싶다면,모든 가족에게YES를 받는 것이 당연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저의 어린시절처럼학교 가방 속에 개 한마리 숨겨 집으로 들어오면 절대 안돼요.
B. 지식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들이 있죠.전자기기를 사면 일단 전원을 키는 사람과 일단 설명서를 읽어보는 사람.그거야 뭐 사람들 성격 차이고 쓰다가 안되면 결국은 설명서를 읽거나 전화 상담을 하거나 어떻게든 해결하면 되니까 이렇든 저렇든 크게 상관 없지만,개는 다릅니다,살아 있거든요.
무지상태로 개를 들일 수도 있습니다.세상 모든 일이 계획하에 되지 않는 것처럼 개를 키우게 되는 과정도 연인과 첫 눈에 반하듯이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중요한 것은 개를 키우기 시작한 전후에 개에 대해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특히 만일 키우는 개가 목적을 가지고 특이 성질이 강조되도록 품종 번식 시킨 종이라면,반드시 공부해야 합니다.
사냥개를 집에 들인 후 개가 부산스럽다고 개를 혼내는 것은 본인의 무지함의 대가를 개가 치루게 하는 것이죠.
키우는 개가 평균적으로 몇년을 살지,무엇을 먹을지,어떤 것은 먹이면 안 되는지, 매해 어떤 예방접종을 필요로 하는지,목욕은 얼마에 한번 시킬지,집은 얼마나 커야 하는지,산책을 하루에 몇 번이나 시켜야 하는지,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이런 모든 것들을 반드시 알아야만 합니다.
이런 지식들을 공부하는 것이 정말정말 중요한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찾아가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추가적 지식들입니다.개를 키움으로 인해 부가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고난들과 감수해야 하는 수 많은 불편들에 대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쓴 글들을 실감나게 읽을 수 있죠.
그러하므로Yes,지식습득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C. 훈련
요즘 노키드존이 뜨거운 주제죠.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고 반대하고 토론합니다. 하지만, 모든 입장의 정점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한 가지 의견이 있죠.
“애들이 무슨 잘못이냐 교육 잘못 시킨 부모가 잘못이지. 애들이 진상이 아니다 부모들이 진상이지.”
개도 마찬가지 입니다. 목줄 없이 차도를 기웃거리며 (인식표 10만원, 목줄 10만원, 총 20만원 벌금), 길에서 다른 개들 (다칠 경우 손해배상)에게, 사람들에게 마구 달려드는 개(물면 최고 500만원 벌금 + 안락사….), 그 와중에 본인이 신선이라도 되는 양 개똥은 치우지도 않고 뒷짐지고 슬렁슬렁 걸어가는 주인 (10만원 벌금) 을 보면 나도 모르게 폰으로 112를 누르고 싶어집니다. 님 지금 총 벌금만 530만원 + a.
웊 프프프프 형 잠깐맢 ㅍ 프프
개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개를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하면 '그건 인간 욕심이지 않는가?개는 잘 먹고 잘 자면 행복하겠지 왜 굳이 앉아,일어서,누워 이런걸 가르쳐야 하냐.그건 이기적인 욕심이고 오만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같이 살기로 한 이상 개는 당신의 작은 사회,당신의 가족의 구성원입니다.그렇다는 것은 소통은 필수라는 것이죠.당신이 슬픈데 옆에서 형이나,언니나,동생이 깨방정을 떨며 화분을 깨고는 흙 뭍은 손으로 신나서 당신의 얼굴에 부비부비를 하면 아무리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해도 듀겨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훈련은 단순히 명령->복종 체계의 확립이 아니라 소통체계의 확립입니다.어릴적에 엄마 아빠가“ㅇㅇ아!엄마!엄마!해봐 엄마!” “아니아니,아빠!빠빠!빠빠 해봐 빠빠!”하고 가르친 것이 명령체계나 복종체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와 빨리 이야기하고 싶어서 라는건 그 누구도 반론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한마디라도 더 통할 때 유대감도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니까요.뭐 북미에서는 애들 빨리 키워서 잔디 깎는 일 시키는게 꿈이라는 부모들도 많지만,그 정도는 귀엽게 봐줘야죠.
아이에게 '지지!아야!' 를 먼저 가르치는 이유는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듯,개에게 '안돼,이리와,앉아,엎드려,멈춰' 등등의 명령어를 가르치는 것은 개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입니다.개는 자라지 않는 아이입니다.그리고 유일하게 충실하게 믿고 의지하는 것은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 뿐입니다.위험상황에 개의 귀에 들어오는 소리는 당신의 목소리 뿐이죠.
특히 '이리와,앉아,기다려' 는 개의 생명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명령어입니다.
그러므로 YES, 훈련은 절대적입니다.
2. 반드시 NO, 네버!
그럼 절대 안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또 뭐 대에에충 키워 이러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개를 오래 키운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죠.
"10년만, 아니, 1년만이라도 더 우리와 함께 있었으면, 조금만 더 오래 살아 줬으면…"
하지만,개의 삶은 짧고 기적을 바라기엔 대자연은 강력합니다.하지만 어느 순간 개를 우리들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가족이 되고 그들을 사랑하게 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짧은 삶이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줄 수 있는데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사랑이라던가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개를 사랑하는 주인들이만드는 가장 큰 실수는 환경과 음식에서 옵니다.
A.환경
개는 사회적 동물입니다.혼자 있는 걸 즐기는 개는 없습니다.물론 주인이 집을 비우고 나면 침대에 뛰어 올라가 쌩쑈하는 녀석도 있지만..,
왓 타임 이즈 잇 파뤼타임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개에게 엄청난 스트레스 입니다.어느 개 훈련사가 말했죠.개를 혼자둬도 되는 시간은 햇수=시간(1살= 1시간). 그렇다고10살 난 개는10시간 혼자 집에 있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가내수공업을 하거나 프리랜서가 아니고서는 집에 항상 붙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하는“응 엄마 다녀올게.”하는 인사는 좋지 않습니다. '인사=홀로 남겨짐'의 연관성은 개에게 외로움과 우울증만 안겨 줍니다.개가 사람이 나가는 일에 있어 스트레스를 가장 덜 받게 하는 법은 나가는게 별일 아니라는,혹은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안겨주는 것이죠.나갈 때마다 준비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나간다고 퍼레이드 급의 부산함과 빠이빠이를 하는 것은 개의 정신건강에 결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10분, 50분, 20분 나갔다가 집에 오는 시간을 짧은 시간부터 서서히 늘리되 랜덤하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그리고 다녀와서 간식을 주는 것 보다는 나갈 때 간식을 주는 것이 더 좋죠.라디오나 티비(전기세ㄷㄷ)를 틀어 놓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하나 당부할 것은 당신이 밖에 나갔다 온 사이에 개가 사고를 쳐놨어도 너무 심하게 화내지 마세요.사고친 시점과 혼나는 시점의 시간차이가 너무 커서 두 가지를 잘 연결 시키지 못합니다.나중에는 집에 온 주인의 눈치를 보고 마냥 기죽어 하죠. '아,또 왠진 몰라도 혼나는 구나' 하고요.나가기 전에 개가 사고 칠 만한 것들을 치워놓고 건들면 안되는 것들에 대해 미리 훈련시키는 것은 주인의 몫입니다.
또한 개에게는 집안에서의 영역 역시 중요합니다.개는 사회적 동물이지만,또한 영역을 중시하는 동물이죠.
"우리 똘이는 밤에도 나랑 같이 자고, 자기 침대는 쓰지도 않으니까 필요 없어요."
라고 말해도 가지고 안 쓰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 차이이죠.
예를 들어 지방에 세들어 살아도 고향에 내 집 한 채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느낌이 틀리잖아요.
우리가 한강 둔치에 앉아서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아,이 넓은 서울 땅에 내 몸뚱아리 하나 뉘일 곳 없구나.’하고 한탄하 듯이 개들도 거실 끝자락에 누워서‘아,이 넓은 집 구석에 내 몸하나 뉘일 곳 없구나.’하고 한탄 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건강의 적이듯 개에게도 적입니다.
B.음식
개들은 사람과 함께 살고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어 먹으며 진화 했습니다.하지만,여기서 반전은 사람이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개들에게 독이라는 것이죠.
일단소금 부터가 문제죠.사람의 권장 소금 섭취량은 최고2,300밀리그램이죠.우리보다 몸집이 훨씬 작은 개는 훨씬 조금 먹어야 합니다.하지만 사람이 먹는 양념된 고기나 과자 하나 던저주는 순간 개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은 최고치를 치게 되는 것이죠..
달아서 개들도 좋아하는초콜릿역시 개에게는 독입니다.개가 초콜릿을 먹게 되면메칠키산친 성분으로 인해 중독을 일으키고 발작 후 심할 때는 사망하기까지 합니다.개 몸무게로 킬로당100에서200밀리그램이면 개가 사망한다고 합니다.다크 초콜릿은~5.3-5.6mg/g밀크 초콜릿은~2.25mg/g의 메치키산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초콜릿 바 하나가100그램이라고 쳤을 땐 밀크 초코바 하나,다크 초코바 반 개 정도면 개 한마리가 죽는 다는 것이죠.(전에 이 이야기를 듣더니 자기 집 개들을 가족들 몰래 죽여버리고 싶다고 한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여러분 중엔 없으리라 믿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우유 마시는 것처럼 귀여운 그림도 별로 없지만,우유는 소젖이고, 소젖을 잘 먹는 동물은 소와 유당분해효소를 가지고 있는 인간 정도 입니다.그렇기 때문에우유는 개들에게 독이죠.유당분해효소장애가 있는 사람들이야 우유 마시고 배 앓이 좀 하다가 설사 좀 쫙쫙하고 나면 끝이지만,덩치가 작은 개들은 설사 구토를 하다가 탈수증으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고로 우유도ㄴㄴ.
양파,파,마늘 종류에는Organosulfoxides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이 경우에는 앞서 본 것들 보다 좀 더 심각하죠.인간과는 다르게 개의 적혈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백문이 불여인견이니 동영상 보시죠.
양파,파,마늘 종류를 먹은 개의 적혈구는 곧 파괴 됩니다.개는 급성 빈혈로 고생하다 중독으로 죽게 됩니다.한국인에게 인종차별을 할때 마늘 냄새가 난다고 놀리는게 빈말에서 왔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한국인들은 파,마늘,양파를 많이 먹죠.말하자면 한국인의 음식은 개들에겐 독 입니다.지금까지 많이 먹였는데 괜찮았다구요?천지신명께 감사 인사드리시고 병원 가세요.당장.
또한 여러 종류의 견과류는 과도한 지방 때문에 개의 이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포도에는mycotoxin이 있고 우린 맛있게 냠냠 할수 있지만 개들에겐 심각한 신부전증을 초래합니다.이 말고도 짠 음식,기름진 음식,매운 음식 절대 안됩니다.개들이 사람보다 추위나 자연 환경에 강할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에 만큼은 아주 약합니다.내유외강이랄까.개 먹는 음식이 아무리 싱겁고 맛없어 보여도 사람은 음식은 안됩니다.노노.
3. 그리고 절대로 No
개를 키우지 않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 자체에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동물을 키우기 위해 뭔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거나, 공부해야 한다거나, 지켜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며 참 이성적이지 못한 일입니다.아무런 이득이 되지 못 하는 애물단지를 집에다 가져다 놓고 돈은 돈대로 써야 하고, 마음도 써줘야 하고, 항시 신경써야 합니다.몇 해 전에 아이를 낳은 지인에게 어떤 느낌이냐고 물어 봤더니,
"어느 날 강아지 한 마리를 집에 데려왔는데 똥도 치워주고 밥도 먹이고 이것 저것 가르쳐 줬더니 어느 순간부터 이족보행을 하고 막 말도 한다. 심지어 말대꾸도 해. 딱 그 느낌이야."
반대로 말하자면,개는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죠.사람과 비교 하기엔 종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별로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정말 오래 키워서 사람 눈치를 코치채는 오구오구 똑똑해요 귀염둥이면 똥오줌 알아서 가리고 웬만한 말귀 다 알아 듣는다고 쳐도 미취학 아동에서 십대 초반 사이일 것입니다.
개를 키우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일을 돕게 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고,치료를 돕게 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고,혹은 단순히 가족이나 친구가 필요해서 일수도 있습니다.우리가 주는 것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개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돌려줍니다.우리를 쉽게 가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며,나갔다 돌아오면 정말 온 힘을 다해 기뻐해 주죠.
개를 불행하게 만들기 위해 키우기 시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하지만,개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개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잔혹한 행위는 개를 버리는 것입니다.태어나서 당신 밖에 모르고,당신만 바라보고,당신만 기다리던 생명에게 길거리에 홀로 남겨지는 것이 어떤 것일지는 감히 상상해 볼 수도 없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개가 온 힘을 다해 현관으로 당신을 맞으러 뛰어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요즘 국립과천과학관의 국제SF영상축제인 <SF2014>에서 '우주 저 너머'와 '시네마토크'를 하고 있다.허리 수술 후 겨우 한달 남짓 지난터라 몸도 정신도 부대낀다.그래서 오늘은 좀 가볍게 갈려고 하는데 머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암튼 주제는 제목처럼 저런 내용이다.
소유,그리고 존재와 관련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1.집이 없다구?그럼 어디서 자?
굳이 에리히 프롬을 끌고 오지 않더라도,그보다 훨씬 단순한 차원에서 소유와 존재에 대한 답은 내게는 항상 명확했다.소유가 주는 쾌감이 일차원적이고 단기적이라는 사실은 어릴 때부터 다들 경험한게 아니냐.물론 질 좋고 유용한 물건을 갖는 것은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고 때로 유용함도 제공해 주는 건 맞다.예를 들어 지금 타이핑 하고 있는 맥북 같은 게 대표적이다.머 이런 수준의 소유마저 버린,말 그대로‘무소유’의 삶을 살라면 우원은 '노땡스'하겠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유의 욕망과 가치에 스스로 잠식돼 버리는 경우다.이건 그냥 바보같은 삶일 뿐이다.생각해 보면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그렇게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니다.세상의 물건이라는 건 대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다.그런 시시한 것들을 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나를 증명할 수 있을 정도라면,나란 인간은 대체 얼마나 시시한 거냐.
굳이 대단한 욕망이나 집착에 빠져 있지는 않더라도,우리는 일상에서도 은연중에 소유의 개념에 잔뜩 젖어 살고 있다.어릴 때 누가‘우리는 집이 없어’라고 하면 그렇게 이상한 말이 없었다.아니 분명히 지금 집에 살고 있으면서,길거리에 나앉거나 다리 밑에 거적깔고 있지 않은데 왜 집이 없다는 걸까.그러다가 고등학교때쯤 되서야 그 말이‘소유한 집이 없다’는 뜻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세집에 이사갈 때 마다 농구대를 설치한다는 박모씨.
이쯤 되면 집 없다는 말이 무색할 뿐.
그런데 우원은 그 말이 아직까지도 잘 와 닿지 않는다.내 이름으로 등기가 돼 있든 아니든,내가 생활하고 잠자고 희로애락을 느끼는 곳이 내 집 아니냐.물론 남의 소유니까 마음대로 손대기 어렵고 월세나 전세금을 올리는 등 불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그래도 내가 사는 곳이 일단 내 집인 거다.
이래서‘우리 집’이라는 말은 소유와 존재의 두 양식 속에 혼란을 초래한다.멀쩡히 우리 집에서 잘‘존재’하던 내가 어느 순간에는 집을‘소유’하지 않은 뭔가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전락하고 만다.습관적인 단어 하나의 사용 때문에,존재 중심의 삶이 소유 중심의 삶으로 뒤바뀐다.그래서인지 그런 의미로‘우리 집’이라는 말을 할 때 사람들은 대개 슬프거나 자조적인 표정을 짓는다.
2.돈 벌기 위해 집 사는 사람들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만큼 집이 재산증식의 도구로 사용되는 사회도 흔하진 않을 거다.그래서인지 아파트 모델하우스든 광고든 보면 대개‘투자가치’에 대해 큰 비중을 둔다.이해하기 어렵다.이해해 볼려고도 했는데 잘 안된다.
집은 나와 가족이 살기 위해 구입하거나 짓는 거다.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팔고 이사가는 일이 생길 수 있고 그 와중에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하지만 그게 목적에 가까워진다면 그 집에 과연 제대로 정붙이고 살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건강하게 존재하려면 기본적으로 안정감이 필요하다.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있음에도 습관처럼 집이 없다고 표현하고,그렇게 장만한 집도 결국 돈이나 남기기 위한 도구로 쓰이거나 그런 기준으로 평가된다면,우리의 가련한 존재는 대체 어디에 붙들어매야 할까.
3.왜 아파트에들 목을 매지?
쓰다보니까 마치 앞의 소재에 이어서 쓰는 릴레이 글 같이 되고 있다.암튼 우원이 이해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파트.왜냐면 전 세계 어딜 가도 우리나라처럼 아파트가 많은 곳도 없고 또 고급으로 여겨지고 비싼 곳도 없기 때문이다.아, 물론 홍콩이나 맨해튼 같이 좁고 비싼 도시는 좀 예외인데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를 가도 그렇다.
생각해보자.아파트란 곳은 제 아무리 잘 지어 놔도 결국 공동주택이다.집 한채 지을 땅에10채, 20채,요즘은50채도 올라앉아 있다.벽이랑 천장,바닥은 남의 집하고 같이 쓴다.내가 편하게 앉거나 디비져 있을 정원이나 옥상도 없다.그래서 마음대로 소리도 못내고 뛰지도 못하고 요즘은 담배도 못핀다.그런데도 택도 없이 비싸다.
이게 왜 이렇게 됐나 알아보려면 우원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된다.우원이 초등학교 저학년때던1970년대에는 울나라가 많이 못살았기 때문에 단독 주택들의 시설이 엉망이었다.수세식 화장실도 흔하지 않았고 부엌도 지금같이 실내에 있는 게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이 깔린 반쯤 외부인 경우가 많았다.거기에 새벽에 한번씩 나가서 불 갈아야 하는 연탄 보일러 등 생활하기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싱크대는 그 무렵 아파트와 함께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파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대략 그때쯤이다.맨날 그러고 살다가 여기는 양변기에, 깨끗한 싱크대에, 다용도실에, 베란다에, 엘리베이터에, 기름 보일러를 때니 삐까뻔쩍하고 편리할 수 밖에 없다.그래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아파트로 옮겨가게 되는데,이 때 생긴 아파트의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고급스러운 주거 형태의 관념으로 굳어진 거다.
그렇다고 머 아파트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이상스레 추앙되고 어이없이 비싼 게 웃긴 거지.원칙적으로 공동주택은 단독주택보다 싸야 정상인거다.
4.잘산다,못산다?
우리가 쓰는 말 중 깨나 이상한,특히 소유에 경도돼 있는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그런데 여기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 없다.
‘잘 산다’는 건 말 뜻대로 직역해 보면lead a good life정도 된다.좋은 삶을 산다 정도의 의미겠다.근데 울나라에선 무조건 돈이 많은 걸 뜻한다.다른 아무 가치도 상관 없이,그냥 재산이 많아서 좋은 집에서 비싼 차 굴리면 그게 잘 사는 거다.가족들끼리 치고박고 하건, 누구 하나가 아프건, 가출을 하건, 자살하건 상관없이 돈만 많으면 된다.
똑같은 상황의 거울상은 물론 못 산다는 말이다.아무리 가족들끼리 단란하고 행복하건,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고, 주변도 돕고, 천사 같이 산다 한들 돈 없으면 걍 못 사는 거다.
아무런 의심 없이 다들 이런 말을 쓰고 있다.
GDP따위 말고,진정한 의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일까?
그럼 진정한 의미에서 잘 산다는 건 뭐냐?거야 당연히 행복하게 사는 거 아니겠냐.돈이 많은 건 그냥 돈이 많다고 하면 그만이다.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된다.이건 잘 살고 못 사는 것과는 아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덤으로 가난하다는 말도 좀 우습다.돈 좀 없다고‘집에 난리’가 나야 되나?
이게 다 몇 십 년 전 지지리도 돈 없던 시대의 유물이다.그 시절에는 돈이 없으면 말 그대로‘못 살고’ ‘가난’했을테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그간 미친듯이 벌고 이제는 여유도 좀 생겼는데도 이렇듯 우리는 아직도 돈이 행복을 좌지우지하던 때의 촌스런 사고에 갇혀 있다.그리고 누군가는 그걸 이용해 먹는다.
그래서 요즘 세상이 이리 막장이 돼 버린 거고.
5.다세대주택에 넘쳐나는 벤츠
우원이 사는 동네는 다세대 주택가다.대부분의 집들이 붉은 벽돌로 지은 3층 전후의 다세대주택이거나 소위‘빌라’고 집들 사이로 난 골목도 차 두대가 마주 지나가기 힘든 좁은 길이다.물론 그 좁은 길에는 양쪽으로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다.
근데 여기에 벤츠,비엠더블유 등등이 천지다.우원이 사는 곳이니 여기 집값이란 게 뻔한데,저 사람들은 대체 무슨 돈으로 저런 차들을 몰고 다니는 걸까?내가 촌스러워서 가격을 잘못 알고 있나 함 알아보기까지 했는데,제일 낮은 사양이6천만원이었고2억원 가까이 가는 경우도 있었다.중고라고 해도 만만치 않을 터.
솔직히 말해서 이 동네에는 일반SUV나 국산 중형차 이상 있으면 좀 어색한데,대체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건지 아리송할 뿐이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오해 말자.우원은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모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그냥 정말로 이해가 안되는 거다.
돈이 많아 아파트 값으로 수십억을 쓸 수 있다면 아예 좋은 집을 짓는게 낫고,그렇게 집 짓고는 팔아서 몇 푼 남길 생각 말고,또 전세든 월세든 내 사는 곳에 맘 붙이고 사는게 옳지 않냐는 거다.한편 돈이 별로 없어 다세대 사는 상황이면 거기 맞는 차 몰고 다니는 게 상식적이고,잘산다/못산다 운운하는 습관적인 표현에 괜시리 영향받지 말고 내 방식대로 살면 장땡 아니냐는 거다.
그러면 뭐,굳이 엄청 행복하진 못하더라도‘나’로서 자부심을 가진 채 한 세상 존재하다가 갈 수 있지 않냐.도대체 왜 기회만 있으면,조금의 빈틈만 있으면 나의 소유와 남의 소유에 그토록 예민하고 그걸로 세상과 사람을 평가하려 드는지,우원은 그 공허한 삶의 태도가 그저 이해되지 않을 뿐이다.
살랑살랑하다. 부는 바람도, 나의 기분도 살랑살랑하다. 거창, 막연히 알고는 있는 동네였으나, 막상 발길을 옮기려 하니, 마냥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을 뿐더러,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
차를 끌었다. 소요 시간을 가늠할 수 없어, 대략 오후 네 시 전후로 도착한다는 연락을 남겼었다. 제보자는 시간 상관없이 언제든 거창 창남초등학교 앞 카페로 오라 했었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차에서 내려 카페로 향하는데, 밖에 서 계시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혹시 딴지에서 오셨습니까?"
"네."
"아이고, 아까부터 기다렸습니다."
"네? 언제부터요?"
"두 시 쯤부터요, 안 오시나 해서 이제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네? 두 시요? 연락 주신 분은 누구시죠? 저랑 연락하신 분요."
"누군데요? 저희도 모르겠는데."
"xxxx-xxxx 이 번호요. 이 분과 계속 연락했고, 오늘도 말씀 드렸는데. 그럼 그 쪽은 어떻게 되세요? 학부모 대표신가요?"
"네 맞습니다. 근데 그 번호는 모르겠는데요."
"제보하신 분 모르신다고요? 이 분과 연락하면서 지금 온 건데... 누군지 모르신다고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르겠는데. 누구지?"
"일단 들어가시죠."
"네. 알겠습니다. 잠시, 화장실 좀 갔다가 갈 게요."
'뭐지? 왜 제보자를 모르는 거지?'
어느 날, 딴지 사무실로 한 남성 분이 찾아왔다. 스스로를 목수라 소개한 그 남자는, 지금 거창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리하여, 이 곳 거창까지 오게 되었는데, 막상 와 보니, 당사자(?)들은 제보자의 인적사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자료가 집에 있는데 괜찮으시면, 집으로 가시죠?"
'음, 까페로 가면 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집?' "네? 네. 그러죠."
'부부 같은데, 왜 차를 각각 타지? 차도 좋은데?' 괜히 예민해졌다. 아주 살짝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 마음은 대문에 다다르자, 이내 사라졌다.
가정집의 대문에 붙여진 포스터
2층으로 올라갔다. 마치 다례를 배워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의 방에서 얘기는 시작됐다. 먼저 거창교도소 학부모 반대 모임의 공동대표 중 한 분인 김은옥 님께서 말을 꺼냈다.(주로 대화에 참여한 인원은 보리삼촌, 공동대표 중 1인 김은옥 님, 회원 권정미 님 이렇게 셋이다. 물론 그 외의 분도 계셨지만)
"그러면 어떻게 먼저 제보를 받으신 거예요?"
'오잉?' 나로선 당황스러웠다. 제보를 해 온 측에서 어떻게 제보를 받고 왔냐고 물어보다니.
"일단은 여기 분들 중에서 한 분이 저희 회사로 찾아 왔습니다."
"어, 그래요~?"
"누구지? 성함을 알 수 있나요?"
"음.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모르시는 구나.(웃음)"
"저희는요, 정말 자발적으로 움직여요. 어떤 사람은 막 SBS에 제보하고, 어떤 사람은 다른 곳에 연락하고 그래요. 이게, 어느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아니면 안되겠단 생각이 있어서 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조직을 짜긴 짰지만은, 아니 짠 게 아니라..."
"(웃음) 가면서 진화되어 갔지."
"(웃음, 맞장구치며) 천지창조처럼 스스로 만들어진 조직이에요."
"제보하신 분은 서ㅇㅇ 씬데요. 목수라고 하시던데. 모르세요?"
"누구지?"
"여튼 그 분께서 우리 회사에 찾아와서 부편집장님께 취재를 요청했고, 응하게 되어 제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략적인 이야기만 듣고 왔기에 자세히 듣고 싶어서요. 근데 그 분께 연락처를 받은 건 카페를 하시는 목사님, 그 다음 학부모 대표님, 끝자리가 ㅇㅇㅇㅇ."
"그건 저의 번호."
"네, 이렇게 연락처만 받고, 오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요."
거창엔 법조타운(혹은 교도소)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2014년 12월, 착공이 계획되어 있다. 2011년에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한 군민 3만 여명의 서명부가 법무부에 제출되었다.(거창군의 인구는 2013년 12월 31일, 위키백과에 근거, 63,177명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지금 거창 군내에서 가장 큰 화두다. 지난 추석 땐 온 집안이 시끄러웠단다. 이 법조타운 조성 사업의 추진을 놓고 찬성과 반대로 군민이 나누어졌기 때문이다.
군민 3만 여명이 3년 전에 이미 서명을 했던 사업. 사실상 어린 아이와 연로하신 분들을 제외하면 과반수 이상이 찬성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갈등이 고조됐을까?
법조타운이 교도소라고 처음 알려진 것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이홍기 군수(전 군수이자, 당시 군수 후보)를 겨냥한 한 군수 후보의 발언 때문이었다. 딴지에 취재를 의뢰한 반대 측은, 그간 사업을 추진해 왔던 관에서 군민들을 속였다는 입장이었다. 3년 전엔 법조타운이라고하여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교도소였다는 거다.
- 중략 -
"국민TV에서 취재를 왔는데 '우리가 집회만 쫓아다니는 전문꾼인데, 이렇게 집회를 뭉클하게 하는 건 처음 봤다' (웃음)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어떻게 했길래요?"
"youtube에 저희 동영상이 있어요. 그리고 다음 카페도 있거든요. 카페에 여태까지 했던 것들이 영상으로 많이 있어요."(뭉클한 집회)
"youtube에서 뭐 치면 나오죠?"
"거창 교도소, 거창만 치면 나와요. 요즘에는 연관 검색어로 많이 떠서. 아, 너무 슬퍼요 이런 현실이. 집에서 밥하다가 빨래하다가..."
"다 내던지고..."
"(검색 후) 영상이 많은데 뭉클한 집회 영상은 어느 거죠?"
"(손으로 가리키며) 이 거 같은데. 최근에 올라온 건 아니고요. 읍사무소에서 그 때 이 영상 보고 울었었는데(웃음). (영상 보며) 이 날 우리가 모금하려고 아나바다 장터를 했는데, 교도소 반대하는 학생들이 이렇게 나와서……. 우리가 집회 기획 이런 거 해 봤겠어요? (웃음)"
"지금 교도소를 반대하는 학부모 모임엔 몇 명이나 있어요?"
"그걸, 알 수가 없어요."
"아, 몰라요? 체계적인 게 아니니까? 위에서부터가 아니라 밑에서부터 시작하는 모임이니까?"
"예예예."
밑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모임. 그들은 누가, 어디까지가 회원인지도 알지 못했다. 제보를 한 그 분도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이들 중 한 명이었던 거다. 마음으로 뭉친 거지, 말 그대로 짜여진 조직이 아니었기에 제보자가 누군지 모르던 상황. 모든 게 이해가 됐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는 자그마치 15명.
"그리고 우리가 단체 카톡방을 활용을 해요. 거기에 채팅방이 두 갠데, 최대 모이는 인원 수가 한 방에 천 명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어요."
"거기 천 명이나 있으면 중구난방이겠는데요?"
"아니에요. 처음엔 좀 그랬는데, 점차 점차 자리가 잡혀가면서, 꼭 할 말만 하고, 들어주고 그래요 지금은."
카톡 채팅방에 천 명이나 참여할 수 있단 걸 처음 알았다. 천 명의 대화.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말 많은 몇 명만 모여도 도떼기 시장이 되기 십상인데 카톡 감옥도 아니고, 천 명이 참여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채팅방이라니. 그런데 그 천 명의 채팅이 자리를 잡았다는 건 현 상황에 대한 그 분들의 단결력을 보여준다. 공유, 이해, 열정, 배려 기타 등등과 함께.
"7월 말 쯤에 만들어졌어요. 처음엔 소수였는데, '천 명 만들자 우리, 천 명 만들면 승산 있다. 이게 오래 묵은 일이고, 그런 싸움이기 때문에 이거를 터트리려면 많은 교육이 되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그런 얘기도 했었어요. '우리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해요, 뭐라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녜요' 하다가 언니가 '이래선 안되겠다. 해 보자' 이래서 학부모 모임을 만들게 된 거죠."
"'피켓팅이라도 해야지, 저거 그대로 넘어가면 그냥 시행이다' 이러면서."
- 중략 -
"죄송하지만 명함을 안 들고 왔어요. 다음에 챙겨 올게요."
"괜찮아요. 저도 명함 없어요. 아휴 명함 만들어야겠어. 다들 이렇게 주시는데."
"이게 다 오신 분들이에요? 봐도 돼요?"
"진짜 많~이 만났습니다. 여긴 보좌관 쪽이고, 여긴 법무부 행정과장, 교정본부장, 기자, PD..."
"이렇게 많이 만난 거면 이슈가 많이 됐겠는데요? 다른 곳 보도된 곳 없나요?"
"(명함을 보여주며) 여기 다 보도가 됐죠. 다들 단편적으로 다뤄서 그렇게 이슈는 안 됐어요."
"(자료 보며) 자료가 엄청나게 많네요. 정말"
사진이 다가 아님, A4 엄청 쌓여 있음. 레알.
"공부 많~이 했습니다. 이게 3년, 4년, 오래 묵은 일이에요. 저희가 활동한 게 두 달인데, 것만 해도 어휴... 공부 많이 하셔야 할 거예요."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들었을까? 왜 반대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되고 있는 그 사업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으며 추친 측의 입장은 또 어떠한지, 대안은 무엇인지... 다음 글에선 본격적으로 "거창군 법조타운 추진 사업"에 대해 알아보자.
아래 글은 금년 초, 독투불패에 <유학생 시리즈>를 연재하다 장렬하게 본지 노예로 산화, 아니, 필진으로 납치된 요제프K가 300에 던진 글이다.
본지는 그에게 '미스터 딴지스 캐나다 진'이라는, 누가봐도 있어보이는 감투까지 주었으나 16년 불친절 전통의 역사를 가진 성스러운 본지에서 본인 기사에 친절히 댓글을 달며 전통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이번엔 그룹 기밀까지 누설하려는 죄가 매우 중차대하여 이에 신입 갈구는 재미로 사는 퍼그맨 기자가 파란색 글자로 막 그냥 훼방을 놓는 것으로 처벌을 대신하는 바이다.
며칠 전 굉장히 흥미로운 전공을 가진 한 아리따운 여성과 그녀의 전공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아무리 봐도 이 이야기들은 혼자 듣기엔 너무 아까워 딴지에 글을 쓰는 것은 어떻겠냐며 각종 드립을 섞어가며 꼬득이려 했었다. 나의 이런 낚시성 드립을 듣던 그녀가
"지금 니가 하는 이걸 글로 써보는 건 어때? 딴지 필진 되는 법. 뭐 이런거."
그래. 요즘 안 그래도 쓸 기사도 없는데 이런 글이라도 끄적여 보자.
- 좋은 점 -
민족 정론지 대 딴지일보 필진이 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생각나는대로 한번 나열해 보겠다.
1. 돈
돈. 준. 다.
까놓고 이야기 하자.
요즘 세상에 글 써서 돈 버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인기 유튜브 영상 가지고 기사를 쓰곤 하는 모 인터넷 언론에서도 고료를 안 준다 하고, 인터넷 언론들 사정이 다들 좋지 않아 기고해도 고료는 굉장히 짜다. 모 인터넷 언론사처럼 편집부 의지에 의한 반강제적 봉사차원으로 공짜 소비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고 방씨 일가에 글을 바치기엔 그들이 명문대를 밝히고, 또 꼼꼼한 사상검증을 해댄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알겠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력과 선동능력으론 위대한 방씨네 신문 주필/논설위원들의 한자어 잔뜩 섞인 선동문/정권찬양문을 뛰어 넘을 수 없겠다. 결국 이러한 언론지형을 고려해 보건바 글써서 돈 타기 가장 좋은 방법은 딴지일보 기고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할 수 있겠다.
좋은 사례)최근 본 필자의 3연속 마빡 (속칭 요제프의 3연벙) 기록을 간단히 깨트려 버린 딴지일보의 '기사머신'이라 불리는 벨테브레라는 필진이 화제다. 혹자는 '세상을 보는 눈'이라 칭송하기도 하고, 혹자는'사라져 가는 딴지일보의 풍자 전통을 되살릴 구세주'라 칭하기도 한다. 그의 기사작성 능력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추측 되는데, 딴지에서 시간 남아돌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도 깔끔하게 'gg'를 치고 항복선언을 했다.
엄청난 기사 작성 능력과 그에 따른 잦은 마빡 진출로 인한 벨테브레의 고료 수입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니나 다를까 몇 달 전 그는 넘쳐흐르는 딴지발 자본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프로필 사진을 잉여자본의 아이콘 만수르로 바꾸기 까지 했다.
진지하게 말해보겠다. 딴지일보 고료는 절대 짜지 않다. 얼만지 궁금하면... 필진을 하면 되시겠다.
원래 머슴 밥을 더 잘 먹여야 되는 법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수많은 소송을 겪으며 버팅김 하나 만큼은 누구보다 잘 해야함을 절감한 딴지그룹이기에 그간 글을 투고해온 수십만 필진이 단결하여 소송하면 좋게 되는 수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본인 입장에서는 애석하다만 기자 봉급을 못 주는 상황이 되어도 필진 고료는 나갈 가능성이 높아져 있는 것이 딴지그룹의 깊수칸 속 사정이라 하겠다.
다만 롤러코스터와 같은 본 그룹의 운명상 언제 공중분해 위험에 쳐해질지 알 수 없으니 고료의 운명도 언제 산화될지 알 수 없다 하겠다. 먼 훗날, 딴지그룹이라는 이름이 통장에 찍혀있는 것 자체가 레어템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으니 꼬박꼬박 고료 나오는 지금을 즐겨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액수는 본 그룹의 볼드모트적 일급기밀이나 그 금액에 현대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소박한 멋이 살아있다, 마, 이렇게 자부하고 있다.
2. 평생 타이틀
가끔 마빡에 3번 당첨되어 필진이 된 뉴비의 기사 말미에 붙는 '평생 노예'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글 안써도 평생 필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나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모 필진은 IMF시절 이후 글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는 증언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역시 딴지 필진이다. 물론 딴지일보라는 매체에 거부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한 몇 달 써먹어 본 결과 영 쓸모가 없는 타이틀은 아니라는 것이 본 필자의 평가다.
딴지그룹과 관계될 경우, 왕정 국가로의 이행을 준비 중이신 특정 분들 및 그 추종자에게는 밉보일 수 있으나 대쉬지수라는 게 상승한다. 물론 이것은 본 기레기의 예로, 살아오면서 이토록 많은 여성의 대쉬를 동시에 받은 적이 없다.
누군가 '높으신 분들의 사랑과 여성들의 사랑 중 어느 것을 받으려나' 묻는다면 나는 다시 태어나도 후자를 택하리라. 물론 걍 나의 매력이 치명적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다.
3. 피드백
만약 여러분이 파워블로거(지)라면 해당 되지 않겠지만 본 필자처럼 평소 취미삼아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사람이라면 꽤 끌리는 점이 바로 빠른 피드백이다. 수 만 단위를 찍는 엄청난 조회수와 많은 악플 사이에서 한송이 꽃처럼 피어나는 선플을 바라보노라면 나의 이러한 잉여짓과 그 결과물인 마빡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각자 나름의 피드백을 준다는 사실이 꽤 뿌듯하다. 나의 노력에 대한 결과를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그 이상의 뿌듯함은 왠만해선 찾기 힘드리라 생각한다.
바로 잡아야 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수년간, 디도스 공격에 인터넷 도박광고 도배라는,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재해를 겪은 후, 본지 기사에 댓글을 한번 달려면 로그인, 암호입력, 120초 룰 등, 매우 엄청난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하여 SNS를 통한 개인적 피드백 외에 댓글 수는 현저히 줄었다. 이 점은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며 조만간 시스템 개편이 있을 예정이다.
다만 무조건적인 '장외, 반목 정치'로 글쓴이를 힘들게 하는 댓글이 아닌, 통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영양가 있는 댓글을 달아보려 노력하는 독자들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 딴지일보 피드백의 장점이라 하겠다.
- 나쁜 점 -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이 있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그럼 이번엔 나쁜 점을 나열해 보겠다.
1. 총수
난 김어준 총수를 한번 본 적도 없다. 심지어 총수가 하는 방송도 보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나를 '범 김어준계' 혹은 '김어준의 졸개'라고 부르며 딴지에 대한 불만사항을 털어놓는다. 한가지 좋은 예로는 본 필자의 모친을 들 수가 있겠는데, 자주 총수의 수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을 말하곤 하신다.
그리고 오늘 로동당 부대표의 카톡을 통해 3천명의 대화 내용 사찰이 이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빨갱이 중 새빨간 빨갱이로 재판까지 받는 총수와 같은 계열로 분류되면 언제 다음카카오가 여러분의 카톡 및 신상을 검찰에 상납할지 모른다.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다. 당신이 만약 글을 쓰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킬 경우를 상정해보자. 딴지일보의 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닌 총수를 욕할 것이다.사실 정답은 무조건 너부리 편집장을 욕하는 거라고 부편집장이 말... 이 경우 딴지일보 못지 않게 가카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찬 대뇌피질을 보유한 주요 찌라시들이 이 때다 하고 기사를 써제낄 텐데 '딴지일보 XX로 논란' 이런 타이틀로 뽑을 게다. '아무개 XX 주장해 논란' 이러겠나?
그리고 울 총수, 선진 메신져 앱 전도사다. 딴지그룹 관계자들은 5월부터 텔레그램 쓰고 있었다.
2. 죽돌기자
딴지일보 편집부엔 죽지않는 돌고래 부편집장이라고 있다. 아주 친절한 말투로 본 필자의 징징거림을 다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지만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문득 기사로 쓸만한 주제가 떠올라 트위터에 그에 대한 단상을 남기면 조용히 관심글 표시를 하곤 사라진다.(새벽 3시에!)
라는 내용의 상당히 친절한 말투의 지령을 내리곤 하지만 그의 과장된 친절과 각종 미사여구들로 인하여 그 친절함은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결국 메세지의 중심 내용(마감지켜!)만 머릿속을 멤도는 기이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곤 얼마 후 만사를 제쳐두고 마감시간에 맞춰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다독이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게 두렵다면 당신의 스마트폰에 '클래시 오브 클랜'을 깔고 열심히 렙업한 다음, 드래곤 몇 마리 보내주면 해결 된다. 부편집장은 흐뭇한 마음으로 더이상의 원고 독촉을 삼가할 것이다. 렙업이 힘들다면 그냥 독촉 받는 대로 글 써주시라. 게임 현질로 재정 파탄 나는 거 보다야 고료 한 번이라도 더 받는 게 국가의 창조 경제에 도움될 것이니.
3. 인용
몇 년전 나꼼수가 대 유행일 때의 일이다. 나꼼수에서 총수가
"이거 제가 다 알아봤는데..."
라고 말하는 거. 딴지 기자들이 알아본 거 아니면 딴지 필진들이 알아본 것일 때가 있다. 여러분의 노력과 피와 땀과 잉여력이 고스란히 스며든 기사가 총수의 입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인용 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딴지일보 김총수가..." 라는 말 뒤에 붙는 그런 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필진 개인의 이름은 자주 딴지(총수)라는 거대한 이름 뒤에 가려지곤 하더라.
위 1번 항목에 기술한 것과 동일한 내용의 조언을 드린다. 총수가 당신을 가리기 전에 총수 뒤에 숨어서 하고 싶은 말 맘껏 하시라. 다만 여러 곳에서 모은 팩트로 큰 그림을 그리는 총수의 능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말을 해두고 싶다.
- 비법 전수 -
그럼 이번엔 본격 비법 전수를 하겠다.
1. 길게 써라
딴지일보 기사를 쭈욱 보면 알겠지만 평균 길이라는 것이 있다. 딴지일보는 정론지이다 보니 다른 인터넷 매체에서 쓰는 기사들보다 평균 길이가 훨씬 긴 편이다. 본 필자의 경우 짤방을 제외한 기사의 길이는 A4기준 약 4페이지 정도 된다. 일단 길이가 길면 그만큼 노력과 정성이 들어갔다는 것을 뜻하니 기사를 선정하는 편집부에서도 주의 깊게 본다.
본 기레기의 연재물인 딴지갤러리가 본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벙커1 깊수키' 첫 코너를 고수하는 걸 보면 글의 길이가 중요하다는 것은 미스터 딴지스 캐나다 진, 요제프K 님의 오해임을 알 수 있다. 본 기레기도 뭣 모르고 글을 길게 쓰고 쪼개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입사 후 첫 글이 마빡 못 가고 깊수칸 곳에 파묻히는 경험을 하자(기자 글이라고 무조건 마빡 가지 않는다!) 시의성 있고 명랑한 글을 쓰는 게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본 기레기는 남다른 통찰력을 바탕으로 수뇌부 편집 기준을 바로 캐치하였으며 다음 글의 소재를 안전불감증을 채택, 바로 마빡 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객관적인 사실이 자랑으로 들린다면 기분 탓이다.
2. 짤방
적절한 짤방으로 시선을 끌어야 한다. 물론 어느정도 짬밥이 차면 짤방을 거의 안 섞어도 편집부에서 알아서 찾아주곤 하지만 이것은 필진이 된 이후에 할 이야기 이다.(난 아직 쪼랩이라 직접 다 찾는다.. ㅠㅠ) 스크린을 통해 보는 글은 대부분 한문단 이상 집중하여 읽기 힘들다는 것이 본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편집부에서도 거의 한 문단에 하나씩 짤방을 넣는 것이다. 적절한 짤방사용은 적극 권장한다. 본 필자의 경우 각 기사에 사용한 짤방을 분류해 놓기도 하지만 따로 짤방 폴더를 만들어 미래에 쓸 기사에 써먹기 위해 저장하곤 한다.
짬밥 따위. 딴지그룹 레전드 파토님은 언제나 짤방 넣는다. 연공서열을 막론하고 편집하기 이쁜 글이 수뇌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3. 정형화
딴지 기사를 가끔 읽는 사람이라면 하기 쉬운 착각이다. 정형화된 딴지식 문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이 문체는 대부분 편집부가 작성한 공지문에서나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타 필진들의 문체를 잘 살펴보면 각기 개성이 있고 그 개성을 편집부에선 어느정도 지켜준다. 그러니 일부러 '딴지식'으로 쓰기 위해 과도한 드립을 섞거나 문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본인의 독특한 문체를 살리는 것이 글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지 않을까?
이 부분은 정확하다. 찾아보면 딴지체 아닌 글도 많다.
4. 나의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장편소설 한 권쯤을 쓸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동의한다. 본 필자의 데뷔작이었던 유학생 시리즈도 그냥 주변에서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우는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 담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굳이 어디서 이야기를 찾으려 들지 말고, 자신의 삶의 이야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애인이나 맘에 드는 이성에게 썰풀듯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 유학생 시리즈는 그 용도로 많이 사용되곤 했었다.
요는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주시라는 거다. 나중에 이야기 속 당사자랑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울 일만 없다면 남 얘기 써도 뭐라 안 한다.
5. 진짜 비법
이번엔 진짜 영업 비밀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인데, 딴지 필진이 되기 위해선 마빡에 3번 가야 한다는 딴지일보의 정책을 이용하는 것이다.
글을 무조건 3동강 내라.
1편에선 각종 떡밥을 던져대고 앞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남았단 것을 암시한 후 약간 아쉬운듯한 느낌이 들 때 글을 마무리 하라.
그러면 죽돌기자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그러곤 친절하게 2편을 쓰라고 종용하겠지)
이러지 마시라. 내용 부실한 거 백날 동강 내봐야 소용 없다. 내용이 좋다고 해도 너무 동강 났다 싶으면 편집해서 합쳐야 한다. 이게 노가다다. 죽돌 부편집장이 아닌, 편집하느라 욕 본 수뇌부의 누군가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그러곤 친절하게 삼겹살을 대접하라고 종용하겠지)
6. 확인
마음에 드는 글을 썼으면 독투불패에 글을 올리고 기다리면 된다. 자주 확인할 필요는 없고 한국시간 오후 3시에 딴지일보에 로그인을 한 후 마이 페이지에 들어가서 작성글 보기를 눌러보자.
여러분이 작성한 글 위에 네모 괄호로 분류가 표시되어 있고 같은 제목의 글이 하나 더 생겼다면 거의 마빡에 간다는 뜻이다. 그러면 기쁜 맘을 부여잡고 다른 일을 보다가 한국시간 오후 5시쯤 마빡을 확인해 보면 업로드 되어 있을 것이다.
이걸 세 번 반복하면 된다.
- 이 글의 본 의도 -
소개가 늦었다. 난 요제프K라고 한다. 캐나다에 사는 25살 유학생이고, 딴지일보에서 나이 어림과 버릇없음과 시간 많음을 담당하고 있다.
나도 사실 필진이 되기 전까진 딴지일보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어떻게 하다가 글을 기고하게 되었고 올해 4월에 필진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후 딴지일보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게 되었는데, 그때 알게된 딴지일보의 가장 아쉬운 점은 20대 필진이 내가 유일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3,40대 필진 중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 당시 막 입사를 하였던 편집부 퍼그맨 기자와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해 보았지만 딱히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고, 이후 어찌저찌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베를 비롯한 20대 관련 사회 이슈들이 부각되는데 반해 정작 20대의 입장을 다른 세대에 설명해줄 20대의 목소리는 적다는 것을 느꼈다. 일베에 대해 논하는 많은 글쟁이들은 20대를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나의 경우 이것은 내 세대의 이야기의, 내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답답한 나머지 이런 20대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20대가 중심이 되어 시작한 언론들도 찾아 보았다. 실패였다. 좁은 인맥에 한정되어 있는 필자와 아직은 그다지 크지 않은 그들의 영향력에 난 실망만 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에 비해 딴지일보는 20대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꽤 훌륭한 토양이라 생각한다.
난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 한국땅을 떠난지 벌써 8년, 중간에 군대에 다녀 왔지만 한국 사회에 섞이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누구는 나약하다 하고, 누구는 절망적이라 하고, 누구는 개새끼라 욕하는 우리나라 20대의 이야기를 하기에 나 혼자의 힘만으론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 모른다.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쥐어 짜다보면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일베에 대한 해답이 튀어 나올지도...
이 글을 읽고 나처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20대 잉여 동지들의 딴지 필진 도전이 많아졌으면 한다.
-끝-
P.S. 위 글엔 진지함과 개드립이 정신없이 섞여있으니 알아서 판단하길 바란다. 죽돌기자는 좋은 사람이다.
그렇다. 부편집장은 좋은 사람이다. 다만 노동력 착취에 능할 뿐이다. 하지만 여타 언론에 돈 못 받고 글 쓰는 분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생긴다. 기왕 노동력 착취 당하는 거, 밥이나 먹고 하실 일이다.
밥 뿐인가. 총수같은 푹신한 방패가 있으니 자기 검열로 오르가즘 직전에 집필 욕구가 사그라드는 불상사도 예방할 수 있다.
해외 공연으로 다망하신 레이디 가카께서 한 때 내걸었던 구호를 우리 딴지그룹은 기억하고 있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경제적 여유와 관능적 집필 경력, 그리고 이성들 사이의 인기(물론, 당신의 매력이 퍼그맨 싸다구 후려칠 수준이라는 전제 하에 얘기지만)까지 모두 누리며 20대를 보내는 거, 꿈 같은가?
입사 후 쭈욱 딴지일보를 사찰해왔다. 가카가 미처 챙기지 못 하시는 일에 관심 많은 곳이다. 그러니까 꿈을 좇다 주저 앉고 싶은 기분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함 두드려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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