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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10. 17

by 꾸물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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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내맘대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읽기

 

기사 - [리뷰]내맘대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읽기

2014. 10. 17. 금요일 onesixth 지난 기사 [내맘대로 <국부론> 읽기] [내맘대로 <자본론>읽기] [내맘대로 <에밀> 읽기] [내맘대로 <국가> 읽기] [내맘대로 <군주론> 읽기] [내맘대로 <통치론> 읽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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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7. 금요일

onesixth

 

 

 



지난 기사

[내맘대로 <국부론> 읽기]
[내맘대로 <자본론>읽기]
[내맘대로 <에밀> 읽기]
[내맘대로 <국가> 읽기]
[내맘대로 <군주론> 읽기]
[내맘대로 <통치론> 읽기]
[내맘대로 <전쟁론> 읽기]

 

 

 

20세기로도 함 가볼까 아니면 그리스로 다시 돌아가 볼까 하다가 어째 또, 또, 또, 절대왕정의 그때로 끌려들어 가게 되었더랬다. 꿈도 희망도 없다.

 

 

근대정체론의 종결자 몽테스키외를 다루는 만큼 간단히 흐름을 정리해보자. 16세기 초반 마키아벨리는 교회와 정치를 분리하고, 유능한 군주상을 그렸다. 17세기 초반 홉스는 이걸 꿀꺽 받아서 왕 아래의 평등과 법에 의한 통치를 구상했다. 하지만 17세기 후반 더는 왕을 믿을 수 없었던 로크는 의회를 중심으로 한 권력의 분립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18세기 초반 몽테스키외는 이에 필을 받아, 하나 받고 하나 더! 라는 정신으로 사법권을 독립시켜 삼권분립의 원칙을 만들어냈다.

 

몽테스키외 (1689~1755)

 

공화정체에서는 덕성이, 군주정체에서는 명예가 필요한 것과 같이 전제정체에서는 공포가 필요하다. 전제정체에서는 덕성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명예는 위험하기까지 할 것이다.

- 몽테스키외 지음, 이명성 옮김, <법의 정신>, '제3편 세 가지 정체의 원리', 홍신문화사, p.34

군주정체나 전제국가에서는 그 누구도 평등을 바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월을 지향한다. 가장 낮은 지위의 사람들도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그것은 남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 <법의 정신> '제5편 입법자가 제정하는 법은 반드시 정체의 원리와 관련되어야 한다는 것', p.51

절도 있는 국가에서는 법은 어디서나 지혜롭고, 누구나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하급 관리라도 그 법을 이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제국가에서는 다르다. 법이 단지 군주의 의지일 뿐이므로, 군주가 제아무리 지혜롭다 해도 관리로서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의지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 <법의 정신> '제5편 ', p.72-73

 

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제 다들 아시리라. 로크와 몽테스키외 사이에는 둘에서 셋으로라는 단순한 버전업 이상의 차이가 있다. 도시로 부가 몰려들고, 그에 따라 터전을 잃은 하층민들도 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화끈하게 큰 일을 벌일 때마다 공공부채는 쌓여가고 뭐 그런 흔한 공통점을 제외하면, 18세기 초반을 전후로 한 영국과 프랑스는 너무나도 다른 나라였다. 프랑스는 (아직)왕의 목도 못 잘라봤고, 신 귀족(법복귀족)을 중심으로 신분제도 견고했다. 게다가 일상세계의 지배자라 불릴 만큼 교회 역시 여전히 만만치 않은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독투불패]역사 VS 이빨

 

기사 - [독투불패]역사 VS 이빨

2014. 10. 17. 금요일 독투불패 고래엄마 편집부 주 이 글은 원고 펑크 신기록을 수립 중이신 '이슈 VS 이빨'의 마사오님 기사 마냥 역사적 사건에 촌철살인의 이빨이 더해진 형식이 돋보이기에 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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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7. 금요일

독투불패 고래엄마 

 

 

 



편집부 주

이 글은 원고 펑크 신기록을 수립 중이신 
'이슈 VS 이빨'의 마사오님 기사 마냥
역사적 사건에 촌철살인의 이빨이 더해진 형식이 돋보이기에
비스무리한 틀로다가 편집 함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럴 수가!
편집자도 믿기지 않는 가독성이 창출되었기에 
마빡에 올려드리는 바입니다.


 

 

 

<불멸의 이순신> 이순신 말고 선조를 봐라

 

요즘 우리집 남자들은 <불멸의 이순신>을 다시 본다. 그런데 나는 조선 최악의 임금 선조를 보고싶지 않아서 같이 보고싶지 않다.

 

조선 제 14대 임금 선조는 최악의 조건을 두루 갖춘 임금이다. 무능력한데 오래 살았고 신하들 잘둔 덕에(?) 죽을 때도 왕이었으니까.

선조는 1552년에 태어나 1567년부터 왕이 되어 1608년까지 조선의 왕이었다. 할아버지 중종의 서자 덕흥군의 아들, 그 중에서도 위로 형이 둘 있는 막내였다. 아버지도 적통이 아니고 아들도 적통이 아닌 흔히 말하는 방계 출신 제 1호다.

역사에는 정통성에서 두 계단 아래인 선조를 왕위에 세우면서 선왕 명종의 뜻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사실은 나이 제일 어리고 더 정통성 없는 왕을 골라야 자기 말을 잘 듣고 자기네 기득권을 대대손손 이어갈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깔려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는 명종 부인 인순왕후 세력이 선조를 찍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렇게 왕이 된 선조는 죽는 날까지 정통성 없는 권력 컴플렉스와 그 합병증인 '나보다 능력있는 놈에게 자리를 뺏길것 같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영토를 다스렸다. 동물의 세계에서 늙어가는 우두머리 사자가 자기 무리 내 젊은 수컷을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것처럼.



적대자 1호 정여립

 

정여립은 1570년 25세에 과거에 급제한 수재로 이이의 문하에 있으면서 "공자는 다 익은 감이요 율곡은 덜 익은 감"이라는 등 열혈 율곡당, 즉 서인이었다가 동인이 중앙정계를 장악하는 것을 보고는 누구누구처럼 당을 바꾸어 열혈 동인당이 되어 율곡을 씹기 시작했다. 적진에서 넘어온 사람이 빨리 자리를 잡기 위해 그렇듯 이제는 열혈 안티 율곡(서인)의 기수가 되었던 것이다.

 

인재들을 직접 가르쳐 키웠던 정조와는 달리 그럴 능력도 배포도 없었던 선조는 나이도 엇비슷한데다 능력잇는 정여립이 고와보일 리 없었을 테고 게다가 중앙 정계의 판세에 따라 제빨리 줄을 갈아타는 권력에 대한 기민성도 경계했을 것이다. 내가 틈을 보이면 언제든 나를 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적대감은 둘째치고 내가 실수라도 하면 꼬투리라도 잡아서 왕을 갈아치울지도 모른다는 권력 본능이 발동했다.

 

서로 물어뜯게 할 견제세력이 없는 한 최고권력자에게 위협감을 주는 능력있는 자는 발탁될 수 없는 법! 정여립은 끝내 낙마하고 만다!

 

그런데 문제는 정여립이 조용히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데 있었다. 그가 군사를 조련해 한양을 정복하려 했다는 것은 믿거나 말거나지만 신원 복원 운동, 내시 자기 세력 규합 등을 통해 권력에 편입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선조는 그 싹까지 자르려 했다. 즉위 당시 윤원형 일파를 견재하기 위해 재야 사림들을 등용하면서 동인과 서인이라는 양당체제를 만들어 주었더니 동인이 지나치게 커지자 정여립을 이용해 동인을 제거하고 서인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정치적 의도도 다분했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적대자 2호 이순신

 

어느 분이 이순신의 전공을 논하면서 넬슨은 나라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고 이순신은 혼자 싸웠기 때문에 이순신이 훨씬 대단하다고 평했다. 나라를 지키는데 나라의 지원을 못 받는 것 그것은 조선시대 때도 있었던 우리 역사의 전통인 모양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창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쪽은 양당 중 서인이었다. 십만 양병성을 주장한 이이가 그 대표주자다. 그밖에도 일본에 다녀온 통신사 등 중 서인 계열들은 다 안보위협을 주장했다.

 

하지만 동인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선조는 '국방 이상 무'라며 동인 손을 들어주고야 만다. 왜구와 환관들 때문에 정신 못 차리던 명과 4군 6진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는 틈을 타 여진족이 뭉치면서 후금의 기틀을 마련해 가고 있는 것도 묵살하고 '북쪽 안보도 이상 무'라는 말에 혹한 것처럼. 강력하게 키워 놓은 군대를 장악하는 사람은 곧 나의 적이라 생각해서 그랬을까? 지나친 억측이라 해도 할말은 없다.

 

그렇게 임진왜란은 터졌고 불방망이라는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은 신립의 처절한 저항 말고는 별 어려움 없이 걸어서 도성을 점령했고, 선조는 남몰래 의주로 도망쳤다. 한국전쟁 때 이승만이 국민을 안심시켜 놓고 몰래 부산으로 튄 것처럼.

 

이순신은 이 때 등장해 남해와 서해의 바다를 장악함으로서 일본군의 병력증강과 식량보급을 차단함으로서 전쟁에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전쟁에서 칼을 쥔 자는 책임을 물어 우두머리를 바꿀 수도 있다는 공포심과 잘난 이에 대한 열등감이 스물스물 이순신에게 촉수를 뻗었고, 이순신 같은 장수보다 힘이 없어서 조금만 도와주는 척 해도 말 잘 듣는 쪽, 선조와 그 떨거지들을 선택한 명의 뒷배도 있고 해서 선조는 정여립처럼 이순신을 제거하기로 한다. 여기서 다시 오버랩 되는 그분 초대 대통령 이승만. 그분도 김구나 조봉암 같은 사람들을 적극 제거했다. 스펙에서 딸리는 기업 총수가 스펙 좋은 아랫사람에게 느끼는 그런 모멸감 내지 불안감, 열등감 등등이 한 몫했으리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거기다 김구나 여운형보다 말 잘 듣고 능력 없는 이승만을 선택한 미군정의 비호가 있었지 않은가! 역사는 정말로 돌고 도나보다!

 

 

대학 다닐 때는 이순신이 참 싫었다. 나라가 개떡같고 나라는 널 버렸지만 너는 끝까지 절대충성하는 아름다운 국민이 되라는 선전물의 표상 같아서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우리가 이순신을 그렇게 이용한 위정자들을 미워해야지 왜 엄한 이순신을 미워해야하는가! 물론 그가 완벽하다고 말하진 않지만 그의 업적을 깎아내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죽을 만큼 얻어맞고 나을만할 때 딸랑 배 열세 척으로 명량대첩을 이뤄낸 이순신에게 내려진 '면사첩' 죽음을 사해준다는 종이 쪼가리 하나! 기르던 개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개 패듯 패놓고 집에 든 도둑 잡아주니까 이제 맞을 짓 하지 말고 이런 것만 하라고 머리 쓰다듬어 주는 주인 같은 모습이다. 지가 잘못해놓고 용서해준다고 한마디 하는 우리네 사법 심판 같은 짓을 선조가 해버리고 말았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노량해전을 다룰 때 이순신은 스스로 갑옷을 벗는다. 내가 봐도 이순신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었을까 한다. 전쟁에서 이기면 나중에 선조와 명에게 맞아죽을 것 같고, -아니 멸문지화라는 걸로 연좌죄까지 걸 지도 모른다- 질 수도 없는 상황, 진퇴양난 속에서 그가 할수 있는 선택은 자살이지 않았을까. 다행히 요즘은 이순신의 백의종군도 다루지만 이런 얘기도 많이 하니 대놓고 이순신을 미워할 필요가 없다. 참 다행인 세상이다.

독립운동 변변이 안 하고도 초대 대통령이 되어 저보다 잘난 놈들 다 죽이고 역사 정리 제대로 못해 아직도 서북청년단 운운하는 세상을 만든 이승만 대통령과 능력없이 왕위에, 그것도 너무나 오래 앉아서 잘난 놈들 다 제거하고 전쟁 후까지 오래오래 살아남아 역사의 흐름을 막아버린 선조, 참 많이 닮지 않았나? 

 

 

 

 

 

[IT]상품 가치 전쟁 6편 上(90년대 MS Word과 1989년도 한/글)

 

기사 - [IT]상품 가치 전쟁 6편 上(90년대 MS Word과 1989년도 한/글)

2014. 10. 17. 금요일 trexx 지난 기사 [1편 - 90년대 MS Windows와 1984년 Apple Macintosh System Software ] [2편 - 1979년 Sony Walkman과 2001년 Apple iPod] [3편(上) - 1977년 Apple II와 1981년 IBM PC] [3편(下) - 1977년 Apple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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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7. 금요일

trexx

 

 

 

 

 

 

1. 문자, 활자

 

삼성은 2014년 9월 30일 훈민정음 개발중단을 발표했다.

 

1992년 삼성에서 만들어 어리석은 백성이 아닌 결국 삼성 임직원에게만 쓰였던 '우리나라 최초의 윈도우즈 워드프로세서'인 훈민정음(정음 글로벌)은 2014년 9월 30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삼성은 훈민정음을 9월 30일 이후 3개월간 MS 워드와 병행사용하고 2015년 1월부터는 MS 워드로 대체한다. 전세계 업무 표준인 엑셀과 파워포인트와의 호환성을 위해 결정한 사항이라 한다. 2001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으로 훈민워드 한글날 버전을 무료 배포했었고(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14년 한글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중단을 공지했다.

 

워드프로세서는 컴퓨터에서 실행하는 문서 제작 툴이다. 즉, 문자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종이에 출력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기능으로 보면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유용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인류의 역사와 땔래야 땔 수 없는 문자와 관련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시기는 기원전 6~7천년 경으로 추정된다. 소통의 전달 수단으로 말을 대신하여 약속된 기호로 만들어진 문자는 인류에게 기억을 연장하도록 하였고 문자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문서를 복제하기 위하여 인류는 종이가 발명된 후 손수 직접 필사본을 만들었다. 그러다 문자를 다량으로 복제하기 위한 '활자'를 이용한 판각기술 발명되고 결국 인쇄술*로 이어지게 된다.

 

무주정광대다라니경

판본의 역사는 종이의 역사(기원전 2세기 경)와 같이하는데 이는 묘비 등 석판에 쓰여있는 글자를 먹물 등으로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1966년 10월에 발견한 '무주정광대다라니경'([산하칼럼] 무구정광다라니경 빛 보다 참고)으로 목판본으로는 세계 최초로 704~751년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고려 때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 1372년으로 추정된다만 역사적으로 금속 활자 기술로 가장 유명한 발명품은 1450년에 구텐베르크 활판으로 인쇄한 '불가타 성경'이다.

 

 

 

 

 

[영부인 관람기] <3> - 차우 : 마초가 수줍어할 때

 

기사 - [영부인 관람기] <3> - 차우 : 마초가 수줍어할 때

2014. 10. 17. 금요일 편집부 독구 본 기사는 영화 리뷰가 아닌 여성 딴지스의, 여성 딴지스에 의한, 여성 딴지스를 위한 영화 잡담으로 남성 딴지스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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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7. 금요일

편집부 독구

 

 

 



본 기사는 

영화 리뷰가 아닌
여성 딴지스의, 여성 딴지스에 의한, 여성 딴지스를 위한
영화 잡담으로
남성 딴지스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필자가 그 점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읽어 내려간다면
여성 심리 이해에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외다.

 

 

 

 

3탄 <차우> : 마초가 수줍어할 때

 

1. <차우>와 윤제문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백만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군복스타일의 옷, 어깨까지 내려오는 야성적인 머리카락 그리고 평생 감정 따윈 표현한적 없는듯 한 무표정한 얼굴. 필드생활 20년 경력의 싸나이 of 싸나이가 여자에 꽂혔다. 그녀가 구성지게 트로트를 부르며 내민 손을 잡는 순간 마초의 심장엔 하트가 뿅뿅뿅. 마이크를 잡고 뱅그르르 도는 그녀가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사랑에 빠진 마초는 그녀 옆에 찰싹 붙어 앉아 한 살배기 애처럼 우유를 질질 흘리질 않나, 입가에 커다란 빵조각 하나 붙인 채 배시시 웃질 않나, 그녀가 덥썩 잡아준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질 않나, 일행이 잠든 사이 그녀에게 몰래 뽀뽀하려고 얼굴을 들이대질 않나 이렇듯 너무나 귀엽고 수줍은 행동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 나는 그만 홀딱 반해 버렸다. 이쁘다! 이뻐죽갔다! 

 

 

2009년도 작 <차우>는 감히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말하고픈 영화다. <차우>외 신정원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는 <시실리 2km> <점쟁이들>이 있고 현재 <더 독>이라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 캐스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별 이야기가 없어 엎어진건지 진행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차우>가 개봉했을 당시 내 주위에서는 난리가 났다. 이 영화는 꼭 봐야한다고 침을 튀기던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차우>를 봤는데 옴마야, 크나큰 충격에 몸져 누울 뻔했다. 한국영화계에 이런 걸작이 나타나다니... 그래서 <점쟁이들>이 개봉하자 바로 극장으로 달려갔는데 몹시 실망 했다는 사실을 밝혀야겠다. 차우빠인 지인들과 내린 결론은 신정원 감독이 각본까지 써야 제대로라는 것. 한낮의 똥개마냥 축늘어져 리모컨을 돌리던 나를 각 잡고 앉게 만들었던 <시실리 2km>의 각본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가있다. 감독님, 어서 빨리 신작 개봉하소서.

 

 

전설의 제작발표회. 

주연배우마저 웃음을 참을수 없어

보는 사람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선언문 낭독의 현장

 

<차우>는 식인 멧돼지와 5인의 추격대의 살벌한 대결을 다룬 영화다. 포스터에는 괴수 어드벤처라고 되어있는데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절대로 혹하지 마시라엄태웅이 김순경, 정유미가 생태연구원, 장항선이 포수, 윤제문이 포수, 박혁권이 신형사 역을 맡았다. 조연들 역시 연기력이 끝내준다. 주조연의 절묘한 앙상블이 코미디를 살렸다고 본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개봉 당시 이 영화를 호러로 마케팅했다. 차라리 코미디라고 했으면 - 이게 더 진실에 가깝기도 하고- 더 흥행했을지도 모르겠다. <차우>는 미장센과 코믹 장치가 아주 영리한, 섬세함이 박찬욱&봉준호에 뒤지지 않는 코미디영화다

 

'느끼아 느끼아'

'휘바 휘바'

'비달 사순?'

 

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차우의 명대사 중 일부다. 맥락없이 늘어놓는 바람에 이건 뭐지 싶겠지만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 손가락을 자르는 심정으로 봉인을 걸었다. 워낙에 명장면, 명대사가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 어렵지만 요 세개는 단언컨대 최고의 대사가 아닐런가 싶다. ,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만고 내 생각이다. <점쟁이들> 개봉 때는 코믹호러라고 해서 코미디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는 했는데 문제는 영화가 별로 ... 헛헛 흐압.

 

우연찮게 본 영화가 지금껏 존재도 몰랐던 배우를 재발견하게 해주곤 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류승룡을, <박수건달>은 조진웅을, <군도>는 마동석을 내게 각인시켜주었다. <차우>는 윤제문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주었다. 사랑에 빠진 상남자의 모습을 어찌나 찰지게 연기했는지 평소 남자의 의외의 귀여움에 페티쉬가 있는 소녀 독구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윤제문의 모습만 떠올리면 가슴이 아려왔다고 고백해야겠다.

 

간헐적 무도빠로서 방영 초기부터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도니도니 정형돈이 어느 순간 눈에 쏙 들어온것도 그의 귀여움 때문이었다. 쑥쓰러워하는, 몸둘바 몰라하는 그의 순진한 행동거지에 총 맞은 것처럼 어지러웠다. , 귀여워. 최근 형광팬편에서 팬들의 애정공세에 심히 부끄러워하던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 깨물어 버리고 싶어.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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