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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11. 03

by 꾸물 2022.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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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벙커1깊수키+더딴지>통합2호 : 주제는 결혼

 

기사 - [공지]<벙커1깊수키+더딴지>통합2호 : 주제는 결혼

2014. 11. 03. 월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편집부 주 공지를 보고 아주 막무가내로 메일을 날리시는 분이 속출하는데 그런 거 안된다. 본지는 '딴지동일체의 원칙'을 따르는 바, 사해만방에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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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3. 월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편집부 주 

공지를 보고 아주 막무가내로 메일을 날리시는 분이 
속출하는데 그런 거 안된다. 

본지는 '딴지동일체의 원칙'을 따르는 바, 
사해만방에 퍼져있는 딴지스는 딴부심을 행사함에 있어
딴지스 인증을 정점으로 하며 
이는 본 공지의 말미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음에
원칙을 따르지 않는 자는 
본지의 100인 기준에 제외됨을 선포한다. 

본지의 시스템이 완전 구려 막 로그인이 안되고
댓글이 잘 안달리는 상시적 천재지변은
누구보다 열받고, 
아니,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으니 
부득이 그럴 경우엔
메일에 이름, 주소, 전번과 함께 
본인의 아이디와 닉네임을 날려주시라. 

11월 7일 오후 4시 마감.


 

 

 

1. 글타. 통합했다.

 

지난달, 오직 벙커1에서만 습득 가능한 한정판 오프라인 잡지인 <벙커1깊수키>와 무규칙2종온라인 매거진 <더딴지>가 통합됐다.

 

 

아래는 온라인판 통합 1호에 밝힌 '변'이다.  

 

통합의 변 

2012년 11월, 동북아시아 최초의 무규칙2종매거진 더딴지가 탄생했다. 본인의 재능을 가난과 맞바꾸며 이제는 전우애마저 느끼게 만드는 필진과 판타지 스릴러로 가정교육을 받아야 상상 가능한 역경을 견뎌낸 편집부가 사이 좋게 중탕기에 들어가 너덜너덜한 영혼마저 고이 짜낸 엑기스라 평할 수 있겠다.

그 후 약 2년, 십 수년간 산소호흡기를 벗 삼아 살아오던 딴지그룹은, 예의 그 롤로코스터와 같은 숙명처럼 변태에 변태를 거듭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너부리 편집장의 영혼을 곱게 빻아 비료로 삼고 산소호흡기를 자처한 딴지스의 변태적 애정을 담뿍 넣어 초고속 성장한 딴지마켓, 단 두 명의 인원으로 시작해 자신들이 장판파의 장비인 줄 착각하고 실제로 버텨낸 벙커1팀, 그리고 '나는꼼수다'의 글로발한 신화를 시작으로 한 딴지라디오의 무차별 다양화, 되겠다. 물론 밀리지 않는 월급과 원고료라는, 체감하고 있지만 언제 깰지 모르는 꿈과 같은 현실도 빠트릴 수 없다.

법인 등록 당시 총수가 장난처럼 기재한 '그룹'이라는 회사명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가 될지 모르겠다는 김칫국적 상상을 하는 요즘, 딴지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이 모일 수록 서로를 사랑할 시간이 빈곤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범인류적 고뇌도 존재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언제 바스러질지 모르는 회사, 상주 인원 딸랑 3명, 겨울에는 벌벌 떨며 장갑을 끼고 키보드를 치는 대신 쉼 없는 노가리로 추위를 달래던 게 일상이었으나, 이제는 벙커1팀이나 딴지까페에 신입이 들어와도 서로의 일에 치여 한 달에 한번 대화하기 힘든 실정이다.

하여 고전적인 의미의 딴지스, 즉 딴지독자와 필진 뿐만 아니라 딴지그룹 모두는 물론, 벙커1특강을 들으러 오는 이, 딴지라디오 구독자, 까페 단골들까지, 마치 울 아부지가 나 어릴 때 등 밀어주듯(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좀 아팠는데 아부지가 넘 환하게 웃어서 참았다)서로의 존재감에 달라붙은 때를 밀어주는 한편, 야동이라는 구태의연한 범마사오적 수단을 넘어 스스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거 되게 중요한 거잖냐.

하여 나온 것이 딴지그룹 모두가 참여해 마치 노출증에 걸린 듯 폭로하는 그룹기밀과 그 달의 딴지스런 기사를 압축 편집해 밀어 넣은, 오직 벙커1에서만 습득 가능한 레어템 <벙커1깊수키>였다. 미녀 디자이너 언더바님의 탈인간적 동료애로 오프라인 잡지도 어느 정도 요령이 붙던 차,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걸 딴지스 모두에게 오프로 배달하면 어떨까 하는 욕망이 한밤의 치맥마냥 밀어닥쳤다. 너부리 대장에겐 '오프로 잡지를 찍어내면 계속 적자인데 함께 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했더니 그런 가치가 있으면 계속 고, 하랜다. 이거, 대장은 막 벌고 난 막 쓰라는 말로, 해석했다.

하여 기존의 온라인 잡지 더딴지와 오프라인 잡지 벙커1깊수키를 통합하여 모두의 가정 깊수키에 배달하고 싶다는 욕정을, 빠른 시일 안에 풀어보고 싶다. 물론 현재의 결제 시스템 및 기존 회원, 배달 문제, 인원, 인쇄비 등등등 무수한 난관이 있겠으나 그건 잘 다니던 회사 때려 치고 들어와 지난 1년간 더딴지의 총괄기획에 힘써온 너클볼러가 유능한 영업맨이기도 하니 걱정 안 한다.(다시 생각해보니 회사를 '잘' 다녔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 나이가 좀 많아서 일 좀 시키다 빡치면 갑자기 때릴까봐(누누이 강조하는데 난 때리면 아픈 타입이다. 상사 때리지마라, 이 너클볼러야)내심 불안하긴 한데 수뇌부의 전통은 까라면 까는 것이니 까야할 테고 무엇보다 우리 가카의 미덕이 '아 몰라, 썅, 걍 내 맘대로 할 거야' 아니덩가.

이러한 미덕을 적극 실천하는 것이야 말로, 또한 본지가 나아가야 할 길이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통합에 따르는 무수한 뻘짓과 불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딴지그룹이 지난 16년간 지켜온 불친절 전통을 사부작 훼손하더라도 대충, 아니, 졸라 경청하며 독자제위의 지루적 사랑에 보답할 것을, 언제나처럼 격렬한 설레발로 약속하며,

오늘은 여기까지.

 

통합 1호는 기존의 <더딴지>를 받아 볼 수 있는 창구, 오직 온라인판으로만 감상 가능했으나 통합 2호부터는 실질적으로 완벽한 일심동체 버전이다. 즉, 벙커1에서 습득 가능한 오프라인 버전과 온라인으로 나가는 버전이 마치 MB와 레이디가카의 국경없는 자애로움 마냥 완전 동일해졌다는 말이다.  

 

하여 나온 것이

 

<벙커1깊수키>+<더딴지> 통합 2호, 되겠다.

 

두.둥.

 

(두둥은 자가 음향효과로 글을 읽다 두둥이 나오면 반드시 각자 입으로 소리내어 읽는 것이 

딴지그룹의 유구한 전통이다. 그룹 내에선 ‘액티브 두둥’이라고 하는데 

한국 고유의 전통마냥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액티브 엑스와 운명을 같이 할 거다.)

 

 

 

 

 

[사회]단통법, 출생의 비밀

 

기사 - [사회]단통법, 출생의 비밀

2014. 11. 03. 월요일 물뚝심송 하나의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 복잡한 과정은 사실 삼권분립 체제 하에서 입법부의 역할이 탄생한 이래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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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3. 월요일

물뚝심송

 

 

 

 

하나의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 복잡한 과정은 사실 삼권분립 체제 하에서 입법부의 역할이 탄생한 이래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법안에 의해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도대체 저 넘은 어디서 튀어나온 넘인가, 하고 어리둥절해 하기 십상이다.

 

재미있는 컨텐츠 생산능력은 스스로 다 잘라내 버리거나 종편들에게 넘겨준 지상파들이 '썩어도 준치'를 외치며 시청률을 위해 만들어 내고 있는 막장 드라마들에서도 이렇게 복잡한 출생의 비밀이 포함되면 시청자들은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며 포기하게 된다.

 

이 복잡한 과정을 과연 민족정론지 딴지일보의 독자들에게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방법이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그런 복잡한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싫어할 것이다. 세상에는 훨씬 더 간편한 방법들이 많거든. 이분법, 편가르기, 패거리즘, 적의 적은 아군, 이런 쉽고 강력한 무기가 얼마나 많은데 뭘 그리 복잡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냐는 핀잔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현실은 이런 복잡성이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복잡성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세계에서는 나도 모르게 내 주머니의 돈이 어디론가 위치이동 되기 마련이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하나도 없이 말이다.

 

선택은 단순하다. 파란 약을 먹고 그냥 여태껏 해오던 대로 모른 척 하면서 호갱 노릇을 할 것인 가, 아니면 빨간 약을 먹고 이 복잡한 생쇼가 벌어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깨닫고 분통을 터트릴 것인가.

 

어느 쪽 하나도 그리 맘에 들지는 않으실 것이다.

 

  

 

 

1. 누가 단통법을 제일 싫어하는가?

 

당연히 삼성이다. 삼성은 애초부터 이 법안 자체가 무산되기를 원했다. 단통법을 비판하는 수많은 유권자들에게 이 법을 제일 싫어하는 쪽이 삼성이라고 설명을 해 주면 약 3.2초간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 망설이는 표정 속에는 이런 생각이 담겨 있다.

 

삼성이 싫어하면 좋은 법안이겠네?”

 

세상 참 편하게 사신다.

 

삼성이 이 법을 싫어하면 도대체 왜 싫어하는 건지, 싫어하면 이 법안에 삼성이 어떤 장난을 쳤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법안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확인해 보고 나서 이게 무슨 속셈인지 이해를 하고 나서야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결론을 내려야 하지만 그런 것은 귀찮고 힘들다. 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 법안은 삼성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가능성 자체를 없애버리면 최상의 결과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그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해 버리면 된다. 실제로 일은 그렇게 흘러 왔고, 이 법안이 초안에서 최종안까지 오는 동안 삼성은 여러 차례 손을 댄 혐의가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발표된 법안은 삼성에게는 거의 무해한 법안이 되어 버렸다. 삼성은 일을 참 잘한다, 그치?

 

 

 

애초에 이 법안은 왜 휴대폰 가격이 그렇게 들쭉날쭉한가 하는 지점에 착안을 한 법안이었다. 그 업계를 잘 아는 젊은 친구들은 버스를 타는지 지하철을 타는지 자기들끼리만 아는 은어를 주고 받으며 최신 스마트폰을 거의 공짜로, 그것도 요금제도 아주 싸게 막 산다. 이를 보고 삐진 꼰대들은 왜 우리는 비싼 돈 주고 사고 쟤들은 저렇게 싸게 사냐며 화를 낸다.

 

이를 <시사인> 천관율 기자는 '정보 비대칭'이라는 이름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시사인 - 모두가 미워하는 그법의 탄생), 기본적으로 정보 비대칭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렇게 구매자 그룹간에 차이점이 있을 때 붙이기에 아주 적합한 용어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어찌되었거나 도깨비 소굴 같이 결정되는 복잡한 스마트폰 구매 비용의 체계를 단순화시켜 서울에서 50만원 하는 스마트폰은 광주에서도 50만원 할 수 있도록, 뽐뿌 사용자가 20만원에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은 탑골공원 할배들도 20만원에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자는 것이 이 법안의 최초 입법의도였다는 얘기이다.

 

깔끔하다. 그렇게 되면 좋잖은가? 고민할 이유도 없고 밤새 게시판 보면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어지고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SKT, KT, LGT 등의 통신사와 삼성으로 대표되는 제조사간에 오가는 은밀한 거래인 단말기 보조금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 삼성의 입장에서는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무서운 일인 것이다.

 

그래서 삼성은 애초부터 이 법안 자체를 반대해왔고 제일 싫어하게 되었고, 싫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단통법, 그리고 11월

 

기사 - [사회]단통법, 그리고 11월

2014. 11. 03. 월요일 춘심애비 1. 단통법, 그리고 11월 올해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 정식 명칭은 이름 하야 “이동통신단말 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률의 멍청함과 븅신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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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3. 월요일

춘심애비

 

 


1. 단통법, 그리고 11월

 

 

올해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 정식 명칭은 이름 하야 “이동통신단말 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률의 멍청함과 븅신스러움은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와 블로그 포스트, 관련 커뮤니티 및 소셜네트워크상에서의 의견들로 까발려진 바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법은 '누군 비싸게 사고 누군 싸게 사면 불공평하니 다 비싸게 사라'는 취지의 전형적 탁상공론의 좋은 예로 후대에 길이 남을 법안.

 
법이 시행된 10월에는 이렇다 할 플래그쉽 신제품이 없었던 반면, 애플의 아이폰6 및 아이폰6 플러스와 삼성의 갤럭시노트4 및 노트4 엣지가 10월 말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11월은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글로벌 TOP2의 플래그쉽 모델이 과연 단통법 시대를 어떻게 열 것인가.

 
포문은 애플의 아이폰6(줄여서 속칭 아식스)가 맡게 됐다. 사전예약 때만 해도 통신사들이 단통법으로 인한 보조금 제한에 대한 돌파구로써, 일정 기간 이후 중고단말 비용을 미리 할인해주는 형태의 가격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11월 1일, 속칭 '버스'라 불리는 스팟 정책(이 역시도 속칭이다만)이 일부 온/오프라인 대리점에서 발표되면서, 이른바 '대란'이라는 명칭을 달게 됐다.


어쩌면 이 글을 보는 분덜 중 상당수가 여기까지 무슨 얘긴지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 단통법, 보조금, 중고단말 선할인, 버스, 스팟, 대란 등등 모르는 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거다. 관련된 문제를 모두 이해하려면 한국의 휴대폰 판매 산업구조와 관행, 그 과정에서 누적된 업계용어 및 비속어들을 다 설명해야겠지만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겠다. 왜냐고? 이건 애초에 수요-공급 법칙만으로 이해가 가능한 그림이기 때문에.




2. 3개의 가격. 균형가격을 찾아라

 

 

어지간한 분덜은 첨보기 힘든 수요-공급 곡선. 기본 원리는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매우 적겠다. 굳이 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파는 놈덜은 비쌀수록 많이 만들어 팔고 싶고, 사는 놈덜은 쌀 수록 많이 몰려 사고싶다는 것. 이 둘을 선으로 표현할 때 두 선이 만나는 점이, 만들려는 양과 가격, 그리고 팔려는 양과 가격이 딱 맞는 균형가격이 된다는 것. 가장 오래된 경제학 이론 중 하나인 이 곡선 자체가 과연 현실을 반영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100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현실상황을 꽤나 잘 설명하는 도구이긴 하다는 점이다.

 
이 수요-공급 곡선 관점에서 이 사태를 디벼보자. 단통법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법안이 시행돼야만 했던, 지난 10월 이전의 시장의 주요 꼭지를 정리하면 대충 이렇다.

 

-'플래그쉽'이라 불리는 고스펙 유명 스마트폰 모델들은 90~100만 원 정도의 고가로 출시 (출고가)
-한국의 시장 특성상 대부분의 스마트폰 단말은 통신사 상품과 연계되어 판매
-통신사들은 24개월 이상 약정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 (보조가)
-일부 대리점들을 통해 일시적으로 단말기 단가를 크게 낮춰 판매하는 소위 ‘스팟' 발생 (스팟가)

 

최대한 간단하게 쓰려고 해도 시장 구조 자체가 복잡하다 보니 이해가 한 번에 안 갈 수도 있겠다. 그런 경우는 굵게 표시한 부분만 집중해서 보길 바란다. 기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는 총 3개의 가격이 형성되는 거다. 출고가, 기본 보조금 적용가격, 그리고 특별하게 싸게 판매되는 가격. 신제품 구매 기준으로만 총 3가지의 가격이 형성된다. 편의상 이 셋을 출고가, 보조가, 스팟가라고 지칭해보자.

 

수요-공급 곡선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상적인 시장에서는 이딴 식으로 가격이 3개나 형성될 리가 없다. 분명 저 3개의 가격 중 최소한 2개, 혹은 3개 모두가 균형가격이 아닌 비합리적인 시장구조에서 발생된 헛가격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에서 애초 단통법을 생각해낸 문제의식은 이 3가지 가격 중 가장 마지막의 ‘스팟가'에서 시작된다. 이 스팟가는 특정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만 일시적으로 발표하는 조건부 가격으로, 3개월간 특정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출고가 90만 원 가량의 휴대폰을 1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다수 있었을 정도. 같은 시각에 이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과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이 같은 휴대폰을 살 경우 최대 80만 원 가량의 구매가 차이가 날 수 있는 셈이다. 소위 말하는 버스폰, 폰거지, 뽐거지, 폰테크 등의 말은 다 여기서 비롯된다. 3개월 조건만 유지하고 중고로 팔아도 3~40만 원 가량의 차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

 

 
단통법은 이러한 불평등을 막고자 하는 데서 시작한다. 즉 이 법안은 균형가격이 보조가와 스팟가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가정으로 시작하는 셈. 그래서 그들은 보조금 상한제를 법안의 골자로 해서, 6개월에 한 번씩 그 상한 보조금을 리프레시하기로 맘먹는다. 이는, 지들이 6개월에 한 번씩 딱 보면 균형가가 턱 보일 테므로, 그에 맞춰서 균형가격을 계속 유지해주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자만감 한 덩어리를 잘 보여준다.

 

사실 균형가격이 보조가와 스팟가 사이 어딘가에 있으리라는 가정 자체는 비교적 합리적인 축에 속한다. 문제는 그들이 10월 법안 시행에 맞춰 정한 보조금 상한액이 30만 원이라는 점. 30만 원이라는 보조금은 오히려 기존 평균적인 보조금보다 낮다. 결국 우리는 멍청한 국회의원들을 자리에 앉혀놨다는 이유로, 출고가와 보조가 사이 어딘가에 형성된 가격을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결론적으로, 미방위는 자신들이 만든 법안의 합리적 가정을 스스로 애써 갖다 버린 무능함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정리해보자. 기존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출고가, 보조가, 스팟가라는 3개의 가격을 형성한다. 미방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답시고 스스로의 무능함을 드러내며 애꿎은 출고가와 보조가 사이 어딘가에 가격이 형성되도록 강제한다. 바로 이 시점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와 6 플러스가 출시된다.

 

 

 

 

 

[산하칼럼]인현동 호프집 참사와 세월호

 

기사 - [산하칼럼]인현동 호프집 참사와 세월호

2014. 11. 03. 월요일 산하 시사 프로그램 조연출을 맡았을 때 종종 청소년 탈선 문제나 방황하는 아이들을 취재하러 으레 가는 곳이 있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역 근처나 화양동 일대, 수능 끝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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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3. 월요일

산하

 

 

 

 

시사 프로그램 조연출을 맡았을 때 종종 청소년 탈선 문제나 방황하는 아이들을 취재하러 으레 가는 곳이 있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역 근처나 화양동 일대, 수능 끝난 날 신촌 등등이었다. 그곳에만 가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먹고 배회하는 불량한(?) 청소년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으니까. 이런저런 인터뷰 와중에 “오늘 축제가 끝나서 밤새 놀아요”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축제 따위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고등학교를 나왔고 축제를 한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을 쑥맥 기질 때문에 나는 고등학교 축제에 대해서 별 이해가 없었다. “고딩들도 축제 하냐?” 그러고 무심히 넘어갔는데 그때 같이 있던 동료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너는 고등학교 축제 하는 거 몰라?” 물었다. 그렇듯 고등학교 축제도 꽤 성대하게 열려 왔고 ‘어린’과 ‘젊은’이라는 형용사 사이에 모호하게 위치한 고등학생들을 어지간히 들뜨게 하고 서로의 학교를 찾아 교류를 나누는 이벤트였다. 그리고 1999년 10월 30일은 인천의 몇몇 학교 축제가 끝나는 날이었다.

 

축제를 끝내고 한껏 상기된 학생들이 몰려든 곳은 동인천역 부근이었다. 노래방, 분식집 등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았지만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려든 이유는 이른바 ‘뚫리는 집’ 즉 미성년자도 술을 사 먹을 수 있는 곳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프집 ‘라이브2’도 그중 하나였다. 이 호프집 주인은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 것을 금한다는 법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날을 벼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축제가 끝났으니 아이들이 파도처럼 밀려올 것이고 대목이라 여겼으리라.

 

역시 아이들이 몰려왔고 주인은 거리낌없이 맥주를 채워 학생들에게 전했다. 맹랑한 일은 이날 이 호프집은 장사를 하면 안 되는 날이었다는 점이다.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한 문제로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상태였다. 그러나 주인은 태연히 가게 문을 열었고 아이들을 끌어들인 뒤 문을 잠그고 술잔을 돌리고 돈을 셌다. 심지어 돈 받고 술을 팔면서도 “대충 먹고 빨리 나가야 다음 손님 받는다” 며 술을 다 마시지도 못했는데 등을 떠밀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하실에 있던 노래방에서 사달이 났다.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10대들은 묘한 내기를 했다. 시너에 불이 잘 붙는지 라이터 기름에 불이 잘 붙는지 입씨름을 한 끝에 끔찍한 결과를 낳는 위험한 탐구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어느 쪽이든 불은 상상외로 잘 붙었고 그 불은 눈 깜짝할 새에 위층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건물 자체도 어처구니없을 만큼 화재에 취약했다. 지하 노래방 천장에는 스프링클러 같은 것이 아예 달려 있지 않았고 화재경보기도 먹통이었다. 심지어 화재 전날 지하 노래방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공사에 방해가 된다며 소화분말액을 자동 분사하는 천장의 확산소화기 15대를 모두 제거한 것이 결정타였다.

 

1층은 식당, 2층은 호프집, 3층은 당구장이었는데 1층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왔지만 2층과 3층은 급작스런 불길에 휘말렸다. 3층 사람들은 뛰어내리다가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렇게 어렵지 않게 뛰어내려 목숨을 구할 수 있는 2층에서는 한 명도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지 못했다. 출입구로 나오지도 못했다. 당시 50평 규모의 호프집에 120여명의 학생이 들어차 있었다. 연기가 올라오고 화재임을 직감한 학생들로 인해 폭 1.2미터의 좁은 통로는 꽉 차 버렸지만 출입구는 열리지 않았다.

 

가게 지배인은 “돈 내고 나가!” 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불길이 올라오자 기겁을 하고는 자기 혼자만 아는 비밀 출구로 도망가 버렸다. 학생들은 창문이라도 찾으려 했으나 그것도 불가능했다. 베니어합판으로 막아 놨던 것이다. 그 지옥 같은 밀실 호프집에서 학생들은 날름거리며 다가서는, 그리고 매캐하게 피어오르는 사신(死神)을 만나게 된다.

 

 

 

 

 

[좌린 스케치]세월호 200일 가족 추모식과 국민 추모집회

 

기사 - [좌린 스케치]세월호 200일 가족 추모식과 국민 추모집회

2014.11.03.월요일 좌린 2014년 11월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다시 안산에 왔다. 거대한 텐트 "다음 차례는 당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띄운 풍선 합동분향소 옆을 돌아 세월호 사건 영상 상영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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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3.월요일 

좌린

 

 

 

2014년 11월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다시 안산에 왔다.

 

거대한 텐트

 

"다음 차례는 당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띄운 풍선

 

합동분향소 옆을 돌아 세월호 사건 영상 상영을 하고 있는 경기도미술관을 향했다.

 

좌석이 가득 차 사람들이 입구에서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잠들지 않는 꿈> 전시

 

전하고픈 말이 있으나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할 수 없어서 곳곳에 종이 쪽지가 붙어 있다.  

 

바람이 간간히 분다

 

추모식 시작

 

 

함께 자전거를 타며 놀던 화랑유원지에서,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어머님

 

 

단원교 교정을 한바퀴 돌고 온 황지현양의 영정이 분향소에 왔다.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학생

 

말을 잘 잇지 못한다.

 

추모식 내내 눈물이 끊이지 않는다.

 

견뎌낼 힘을 나누고

 

서로 지탱하는 모습이 눈에 밟힌다.

 

추모식을 마치고 조문

 

진천에서 중학생들이 길다란 편지를 가지고 올라왔다

 

 

어버이날을 꼬박 지샌 아침,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뽀얀 영정을 끌어안고

꺽꺽 김밥을 드시던 아버님을 만나서 사진전에 이 사진을 쓸 수 있도록 허락을 구했다.

반 년만에 까맣게 탄 모습이라 처음에 얼른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안산의 가을

 

 

 

 

 

[의학]신해철 씨의 의무 기록을 보고

 

기사 - [의학]신해철 씨의 의무 기록을 보고

2014. 11. 03. 월요일 raksumi 편집부 주 이 기사는 당일(11월 3일) 오후 4시경 국과수의 故신해철 씨 부검결과 브리핑이 나오기 전 작성 및 편집되어 기사로 올라갔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사는 SB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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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3. 월요일

raksumi

 

 

 



편집부 주

이 기사는 당일(11월 3일) 오후 4시경 국과수의 故신해철 씨 부검결과 브리핑이
나오기 전 작성 및 편집되어 기사로 올라갔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사는 SBS에서 취재한 내용과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글쓴이의 소견을 적은 내용입니다.

따라서 부검결과를 통해 나온 결과와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편집부의 늦은 확인으로 독자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국과수 발표 이후 이전 글에서 언급한 횡경막 손상에 대해 필자 역시 우려를 나타냈고
전화를 통해 병원 측의 잘못이 있음을 알려왔습니다.

다시 한 번 독자분들께 뒤늦은 확인과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관련 기사

[장폐색증과 패혈증]


 

 

 

기사 출처 - SBS

 

이상은 앞으로 인용하며 살펴볼 조동찬 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 분석한 의무 기록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수술명 문제

 

신 씨는 10월 17일 오후 4시 40분 수술실로 이송됐습니다. 수술명은 장관유착박리술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처치기록에는 장관유착박리술과 함께 위성형술(gastroplasty)도 적혀 있습니다. 위성형술은 위나 하부 식도의 결손이 있을 때 이를 복구하거나 (Surgical repair of a defect in the stomach or lower esophagus.) 위 움직임의 속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위의 모양을 변형하는 수술(A surgical procedure that alters the shape of the stomach with the intent of altering the flow of gastric content.)을 말합니다. 위 밴드 수술도 넓게는 위 성형술에 속합니다. 위성형수술에 대해서 유가족은 사전에 동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무기록지에는 어떤 목적으로 어떤 종류의 위성형술을 했는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수술명은 장유착박리술과 위성형술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유착이란 수술 후 상처가 아물면서 장기들 끼리 붙는 현상입니다. (제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물론 수술 하지 않은 부분도 유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한 장기나 혹은 그 근처에서 주로 생깁니다. 유착 박리술이란 수술명은 그런 유착을 박리-떼내어주는-해 주는 시술의 의미로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주로 다른 수술을 할 때 보조적으로 해주는데 이렇게 환자가 호소하는 복통에 장이 연루가 된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해주기도 합니다.

 

저의 경험을 예로 들자면 세 번째 제왕절개를 한 환자의 난소가 주변 대장이나 자궁과 붙어버린 케이스가 있어 서비스 차원에서 이 수술을 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증상이 없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특히 장 유착의 경우는 괜히 건드리다가 장 천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거나 조심해서 건드려야 됩니다.

 

신해철 씨의 경우 과거 담낭염 수술력이 있으므로 유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그 쪽을 박리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언론에 따르면 수술 전 CT에서 장천공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17일 수술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역시 SBS)

 

문제는 위성형술인데 저는 병원에서 사실 이 수술을 하려고 복강경 수술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밴드 수술을 한 지 5년 정도 되었고 배가 아프다고 하니까 위치를 한 번 확인하고 싶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밴드 위치가 아마 미끄러지거나 제 위치에 있지 않으니까 아마 수술 들어간 김에 제 위치에 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끌어진 걸 제 위치에 놓았을 뿐이라 병원측에서는 별 거 아닌 처치였다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위 밴드 수술은 과거 수술한 것을 보수한 셈이니 어떤 목적을 적을 필요가 없다고 여겼으리란 추측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이것을 수술하는 과정에서 미란(erosion)이 생기고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의심했지만 소장에 천공이 되었다고 하니 직접적인 사망과 밴드 수술과는 관련이 없어보입니다. (밴드 수술이 문제가 되었다면 위에 천공이 되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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