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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11. 07

by 꾸물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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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곽정은은 잘못없다.

 

기사 - [이슈]곽정은은 잘못없다.

2014. 11. 07. 금요일 육두불패 난쟁이 편집부 주 이 글은 육두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곽정은 곽정은 곽정은 난리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나. 단순하다. 곽정은이 한 이야기, "저이가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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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7. 금요일

육두불패 난쟁이

 

 

 



편집부 주

이 글은 육두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곽정은 곽정은 곽정은 난리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나. 단순하다. 곽정은이 한 이야기, "저이가 침대에서 어떠할지 궁금하다" 통 크게 퉁쳐 음담패설이라 치자. 음담패설은 대개 남자들만의 술자리나 여자들만의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올라간다. 간혹 여자들이 낀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나오기도, 드물게 아주 편한 남녀가 모여 음담패설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위 세 번째 파티원들의 구성이다. '편한 남녀'가 아닌 회사의 회식 같은 특정인이 권력을 쥐고 있는 자리에서 권력을 쥔 놈이 음담패설을 하면 성희롱이 된다. 예를 들어 예전에 이런 성희롱을 당했다.

 

"난쟁씨야 너 그저께 남자친구랑 어디 여행 갔다면서. 어디 갔는데, 뭐 하고 놀았는데? 뭐 갈 데까지 간 거냐? 너 조심해야 해~ 결혼도 안 했잖아~ 걔가 너랑 결혼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뭐 줄 거 안 줄 거 가려가면서 줘라. 좀 ."

 

꼰대질 오브 꼰대질. 아오. 지금 생각해도 빡친다.

 

그는 직장 내 대선배로 나와 친근하지 않은 50대 아저씨였고 난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없이 수줍게 웃고 말았지만, 그가 한 말이 성희롱이 아니게 되려면 나도 아래와 같은 말을 난사할 수 있어야 했다.

 

"과장님. 과장님은 사모님이랑 뜨뜻미지근하신가 보죠? 아니면 과장님 다리 사이에 쬐껜한 꼬챙이가 좀 미적지근해요? 남이야 뜨거운 밤을 보내든, 줄 거 안 줄 거 가려주든 뭔 상관이래요. 과장님이나 잘 세워보세요. 세워봤자 크지도 않을 거 같은데."

 

 

 

 

 

 

[IT]정보는 권력<3> : 정보와 권력

 

기사 - [IT]정보는 권력<3> : 정보와 권력

2014. 11. 07. 금요일 trexx 편집부 주 인류 역사는 정보의 텀과 털림의 반복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까톡' 상황은 유구한 반복의 한 챕터라 할 수 있는 바, 본 연재를 통해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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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7. 금요일

trexx

 

 

 



편집부 주

인류 역사는 정보의 텀과 털림의 반복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까톡' 상황은 유구한 반복의 한 챕터라 할 수 있는 바,

본 연재를 통해 우리의 정보가, 니덜의 정보가 털려왔던 장엄한 연대기를 통해 온고지신적 관점을 장착하여 바로 오늘의 '털림'의 고찰해 보도록 하자. 


 

 

 

 

1. 지록위마(指鹿爲馬)

 

왜 암호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는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학구열에 불타서가 절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딴지의 요청과)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에 관련된 일련의 사건과 기사들 때문이었다. 거기에 화룡정점이 된 아래 기사가 눈에 띄어 관련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기사는 전문가의 입을 빌려 텔레그램에 대해 교묘히 깍아 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암호 기술에 대해 관심이 없으니 대충 얼버무리면 될 것 같아서 였을까?

 

기사 원문 보기 - 링크

 

(1) 텔레그램이 비밀채팅 방에 구현한 암호화 기술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입니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최고의 보안성을 가진 메신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전문가들이 분석할 때도 (4)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우수한 메신저는 많습니다."

 

…(중략)

 

이를 위해 텔레그램은 (1)보안기술로 256비트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 알고리즘과 RSA(Rivest Shamir Adleman) 2048 시스템, 디피-헬맨(Diffie-Hellman)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선 AES는 일대일 비밀대화에서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암호화하는데 사용되는 알고리즘이다. 그리고 RSA와 디피-헬맨은 사용자간에 암호화된 내용을 풀 수 있는 키(Key)를 사용자끼리 서로 분배하는 기술방식이다. 3가지 기술 모두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의 핵심으로 현재 국제 정보통신기술표준으로 채택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김승주 교수는 (1)”텔레그램이 쓰고 있는 AES와 RSA, 디피-헬맨 방식은 암호화 방면에서 가장 기초적인 방식"이라며 "게다가 텔레그램은 국제표준으로 전문가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는 표준 보안기술 대신 MT프로토라는 자체 개발기술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도 텔레그램의 자체 암호화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기술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한다"며 (2)“해당 기술이 '제3자 중간공격' 등에 취약하다는 관련논문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자가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3)수학자가 곧 보안전문가는 아니기에 취약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텔레그램의 대화내용 암호화는 일대일 비밀대화에만 적용된다. 3명 이상이 참여하는 그룹대화방에는 사용자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지 않고 서버에 저장된다. 이는 3명 이상이 참여하는 그룹 채팅에 종단간 암호화를 구현하려면 ‘공개키 기반구조(PKI)'를 채택해야 하는데 텔레그램은 엄격한 의미에서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수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룹 채팅에 종단간 암호화를 구축할 경우 많은 트래픽이 몰리면서 서버 과부하로 앱 실행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한 보안전문가가 스냅챗, 왓츠앱 등 미국의 대표적인 메신저와 텔레그램, 쓰리마(Threema), 시처(Sicher) 등을 비교해본 결과 쓰리마와 시처가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쓰리마와 시처의 경우 텔레그램이 일대일 대화방에만 적용한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모든 채팅방에 적용하고 있다. 

 

김승주 교수는 국내에서 텔레그램 사용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5)”카카오톡과 기술적 우위나 차이점은 논하기 어렵다"면서 ”초기 검열 논란 당시 다음카카오가 적절하게 대응을 못하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불신을 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분간 사이버 망명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 내용은 2014년 10월 8일 "텔레그램이 안전하다고? 암호화 기술, 기초적 수준” 이란 제목의 <News1>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기사는 제목에서 내가 알고 있는 암호에 대한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인터뷰에 응했던 김승주 교수는 보안 방면에 전문가이다. 이 기사를 보고난 후 김승주교수가 지금까지 기고했던 기사 및 글들을 살펴보고 나니 위 기사가 이상해 보이기 시작했다. 논조를 떠나서 기존 글들과 전문성에서 너무 차이가 났다. 필자의 생각엔 이런 논지를 이끌어낸 건 <News1>의 기자가 아닐까 싶다.

 

기사에서 기자가 의도적으로 내세운 주장을 5가지라 볼 수 있다.

 

(1) 텔레그램에 적용된 보안기술은 기초 수준이다.

(2) ‘제3자 중간공격’ 등에 취약하다는 관련 논문도 있다.

(3) 텔레그램 개발자는 수학자지 보안전문가가 아니다.

(4)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가 많다.

(5) 메신저 이전은 기술보다는 태도의 문제다.

 

여기서 5가지 주장에 대해 필자의 사견을 붙여보자면...

 

Q1) 텔레그램에 적용된 보안기술은 기초수준이다.

A) 김승주 교수가 이런 말을 했을 것 같진 않다. 아마 김승주 교수가 말한 기초 수준이란 암호 생성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건이란 뜻이지 보안이 취약하다는 뜻이 아니었을 것이다. 난 이 기사를 쓴 기자가 김승주 고대 교수의 진정한 안티라 생각한다. 제목을 보니 결론을 내놓고 인터뷰한 것으로 사료된다.

 

Q2) ‘제3자 중간공격’ 등에 취약하다는 관련논문도 있다.

A) 이 논문 정말 보고 싶다. 기자분께서 꼭 찾아서 알려 주길 간절히 바란다. 이 세상 어떠한 프로그램도 보안에 완벽하지 않다. 제3자 중간공격은 텔레그램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메신저의 문제다. 그건 암호기술과는 따로 생각할 문제다. 텔레그램은 암호기루에 대해 해킹은 안 당했지만 프로그램 취약점이 발견되어 발견한 사람에게 해킹했을 경우 걸었던 상금 20만달러의 절반인 1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한다. 현재 관련 취약점이 고쳐진 상태다.

 

Q3) 수학자는 보안전문가가 아니다.

A)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암호제작과 암호해독을 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수학자들이었다.(폴란드 레에프스키, 영국의 앨런튜링, 휫필드 디피, 론 리베스트, 아디 샤미르, 레너드 애들먼 등) 이유는 현대의 디지털 암호 체계가 일방향 함수(역산이 어려운 함수)를 이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학에 빠삭하면 암호체계를 더 잘 구축할 수도 있다.

 

Q4)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가 많다.

 

Q5) 메신저 이전은 기술보다는 태도의 문제다.

A) 답은 하나다. 보안성과 관련하여 암호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건 프로그램 설계에 기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로그램 자체에 치명적인 버그가 있다든지 머 그런 거다.(아참 북한에 털렸던 농협은 암호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엑티브 엑스가 문제였지.) 여기서 김승주 교수가 한 유일한 말은 마지막 문장이 아닐까 싶다. 카톡의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태도의 문제다.

 

기사에 보면 AES, RSA, 디피-헬맨, end-to-end encryption, PKI 등 어려운 암호 용어를 난립하고 있다.(자세히 보니 암호기술 설명이 텔레그램 홈페이지에 베껴 쓴 내용이다. 헉.) 기사에서 다룬 용어를 중심으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역사]계속 그렇게 평범할 거냐?

 

기사 - [역사]계속 그렇게 평범할 거냐?

2014. 11. 07. 금요일멀더요원 1. 근면, 성실2차대전의 전쟁범죄자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은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이라는 자가 있었다. 1906년에 태어난 그는, 26살인 193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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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7. 금요일
멀더요원

 

 

 

1. 근면, 성실

 

2차대전의 전쟁범죄자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은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이라는 자가 있었다. 1906년에 태어난 그는, 26살인 1932년에 나치당에 입당했으며 이후 보안경찰, 친위대에서 활동했다.

 

거참 멀쩡하게 생겨서는

 

2차대전 무렵에는 유대인을 추방하는 '기관'(무려 정부 기관이었다.)에서 일했는데, 이 임무를 위해 히브리어를 배우는 등, 자신의 '업무'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그 분야의 '능력'을 업계로부터 인정받아, '유대인 색출 및 추방업'의 전문가로서 중앙보안국에서 유대인 재산몰수의 책임자가 되었다.

 

원래, 유대인 추방은 동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었는데, 1940년에 프랑스가 항복하는 등 독일이 서유럽으로 확장함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유대인'을 두고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게 되었다. 나치의 대안 중에는 유대인을 마다가스카르로 이주시킬 계획도 있었으나(그랬다면 다행일지도) 이런저런 논의 끝에 1942년, 결국 유대인을 '최종적 해결(Final Solution)'하는 걸로 결정되었다. (영어를 쓸 때 Final Solution이라는 표현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아이히만을 포함한 나치 간부들이 이러한 유대인 말살정책을 결정하면서, 그에게는 유대인을 가스실로 수송하기 위한 모든 권한이 주어졌고 교통국과의 협의를 통해 열차 등을 포함한 최적의 수송루트를 조직하여 서유럽의 유대인들을 동유럽의 가스실로, 2년간 500만 명을 매우 '효율적'으로 이송시켰다.

 

그 결과, 나치는 약 400만~600만 명의 유대인들을 학살했다.

 

최종적 해결(Endlösung der Judenfrage; final solution): 괴링이 하이드리히에게 명령

 

 

 

 

 

[독투불패]쥐약

 

기사 - [독투불패]쥐약

2014. 11. 07. 금요일 식신불패 아직은투아웃 편집부 주 이 글은 식신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아직은투아웃님의 글은 1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되어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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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07. 금요일

식신불패 아직은투아웃 

 

 

 



편집부 주

이 글은 식신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아직은투아웃님의 글은 1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기왕이면 음악 하나 들으면서 읽자.

 

 

 

예전에는 쥐가 많았다. 

 

시골의 농사 짓는 초가집에도, 서울의 벽돌과 시멘트로 새로 지은 단독주택에도 쥐는 어김 없이 살고 있었다. 그 시절 쥐는 이 나라의 공적이었다. 쥐는 잡아 죽여야 할 대상이었다. 쥐는 우리의 삶을 갉아 먹고 훔쳐 먹는 동물이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다니며 병을 옮기는 더러운 동물이었다. 그 사실은 아직 유효하다. 쥐새끼는 사악하고 더럽다. 

   

나보다 더 나이든 이들이 얘기하는 '쥐 꼬리 잘라 학교 가져가기'를 경험한 적은 없다. 단지 그 시대를 겪은 이들의 이야기과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차이에 있어 조금 다를 뿐 나의 어린 시절에도 쥐는 박멸의 대상이었고 잡아 없애야 할 해악  자체인 동물이었다. 쥐새끼는 야비하고 탐욕스럽다. 

 

 

쥐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 밤 사이 온 집안을 헤집으며 온갖 것들을 쏠아대는 통에 구멍이 뻥 뚫린 가마니에서 흘러나온 쌀이 툭하면 온 마룻바닥을 뒹굴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기 위해 수돗가에 엎드려 비누를 집어들면 끌에 깍인 것만 같은 쥐새끼의 이빨자국이 손가락에 자주 만져지곤 했다.

 

집의 구석진 곳마다  까맣게 굴러 다니는 쥐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창고든 지하실이든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의 문들을 열어제낄 때면 느닷없고 갑작스런 쥐새끼들의 호들갑스런 발소리가 어지럽게 들리곤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오랫동안 신지 않던 오래 된 신발을 신발장에서 꺼내 본 어느 날 나는 깜짝 놀라 신발을 던지며 뒤로 주저앉고 말았다. 뿌옇게 먼지 앉은 신발 안에는 갓 태어난 쥐의 새끼들이 눈도 아직 못 뜬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무서운 광경이었다. 그렇게 쥐는 늘 우리 주변에 있었다.

 

   

 

 

부모님은 자주 싸웠다. 어린 내가 그 싸움의 원인에 대해 깊이 알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원인이 어머니에게 있는 경우는 드물어 보였다. 어머니는 조용하고 순한 여자였다. 어쩌다 한 번씩 내쉬는 어머니의 한숨이 길어지고 그 길어진 한숨의 빈도가 확연히 잦아질 즈음 싸움은 벌어졌다.

 

때로는 사소한 다툼으로 나타났다. 또한 때로는 큰 소리가 들리는, 조금은 긴장되는 말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때로는 와장창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요란한 큰싸움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드물게는, 요란한 소리는 오히려 적지만 어머니의 얼굴에 퍼런 멍을 만드는 심각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전쟁 같은 싸움의 끝에서 아버지의 주먹에 대항해 내미는 어머니의 무기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쥐약이었다. 어머니는, 쥐를 잡기 위해 집 구석구석에 쳐놓고 남은 쥐약을 찾아, 부엌쪽으로 달음질치곤 했다. 쥐약을 먹고 죽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자살하면 곧 쥐약을 떠올리던 시절이었다.

 

그럴 때면 기겁을 한 아버지는 서둘러 어머니를 막고 붙잡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막무가내였다. 진땀을 빼가며 어머니를 막던 아버지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곤 했다. 물론 자식들이 보는 앞은 아니었다. 쥐약은 어머니의 마지막 무기였다.

  

집에 쥐약이 없는 경우에 어머니는 비장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약국으로 가 쥐약을 사 올 것을 명령하곤 했다. 손바닥에 꼬깃한 천 원짜리를 쥐여주면서 어머니는 세차게 등을 떠밀곤 했다.

 

 "어서." 

 

그것이 어머니에게 가장 큰 무기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쥐약을 찾느라 시끄러울 때면 방안에 있던 자식들조차 지난 봄에 쥐약을 잘못 먹고 죽어버린 누렁이를 떠올리며 엉엉 울어대곤 했었다.

 

쥐약은 곧 죽음을 뜻했다. 그리고 쥐약은 어머니에게 최후의 보루였다. 그리고 그것은 곧 부부싸움의 마무리를 의미했다. 나는 부모님 사이에 싸움만 벌어지면 어서 어머니가 쥐약을 찾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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