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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11. 11

by 꾸물 2022.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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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안티 가스통 할배의 월남참전기 <6>

 

기사 - [비화]안티 가스통 할배의 월남참전기 <6>

2014. 11. 11. 화요일 sydney 편집부 주 어느 날, 회사 대표메일로 날아든 한 통의 메일, 오랫동안 망설이고 고민하다 메일을 보낸다는, 딴지일보 창간부터 독자이며 연식 좀 나간다는 사람이라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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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화요일

sydney 

 

 

 



편집부 주

어느 날, 회사 대표메일로 날아든 한 통의 메일,
오랫동안 망설이고 고민하다 메일을 보낸다는,
딴지일보 창간부터 독자이며 연식 좀 나간다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한 편의 글과 함께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이런 류의 글을 발표할 수 있는 곳은 딴지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보냅니다.
젊은 세대들이 알아야 할 월남전의 진실, 이제까지 아무 곳에서도 알져지지 않았던
월남전의 실상들을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흥미위주로 썼습니다."

보내 온 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꿀잼 허니잼이니
함 읽어보시고 의견들 주시면 좋고.


 

 

 

 

월남전은 하나의 세계였다월남전은 군대라는 바퀴와 함께 파월 기술자라는 또 다른 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수레와도 같았다. 

 

당시에는 월남에서 제대 한 후 현지 회사에 취직을 해서 눌러 앉은 사병들도 있었다.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일자리를 찾기 힘든 때였기에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만 몇 달씩 제대를 연기하면서까지 취직을 하기 위해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것도 말단 중대에 있는 사병들은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있을 수 없었고, 보직이 좋은 사병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물론 기술자들이나 현지 취업을 한 사병들이나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지만 보직에 따라서는 단순히 월급만 받는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융통성이 많았다. 왜냐하면 총알을 쏘는 것이 아니라 달러를 갖다 붓는 것이 미국이 월남전을 수행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군수물자를 빼돌려서 재미를 보던 사람이 처음에는 현지 실정을 잘 몰라서 엉뚱한 물건을 잔뜩 빼돌렸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전쟁통이기 때문에 생활용품이 필요한 것인데 당장 필요가 없는 고가품을 빼 돌렸다가 처분을 못해서 낭패를 본 것이다. 보급품에는 책걸상을 비롯하여 침대, 이불, 담요, 식기 등 식품과 소모품들을 제외한 온갖 잡다한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었다. 전쟁 중이었기에 언제 어디로 피난을 떠나야 할지 알 수 없는 월남인들에게 주로 필요했던 품목은 1인용 모기장, 모기약, 홑이불로 쓸 수 있는 침대 시트 등 어떻게 보면 시시한 것들이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 보급품 중 하나인 방충제

 

다음은 한 파월기술자(이하 A)가 경험한 일이다.

 

보급창에서 짐을 싣는 동안 기다리는데 옆에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띄어서 그 곳을 관리하는 미군에게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왜? 좀 실어 줄까? 재봉틀인데."

 

했다. 박스 하나를 뜯어보았더니 '싱거'표 재봉틀이 여러 대씩 들어있었지만 월남에서는 인기가 없으리란 걸 짐작했다. 피난 다닐 때 그 무거운 재봉기를 들고 다닐 리 없었다. 그렇지만 한국에 가져가면 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개만 실어 줄래?" 

 

A가 부탁하자마자 미군은 그걸 처분하지 못해 안달이라도 났었던 사람처럼 여러 상자를 차에다 올려 주었다. 보급창을 빠져나온 나는 곧바로 부두로 향했다. 부두에 한국 LST가 정박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걸 실어드릴 테니까 가져가서 알아서 처분하시고 돈이 되면 그중 얼마를 나눠주쇼."

 

A는 함장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찔러 보았다. 처음에는 딴 사람한테 부탁하라고 고개를 가로젓다가 한 번만 해 보라고 강권하자 마지못해 응낙을 했다.A는 트럭에 실려 있는 박스를 배에다 부려 놓았다.

 

석 달 정도 지나자 그 함정이 다시 돌아왔다. 한국까지 다녀오려면 그 정도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어 A는  때를 기다렸다가 부두로 찾아갔다. 배에 오르자 상자들이 눈에 띄었다. 석 달 전에 실었던 재봉틀이 틀림없었다.

 

"아니, 왜 도로 가져왔습니까?"

 

"부산에 가보니까 상륙할 방법이 있어야지요

아무 서류가 없으니까 세관원도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돈도 돈이지만 재봉틀 한 대가 아쉬운 게 우리 나라 실정 아닙니까

공업용이니까 마산 공단에 갖다 주면 그걸로 엄청난 외화를 벌수도 있는데...

그래서 사정을 해 보았는데 끝까지 안 된다는 거예요."

 

선장은 돈벌이보다는 애국심 때문에 더 재봉틀이 아까운 모양이었다.

 

"그냥 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당신이 날 의심할 테니 할 수 없이 다시 싣고 왔지요

그런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다시 싣고 갈 수도 없고."

 

매우 양심적인 사람이었다. A는 선장을 괜히 부대물건 도둑질에 끌어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장에게 미안했다. 재봉틀을 한국에서 못 내린 것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장과 A는 머리를 맞대고 재봉틀 처리 방법을 찾았다. 보급창으로 되돌려 줄 수도 없었다. 그들은 궁리 끝에 바다 속에 처넣기로 했다. 그 날 저녁 선장과 A는 땀을 흘려 가며 재봉틀 수십 대를 캄란만 바닷물 속에다 밀어 넣었다.

 

한 번은 자동차 타이어가 많이 쌓여 있어서 싣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월남에서는 '천하에 쓸모 없는 물건이어서 남몰래 숲 속에다 버리느라고 애만 먹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언젠가 인근 지역을 지나다 보니 돼지우리 앞에 타이어를 서로 묶어서 담을 쌓아 놓고 그 속에 돼지를 기르고 있었다.

 

월남전 당시 흔히 신었던 타이어로 만든 신발

 

 

 

 

 

[산하의 가전사]역대 명반 랭킹2위 유재하

 

기사 - [산하의 가전사]역대 명반 랭킹2위 유재하

2014. 11. 11. 화요일 산하 산하의 가전사 “가끔 하는 전쟁 이야기 사랑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왜 전쟁과 사랑이냐... 둘 다 목숨 걸고 해야 뭘 얻는 거라 그런지 인간사의 미추, 희비극이 극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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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화요일

산하

 

 

 



산하의 가전사

끔 하는 쟁 이야기 랑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왜 전쟁과 사랑이냐... 둘 다 목숨 걸고 해야 뭘 얻는 거라 그런지 
인간사의 미추, 희비극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얘깃거리가 많을 거 같아서요.” 

from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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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기는 그야말로 '사람들 다 아는 얘기'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11월의 찬 바람 맞으며 오들오들 떨다 들어온 오늘 같은 날 해 봤으면 싶어서.

2007년 8월 경향신문과 음악전문 웹진 가슴네트워크(이하 '웹진')는 53명의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발표한다. 물론 음악의 세계를 랭킹으로 구분할 수는 없고 사람에 따라 거기에 들어간 음반에 야유를 보낼 수도 있고 못 들어간 음반을 들고 항의의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음악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은 나로서는 그 가치를 논할 깜냥은 되지 않고 그 리스트를 훑어 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다. 이 100대 명반을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 있다면 카드를 만지작 거릴 것 같아.

그 랭킹 1위는 들국화의 첫 음반 <들국화>다.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세계로 가는 기차' '매일 그대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등등 곡 하나하나가 레전드가 된 음반이고 "한국 대중가요 르네상스의 신호탄"이자 "한국 대중음악을 들국화 이전과 들국화 이후로 나눈" 명반이었지. 이 뒤를 이어 2위를 마크한 음반은 "발라드를 이 음반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는 극찬의 대상이지. 바로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야.

 

 

이 음반에 실린 감사의 인사는 세 사람과 기타 등등에게로 향한다. 자신의 창작 과정의 산고를 지켜봐 준 서울 스튜디오 최세영. 그리고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도움을 준 조원익 그리고 '반주를 도와주신' 김애란이 세 명이지. 여기서 우리는 김애란이라는 이름을 주목해 보자. 그녀는 바이올린 전공의 음대생이었는데 플롯도 잘 불었어. 이 <사랑하기 때문에> 음반에 등장하는 플롯 연주는 그녀의 것이지. 하지만 그녀는 플롯으로만 이 음반에 기여한 건 아니야. 오히려 유재하는 '반주를 도와주신'이라기보다는 '이 음반의 실질적 창조자'라고 부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왜냐면 그 음반의 노래는 죄다 그녀 때문에 만들어진 노래였으니까.

 

 

 

 

 

[독투불패]택시총량제 조사 알바후기

 

기사 - [독투불패]택시총량제 조사 알바후기

2014. 11. 11. 화요일정체불명 불안해하지마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체불명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불안해하지마님의 글은 2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되어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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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화요일

정체불명 불안해하지마

 

 

 



편집부
 


 글은 정체불명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불안해하지마님의 글은 2  납치될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먼저 밝힐 것이 있다.

내가 알바를 하면서 여러 궁금한 점들을 기사님들에게 물어보았다. 최대한.

그러나 미약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부정확하고 일반화하기 힘든 내용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면도 있다 이 정도로 봐줬으면 좋겠다.

미안타. 어쩌겠나. 다 나의 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 .택시총량제 조사, 개꿀알바의 시작

 

어야다 보니 4일간 '택시총량제'라는 조사 알바를 하게 되었다. 처음엔 정말 생소했다. '교통량조사'라고 적혀있어서 일정 구간을 지나가는 택시의 대수를 세는 건 줄 알았다. 근데 알바하기 전날 10분 정도 만났더니 종이를 나눠주면서 숙지하고 오라고 하더라. 난 그때 "이게 뭐야 시바." 이러고 말았다. "뭐 어떻게 되겠지." 하고 한번 읽어보고 치웠다. 그리고 출근을 했다.

 

 

암튼, 나를 포함한 총 5명의 남자 알바와 'XX산업관계연구원'에서 우리 '시'로 출장을 나온 직원 3명 총 8명이 우리 '시'의 모든 택시들 중 컴퓨터로 무작위로 뽑은 (개인택시+법인택시) 500대의 택시를 작업하게 되었다. 직원분의 말에 의하면 택시가 몰려들어 정신이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약간의 추위만 빼면 개꿀알바였다. 

 

 

 

2. 미터기엔 신비로운 구멍이 있다

 

알바들은 직원들한테서 SD카드를 지급받았다. 이걸 잘 조준해서 미터기에 '삽입'한 후 입력 버튼을 누르면... 

 

으잉? 말이여 방구여?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딜, 뭐 시바 어떻게 꼽고 누르란 거야? 그런 신비한 구멍이 있긴 해? 

 

 

그런 우리들의 황당한 표정들을 본 직원은 택시 한 대가 오자 시범을 보여주었다. 졸라 쉬웠다.

 

먼저 우리가 다룬 미터기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터기에도 종류가 있다. 우리가 다룬 종류는 4가지다.

 

한국MTS, 광신GIT-SMART, 드래곤 골드, 금호KH-TOP(300)

 

내가 담당한 것은 한국MTS와 광신 미터기이다. 작동하는 방법은 둘 다 같다. 조또 복잡해 보이는 것은 드래곤 골드가 가장 복잡해 보였다. 금호미터기 역시 난이도는 낮다. 몇 번의 버튼질만 하면 끝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볼 것이다. 기사님들도 처음 본다고 하더라. 한국MTS와 광신의 미터기 여는 방법과 SD카드를 넣는 구멍이 달린 위치는 같다. (위 사진은 한국MTS 미터기를 열고 왼쪽 측면에서 구멍이 보이도록 찍은 사진이다.)

 

 

SD카드를 넣으면 이렇게 화면이 바로 바뀐다. 만약 바뀌지 않았을 경우엔 미터기를 OFF하고 다시 ON하면 된다. 그래도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그냥 보내드린다. 아마 기계적 이상이 있겠지. 물론, 그 기계 이상인지 뭔지 모를 원인 때문에 미터기가 고장나 운행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렇게 파란 화면이 나오면 '구분↓' 버튼을 눌러 '5.운수회사 타코 자료 저장'으로 간 뒤 '입력' 버튼을 누른다.(위 사진) 다음엔 '구분↓' 버튼을 눌러서 '4.전체 데이터 저장'으로 간 뒤 '입력'을 누른다. (아래 사진)

 

 

직원분 말에 의하면 2개월 정도의 자료를 복사해서 가져간다고 하던데 '전체 데이터 저장'이라는 문구를 보면 그런가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자, 다음엔 저장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린다. 저장이 다 되면 완료되었다고 글자가 나온다. 그럼 빈차 버튼을 누르고 SD카드를 빼고 인사를 하고 서명을 받은 뒤 끝내면 된다.

 

그리고 택시마다 저장되는 시간이 다른데. 졸라 짧은 택시도 있고 2~5분 정도 걸리는 택시도 있다. 왜냐고? 아마 미터기에 저장된 데이터 양이 택시마다 다르기 때문이겠지. (저장된 정보가 뭔지는 다시 다루겠다. 뭐 추측이 가능하기도 하다. 별거 아니다.)

 

아래는 드래곤 골드를 작업하는 모습이다.

 

 

미안하다. 이것 밖에 없다. 대놓고 찍기가, 좀 그래서.

 

드래곤 골드는 2인 1조가 되어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게 된다. 알바생이 조수석으로 들어가서 미터기를 열고 노트북에 연결된 선을 미터기 구멍에 꽂는다. 그러면 나머지 한 명은 밖에서 노트북을 보면서 데이터 복사 (노트북으로 전송)가 잘 되는지 확인한다. 복사된 데이터를 다루는 특정 프로그램이 있더라. 신기했다. 택시와 관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다니. 이름은 잘 모르겠다. 이것 역시 미안타. 나의 불찰이다.

 

노트북이 직원분의 몸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시바... 존나 미안하다. 독자님덜.

 

그리고 금호는 사진이 없다. 그냥 하다 보니 못 찍었다. 광신미터기 역시 한국MTS와 작업 과정이 같아서 찍지 않았다.

  

그러면 미터기에서 컴퓨터로 복사해가는 정보가 뭔가? 나도 100% 확실하진 않지만 프로그램 작업을 하는 걸 뒤로 보고나서 졸라 추정하는 바가 있다. 그 화면에 해당 택시가 운행한 거리 / 운행중 영업한 거리 / 금액 2달치(아니면 1달 정도의) 자료가 옮겨져 있는걸 봤으니 아마 이게 포인트일 듯하다.

 

그럼 왜 이런 작업을 하느냐? (실제로 기사님들 오면 짜증 내는 분들도 있다. 돈도 안 되는데 왜 하냐고.) 궁금한가?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이짓을 하는 우리의 목적은 처음 밝혔듯이 '택시총량제조사'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택시의 대수를 줄이겠다' 라는 거다.

 

 

 

 

 

[경제]컨설팅 일지 - 4. 혁신적 기술과 신제품을 위한 연구 개발

 

기사 - [경제]컨설팅 일지 - 4. 혁신적 기술과 신제품을 위한 연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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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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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와 R&B를 각각 설명해 보라고 하면, 제 생각에는 R&B를 설명할 수 있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R&D보다는 R&B를 더 잘 설명하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 아름다운 민족에게 R&D라는 이 딱딱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 근심 속에 며칠을 지냈습니다. 사전적 의미부터 짚어본다면 R&D는 Research And Development의 약자로, 보통 '연구개발'이라 번역해 사용하는 말입니다.

 

유체이탈화법이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당사자가 제 자신이 아닌 듯 헛소리를 하는 경우에 요즘 사람들은 '저 사람이 유체이탈화법을 하는 구나'라며 비웃습니다.

 

사장님들은 새로운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으라고 기획자와 직원들을 닥달하면서 우리는 왜 애플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느냐고 일갈을 하면서도, 자신은 스티브 잡스가 가졌던 철학의 1g마저도 배우려하지 않습니다. 이런 유체이탈 화법 사장님이라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 앞에서 고개를 조아릴 따름이지만 그러는 그들의 속마음, 아마 아래 사진 같을 겁니다.

 

 

벤처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내놓고 연구원들까지 동원해 고객응대를 해도 뒤 늦게 나온 대기업 제품에 고객을 뺏기기 때문에 신제품을 개발할 때면 이게 라이프 사이클이 얼마나 될까 항상 걱정이랍니다.

 

히트앤드런, 신제품이 히트하면 바로 후속제품을 내놓고 현재 히트친 제품은 버린다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는 사장님들도 있습니다. 어차피 대기업이 따라오거나 대기업들이 거느린 상사나 TF팀이 시험(?)삼아 시장에 진입해도 자기들은 망하는 거니까요. 

 

앞에서는 대기업을 욕하고 막상 자기 지갑을 열어 제품을 살 때는 중소기업 제품은 일단 제외하고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유체이탈 소비자들, 이런 소비자들의 냉대를 대할 때마다 사장님들은 소비자들이 대기업 브랜드에 맹목적으로 보이는 충성도가 한 없이 야속하겠지요.

 

정부 기관의 과장님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한 적 있습니다.

 

"우리 기관에서는 매 해 엄청난 금액의 연구개발자금을 출연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는데, 어떻게 성공하는 기업이 하나도 아 나옵니까? 아니 성공은 차제하고 상용화되어 팔리는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겁니까?"

 

참으로 답답한 질문이었기에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이 그 자리에 앉은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호통을 치고 싶었으나 화를 내서 그이에게 도움이 될 것도 아니고, 세세히 문제점을 알려준들 이해할까 싶어 그냥 한두 가지 얘기만 해줬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한 상용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연구개발을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출연자금 수혜기업 심사 시에 구성되는 심사위원들이 대부분 대학 교수 위주의 학계 전문가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원들로 짜여있어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기 어려우니 산업계 전문가들을 포진시킬 필요성이 있겠습니다. 또한 연구개발 이후 상용화에 드는 비용을 기업들이 융자로만 조달하려니 그 위험부담이 너무 큰데 국가 모태펀드를 이런 기업들에게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런 조언을 드린 지 벌써 십년이 다되어가는데 그때에 비해 유체이탈화법의 공무원들만은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만 정부 출연자금 지원 문제는 여전한 것 같아 씁쓸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혁신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 해외 기업의 사례를 대면서 우리는 왜 못하냐고 분개하지만 막상 기술과 산업, 문화 혁신의 주체인 '나'는 유체이탈화법을 즐기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연구개발은 시행착오를 즐기는 일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실패로 인해 기업이 사라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작은 실패(?)의 백신을 미리미리 맞아 두는 거죠. 

 

정부든 기업의 경영자든 연구개발의 결과물에 조급해 하지 않고, 기업의 일상적이고 당연한 업무분야로 인식하는 때가 오면 풀리지 않는 이 경제 문제가 조금이나마 풀려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사례는 연구개발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지 않고 있던 회사와 아이디어만 있고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기업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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