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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마빡 이야기/2014

딴지일보 마빡 2014. 11. 28

by 꾸물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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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망명자 (4)

 

기사 - [사회]망명자 (4)

2014. 11. 21. 금요일 P작가 편집부 주 아래 연재물은 딴지일보 편집부로 전화를 걸어온 한 필자와 오랜 시간 상담 끝에 본지 마빡에 올리기로 결정한 기고문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북한에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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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8. 금요일

P작가

 

 

 



편집부 주

아래 연재물은 딴지일보 편집부로 전화를 걸어온 한 필자와 
오랜 시간 상담 끝에 본지 마빡에 올리기로 결정한 기고문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북한에서 스파이로 길러졌다 활동 도중 
숙청된 남자로 
필자는 그 남자와의 만남을 
본지를 통해 풀어낼 예정입니다. 
 
편집부 확인 결과, 
필자는 오랜 시간 취재를 직업으로 삼아왔고
그의 본명으로 된 다양한 기사 및 취재물을 
여러 통로를 거쳐 직접 확인하였기에 
아래 글을 마빡에 올립니다. 

연재물 도중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 있을 수 있기에
필자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올린 점, 
독자제위의 양해바랍니다. 


 



지난 기사

망명자 (1)
망명자 (2)
망명자 (3)


 

 

 

자존심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의 차이를 말하라면 난 이 단어를 입에 올린다자존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흔한 연애에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이 자존심일 것이다남한에서 사용하는 그 '자존심'이란 단어의 용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나의 나약함 혹은 약점을 '급하게' 수습하고 포장할 때 사용하는 단어

 

탈북자들을 만날 때 그들에게 가장 부러웠던 게 바로 이 자존심이었다가진 것 없는 자의 허세일 수도, 자격지심에 의한 반동일 수도 있다그러나 이 모든 걸 감안해도 그들이 말하는 자존심은 우리의 그것과 달랐다.

 

나중에 알게 된 건 그들의 '교육'이었다주체교육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그들은 '자신'에 대한 자아가 우리의 그것을 뛰어넘었다어떤 때에는 그들의 자존심이 부담스러운 순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난 그들이 부럽다.

 

아는 교인이 내게 전해 준 이야기가 있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용돈을 전해준 적이 있다이때 교회에서 하느님을 소개하자는 의도로 교회 예배에만 나오면 지원금을 준다고 말했다그때 한 아이가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하느님을 믿지 않아도 된다고요식적인 행위라 설명했지만 그 아이는 끝까지 교회를 나오지 않았다그 전까지 교회도 곧잘 나왔고지금 기독교 재단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인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 물어보니 하느님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였다자신이 제 발로 교회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그건 인정하겠지만 돈 때문에 교회를 간다는 건 자기 자존심상 용납 할 수 없다는 거였다부끄럽기도 하고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말끝을 흐리는 그 교인의 얼굴을 보면서 그 탈북청소년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 보였다.

 

(특정 교회나, 기독교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 그들이 탈북자들을 위해 하는 노력과 봉사는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가 말로만 '우리 동포'를 말할 때 혹은 아예 '무시'할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민 건 종교였다. 탈북자들 상당수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목사, 선교사들의 주선 혹은 노력에 의해 한국으로 들어왔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훨씬 더 수월하게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노력에도 명과 암이 존재하고, 그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도 간혹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 행동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는 이들이 압도적 대다수임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그들이 좀 더 세련되게 지원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런 아쉬움의 발로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

 

출처 - 쿠키뉴스 

 

김씨 아저씨가 보위부로 추정되는 곳에서 나온 세상은 변했다. 그의 신분상의 문제 또는 그의 과오가 낳은 결과 같은 미시적인 변화가 아니었다말 그대로 세상이 변했다.

 

핵 위기가 한 바탕 지나갔고영원한 지도자 김일성이 죽었다동구권의 붕괴는 냉혹한 현실세계를 보여줬다. '고난의 행군'이 막 지나가던 찰나였다.

 

사회의 내구도

 

90년대 북한을 보면서 그 '내구도' 에 대한 생각을 해 본다클린턴 행정부를 비롯해 서방의 거의 모든 나라들은 북한의 사회적 내구도를 낮게 잡았다북한은 독재자의 나라였고소련의 그늘 밑에서 살았던 나라였다기아의 나라였으며, 아사자들이 속출하던 시절이었다누가봐도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핵은 그 최후의 단말마라 생각했다그들은 6~70년대 김일성 '영광의 시대'를 과소평가했다회상할 아름다운 추억은 희망이 되었고, 그 희망은 사회적 내구도를 공고히 하는데 일조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난의 행군'은 힘겨웠다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고 해야 할까만약 이때 누군가가 문을 걷어찼다면 북한은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른다.

 

 

 

 

 

[사회]면접

 

기사 - [사회]면접

2014. 11. 28. 금요일 이즈딴지 엄마, 나 잘하고 올게요. 아침에 일어나 평소 입어보지 않던 점잖은 옷을 주름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고, 머리를 한 번 더 만져보고, 잘 손질된 깨끗한 구두를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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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8. 금요일

이즈딴지

 

 

 

 

엄마, 나 잘하고 올게요.

 

아침에 일어나 평소 입어보지 않던 점잖은 옷을 주름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고, 머리를 한 번 더 만져보고, 잘 손질된 깨끗한 구두를 신고, 휴, 얕은 한 숨 한 번 쉬며 집 나서기 전에 엄마한테, 아빠에게, 가족을 향해서, 혹은 빈 방을 바라보면서라도

 

나 잘하고 올게.

 

다들 이러고 나오지 않았을까. 약 90명의 명단을 천천히 훑어 보며 기대했던, 새로운 사람에 대한 흥미보다는 왠지 슬픈 마음만 더 커져갔다.

 

몇 주 전, 기획팀에 있는 동기로부터 전화가 한 통 왔다. 전화를 들며 '어느 부서 누굽니다,' 라는 말을 다 내뱉기도 전에, 나보다 두 살 많은 동기 형만이 낼 수 있는 그의 천연덕스럽고 끈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의 통화였다. 같은 건물안에 있으면서 얼굴 못 본지도 꽤 오래다. 뭐가 그리 유난스럽고 바쁜지 사람 얼굴도 잘 못보고 산다.

 

“어, 형. 오랜만이네~ 무슨일이야?”

 

“어. 딴 건 아니구, 이번에 신입사원 면접있는데, 니가 영어면접관으로 정해졌네. 그거 알려주려고.”

 

“어. 알았어. 어. 어? 뭐라고?! 어!?! 왜?!?”

 

크레센도, 점점빠르게, 마지막은 스!타!카!티!시!모!

 

아니, 이건 무슨 귀신도 헉 할 소린가 말인가, 아니 우선 이게 말이긴 한 건가. 내가!! 영어면접이라니???

 

하아…………

 

긴 한숨만 전화기에 대고 불었다.

 

 

형이 정한 것은 아닐테니 더이상의 분노는 의미없었고, 어찌 내가 들어가게 되었냐고 따지려다보니 이 역시 아이고, 의미없고, 

 

“아... 나 영어 못하는데, 잘하는 모모 과장이랑 모모모 과장있잖아. 그 사람들 들어가면 되지, 왜 나를...”

 

“아, 그 사람들도 들어가. 너까지 세 명이야. 요즘 바쁜데, 너 요즘 많이 바쁘지? 어떡하냐, 이틀은 종일 해야할 것 같은데.”

 

내가 어느 하루라도 열정적으로 일하고, 보람을 느끼며 퇴근을 하고, 아 먼저 출근을 해야지, 난 퇴근만 먼저 떠오른다니까, 활기차게 출근해서 계획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적은 있겠냐만은, 하! 물론 요즘도 역시 그러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내가 지금 이순간에 여기서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는데, 누가 누굴 면접 하고, 점수를 준단 말인가. 내 자질을 떠나서 나 그럴 여유없는데! 아! 씨! 이 회사에 애착이 있고, 아 뭐 그건 있으면 좋은 거고 없다하더라도, 능력있고, 활기찬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 또한 다른 업무 지시처럼 이미 결정된 사안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세 사람의 언어 면접관이 필요했고, 그 중 하나가 나였나보다. 그런 거지.

 

 

 

 

 

[공지]<벙커1깊수키+더딴지>통합3호 : 고자 양성시대의 결혼고찰

 

기사 - [공지]<벙커1깊수키+더딴지>통합3호 : 고자 양성시대의 결혼고찰

2014. 11. 28. 금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결혼. 입시, 취업과 함께 인생의 3대 퀘스트로 불린다. 즉, 3대 스트레스라 불러도 좋겠다. 인생게임으로 치면 보스급 몹 중 하나, 이 미션을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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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8. 금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결혼.

 

입시, 취업과 함께 인생의 3대 퀘스트로 불린다. , 3대 스트레스라 불러도 좋겠다. 인생게임으로 치면 보스급 몹 중 하나, 이 미션을 클리어 하지 않으면 '쪼렙'이라는 분위기가 만연한 서버가 있으니 사람들은 그곳을 한국이라 부른다.

 

무분별한 화학 조미료가 범람하여 혀고자가 양성되듯, 괴이한 사건 사고로 줄빠타를 맞고 있는 한국 서버 이용자들은 불감의 단계에 이르렀고 급기야 다채로운 분야에서 급속도의 고자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결혼에 관해선 마치 지 일인 양 상냥한 사람이 되는 속성을 보이는 무수한 서버 이용자들 덕에 안 그래도 범람하는 짜증이 분출, 경제적 결혼고자는 물론 자발적 결혼고자를 양성하는 것이 현 시대의 범고자적 자화상 되겠다.

 

<사진 :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중년여성이 이 미션을 클리어 하지 않고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사회적 고정관념을 바꾼 탁월한 업적을 쌓은 바 있다. 현재로선 미혼으로 대통령이 된 것이 가장 큰 업적으로 손 꼽힌다. 입시와 취업에 관해선 개발자 전용 툴을 썼다는 일부 의혹이 존재한다>

 

 

 

2.

 

이혼한 사람들, 이혼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과 제법 이야기를 나누었다. 2.8쌍 중 1쌍이 이혼하는 것이 한국 평균(2014사법연감 기준)이지만 딴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8쌍 중 2.8쌍이 이혼하는 퍼펙트 게임의 양상(2014딴지연감 기준, 마사오 속마음 포함)이라 사람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헤어짐 또는 헤어지고 싶은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성격문제, 잠자리문제, 아이문제, 외도, 가치관, 등등. 하여 이런 사람 만나지 마라, 이렇게 결혼하지 마라, 조언도 다양하다. 의외인 점은 많은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결혼한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정한 결혼적령기가 넘어가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결혼한다든가, 주위에서 호들갑을 떨어 될대로 되라 하고 결혼한다든가, 집이 답답해 빨리 나오고 싶어 결혼한다든가.

 

마치 '저 사람은 타인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쿨한 사람이군' 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으허허헝. 나 맨날 혼자 울고 사람들이 안 놀아줘서 강한 척 하는 거란 말이야. 트위터랑 페이스북 허세도 남들이 알아챌까 겁나. 우에에엥.' 하는 비율 만큼 '만연한 의외' 였다.  

 

결혼이라는 제도의 오남용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겠으나 본지는 MB를 근간으로 하는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매 피도 눈물도 없는 문어발 글로벌 기업인 관계로 언제나 니가 잘못한 거다. 하여 다양한 불화의 줄기를 잡고 거슬러 올라갔을 때, 개개인이 '대충' 결혼한 경우가 꽤 많다는 건, 결혼을 마치 복권 긁기 하듯 하는 국민의 도박성이 문제라는 보편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본인마냥 '될대로 되라'는 굳건한 가치관을 중심으로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제법 만나고 나니, 고위 공직자 한 분이 이런 사회적 비용을 없애고자 싱글세같은 훌륭한 세금징수 방안을 흘린 것도 이해된다. 결국엔 농담으로 밝혀졌다는데 농담을 하다 얼마 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본지는, 대통령께서 형평성을 고려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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