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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20 강남역 쓰레기 무단투기, 담배꽁초 버리면.. (1)






먼저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린 내가 무조건 100% 잘못했다고 말하고 넘어가고 싶다.




언제였더라..

어학연수를 준비하느라 관련 어학원에 상담받고 등록한다고 강남역에 갔던때 였으니까

2009년 2월경일것이다.

수원 촌놈인게 티가 날까봐 워낙에 강남역이나 그 주변 강남 일대는 1년에 한번 갈까 말까 했었는데..

어학원이 강남역 주변에 있는 관계로 간만에 가봤다.

해당 용무를 마치고 나와서는 지하철을 타기전 강남역 2번 출입구 근처 건물 모퉁이에 서서 담배 하나를 빼어 물었다.

뭐 그냥 담배 다 피고 생각없이 구석진 곳에 꽁초를 버리고 가려는데

대략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어르신 한분이 내 팔꿈치를 잡고는 뒤돌아 보는 내게

다짜고짜 "신분증, 신분증" 하며 신분증을 내놓으라며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보여주며 2~3번을 튕겨주시더라.

기억에 그때 난 강남쪽 시내에서 특히나 쓰레기 무단투기 관련 단속이 있다는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거 같다.

"아 이런 단속에 내가 걸리는 구나.." 하며 떨리는 손으로 신분증을 건네드렸다.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고, 이런 단속이란 것에 걸려본 적도 처음이었기에

난 굉장히 긴장해 있었다.

내 신분증에서 이름과 주민번호를 파란색 종이에 거의 알아볼수도 없게 적어내려간 그 어르신은

잘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선생님께서는 ooo에 대한 ooo를 위반하셔서 과태료 5만원을 강남 구청에 내야 하고 인터넷으로 납부시에는 4만원을 내시면 됩니다"

라는 내용을 줄줄줄 읊어 주셨다.

그렇게 2분정도의 단속이 끝나고 내 손에 쥐어진건 파란색 벌금딱지와 벌금 납부 방법이 적혀있는 하얀 종이.


내가 잘한건 한개도 없지만.

그 과정이 모두 끝나고 멍해진 머릿속이 다시 굴러가기 시작하니

좀 씁씁할 기분이 들었다.

우선 자신의 신분이나 소속을 밝히지도 않고 무작정 어디서 뿅하고 나타나 위반했다며 신분증을 요구했던 그 어르신.

그게 좀 이상해서 검색을 해보니 담당 구청직원이 아니라 구청에서 고용한 아마도 희망 일자리의 한 종류라고 하더라.

그리고 딱지를 끊은 횟수에 비례해 성과급 형식으로 돈을 받는다는 얘기도 있고..

그것과,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경찰 아저씨한테 걸리면 3만원의 범칙금이고 나처럼 해당 지역 구청쪽에 걸리면 5~6만원 이라는 것.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잘한건 손톱만큼도 없지만,

이런 문제를 휴지통 하나 없이 (지금은 예전 개콘에서 동혁이형이 한번 얘기해서 그런지 몰라도 많이 생겼지만 당시엔 없었다.)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는 그 행정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건 아마도 내가 그 일을 겪고 나서도 달라지지 않아서 일것이다.

예전 사진이나 가끔 횡단보도에서 교통법규 위반자가 피켓을 들고 봉사활동 처럼 서있는 그런 처벌이 나에게 내려졌다면

쪽팔림은 둘째치고라도 내 시간을 그 일에 써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 지지 않을까..

그 일이 있고 나서 집에 돌아와 한동안 들었던 생각은,


'그래 씨바. 내가 졸라 돈 많이 벌어서 평생 돈으로 밑딲아도 될 정도라면, 난 고개 빳빳이 들고 강남역이나 구청 앞에 가서 보란듯이 버려주마.'

라는 생각이었다.  돈 없는 사람은 비싼 과태료 내기 무서워서 꽁초나 쓰레기 못버릴거라 생각하는 그들 뒤통수좀 때려주고 싶네..

그렇게 낸 벌금은 강남의 환경미화 활동에 쓰여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 벌금은 적어도 강남에 사는 주민이 내는게 아니라 일이 있어서 오거나, 강남에 직장이 있는 비 강남 사람들이 내는 벌금이라는거..

근데 언제 돈을 벌어서 벌금 5만원이 아깝지 않게 쓸 수 있을라나..

 
Posted by 꾸물 트랙백 0 : 댓글 1